꽃도 나무도 다 좋다.
전주 팔복동 철길 가로수 길에 이팝나무가 활짝 피면 일반인들에게 공개한다. 이팝나무 가로수 길에 매 해 더욱 많은 여행객의 발길이 머물고 있으며 다양한 행사와 전시가 열린다.
가로수란 길가 양쪽으로 나란히 서 있는 나무들을 말한다. 그러니 가로수 하면 '길'이 연상되는 것은 자명하다. 가을의 가로수 길을 떠 올리자면, 신사동과 전북대 농과대학의 가로수 길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졸업 한 나의 제자와 와인을 마시러 갔을 때 올망졸망 분위기 좋은 와인카페들이 생각난다. 전북대 농과대학은 너무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라 한 마디로 집약시키기는 어렵다. 삶의 희로애락이 깃든 곳이다. 나의 청춘이 가득한 곳이자 아이들 자랄 때 함께 걷던 길이다. 지금도 가을이면 매년 낙엽을 밟으러 간다.
나는 대부분 봄이면 가로수 길에서 얼굴을 내밀고 사진을 찍는다. 봄이면 절대 침착하게 집에 머물 수 없다. 봄의 초입에는 연두색 새싹으로 희망을 알리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분홍의 향연과 함께 우리나라 곳곳의 가로수 길이란 길을 다 걸어보고 싶어 진다. 구례로 가는 길목, 전주의 어린이 공원에서 꺾어지는 벚꽃길, 전주천 가로수 길, 그리고 송광사 가로수길 등 무한대이다.
그런데 벚꽃이 질 무렵에 피는 꽃이 있다. 하얀 이팝나무다. 전주의 팔복 예술 공장 옆 이팝나무 가로수 길은 오래전 철길이었다. 여전히 옆으로 나란히 난 철길로 어쩌다가 한 번씩 화물이 운반된다. 버려진 철길 하나는 그대로 남아 방문객이 찾는다. 오랜 세월 애환이 서린 그곳에 이제 꿈과 희망에 달뜬 남녀가, 행복한 웃음을 짓는 가족이, 따뜻한 정을 나누는 친구들이 찾는다.
나무 주변에 작약이 활짝 피었다. 작약 꽃말은 '수줍음'이라는데 수줍어하지 않고 화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