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창가
전동성당은 현재 보수 공사 중인데 거의 일 년간 그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12월, 1월에 눈 내린 날 한옥마을 나들이를 갔는데 여전히 공사 중이었다.
오늘은 태엽을 감아 2020년 2월의 눈 내린 전주를 감상하기로 한다. 그 당시 전동 성당은 보수 공사 전이었다.
100년 동안 성당 건축이 진행 중인 가우디 성가족 대성당이 뇌리에 살짝 스쳐갔다. 가우디 건축물을 본 후의 건축에 대한 사고가 많이 바뀌었다. 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인간에 대한 존중 그리고 자연을 내부에 들여오는 정신. 가우디는 반드시 경험해야 할 위대한 건축가다.
전동 성당의 보수작업이 꼭 코로나를 닮았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천천히 튼튼하게 해야 오래도록 또 견딜 것이란 생각으로 위로를 한다.
전동 성당은 천주교 박해시대를 견딘 수많은 신앙심 깊은 이들의 영혼이 깃든 곳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자신의 믿음을 지키던 많은 이들이 정치에 희생되었다.
전주 사제 교구관 출입구는 하늘을 향해 곧게 솟아 오른 가로수로 인해 이국의 느낌이 있다. 주황생 봉이 언제나 나의 눈을 어지럽힌다.
스타벅스 커피점 이층에 앉는다. 커피 한잔과 케이크 하나 주문했다. 눈 내리는 바깥 풍경은 뭐니 뭐니 해도 카페의 창가에 앉아 바라볼 때가 기분 최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이자 가장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은 일러스트다. 이 일러스트는 전주시의 관광 홍보 일러스트다.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룰루랄라 설레는 마음으로 가방을 끄는 이의 댕기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다. 분위기는 아주 멋지다.
문제는 옷고름에 있다. 이 모습은 그나마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작가의 다른 일러스트가 곳곳에 있다. 가까이 본모습은 옷고름이 적나라하게 틀렸다. 잘못된 한복의 그림을 어떻게 공식적으로 여러 곳에 확인 없이 놓았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이제 이 시각 현재 드디어 교체 해 놓았다고 한다.
글을 올리자마자 담당자에게 다시 확인한 결과 최근 교체되었다고 한다. 휴.. 다행이다. 나의 세금이 조금 낭비되었다고 생각은 들지만...... 담당자는 엄청 놀라서 지금 이 시각 뛰어 나가셔서 사진을 보내셨다. 죄송한 생각이 든다. 여성 한복의 경우 양장과 여밈 방향이 기본적으로 다르다. 한복은 오른쪽이 안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고름이 왼쪽 위에 놓이게 된다.
한옥마을에서 차로 30분 거리의 우리 농막에도 눈이 내렸다.
그나마 전주는 아직도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