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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Jan 21. 2021

노란 유채꽃이 아름다운 둘레길 부안

노랑을 아름답게 하는 이들

봄은 노란색과 함께 온다. 이렇게 노란색만 사용하면 노랑이 빛나지 않는다.

직접 그린 그림이 아니니 놀라지 마시고 아래 글을 읽어주십시오.^^


노랑은 심리적으로 자신감과 낙천적인 태도를 갖게 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도록 도움을 주는 색채’라고 『색채 용어 사전 2007』에서 말한다.


노랑에 파랑 계열을 조금 섞으면 초록, 붉은 계열을 조금 섞으면 주황빛이 되는 노랑은 중간자의 역할이기도 해서 내가 그림을 그릴 때 항상 사용하는 색이다. 살랑살랑 봄바람 부는 느낌의 어린 유채와 청명감을 주는 레모네이드의 초록빛 연노랑, 한창 피어나는 느낌의 중간 노랑, 오랜 친구처럼 숙성된 느낌의 진 노랑. 다양한 노랑이 어우러지는 봄이 그립다.


'노란색' 하면 병아리, 해바라기 그리고 유채꽃이 떠 오른다.


'유채꽃'을 떠 올리면 곧바로 제주도가 연상된다. 제주도는 쉽게 갈 수 없다. 내가 사는 전북 부안 둘레길의 유채꽃을 소개한다. 그리고 색 '노랑'이야기를 조금 하기로 한다.


사진을 찍을 당시 핸드폰 사진 기능이 그리 좋지 않아 화질이 떨어진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감상하고 후일 부안 둘레길에서 직접 경험하시기를 추천한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수성당이 있다. 수성당은 바다를 향해 제를 지내는 곳이다.



나의 사진을 카메라 기능을 이용해 그림처럼 바꾼다. 오래전 그림을 그리려고 찍어 둔 사진이었는데 사진이 그림처럼 아름다워 이 마을을 그리는 것은 그만두었다. 스스로 칭찬하는 구도가 좋은 사진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노랑이 예쁘게 보이려면 주변 색이 중요하다. 배경의 하늘이 없다거나 주변의 초록이 없거나 그림자의 갈색, 회색, 파랑 등이 없다면 노랑의 화사함은 돋보이지 않을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느 누가 돋보인다는 것은 여러 사람이 공존할 때 가능하다. 각자가 나름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데 유독 노랑처럼 돋보이게 보이는 경우가 존재한다.






나는 노랑의 빛에 가린 그림자를 사랑한다. 그림자 없는 노랑은 아무 존재가치가 없다는 것을 노랑은 눈치채야 한다. 그래서 위에 올린 사진을 다시 보기로 한다. 왼쪽 그림은 사진을 그림 작업으로 편집한 것이다. 오른쪽 그림은 왼쪽의 편집 그림을 아주 약간만 손보기 한 것이다. 사진, 편집, 손보기 모두 나의 작업이다. 왼쪽 그림과 비교하면 아주 조금 달라졌지만 색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별반 차이를 못 느낀다면 나의 탓이다. 좀 더 확연하게 작업을 하려다가 부러 약간만 바꾼 것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매우 색다른 느낌으로 그려 볼 심산이다.


하늘이 아주 조금 푸르고 노란 유채꽃의 저 먼 곳의 경계에 조금 더 그림자를 주었으며 나무 역시 파랑과 갈색을 더했다. 수풀의 그림자도 살짝 더 해준다. 해바라기 그림도 마찬가지다. 노랑만으로는 결코 노랑을 나타낼 수 없다.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에서도 조연들이 연기를 잘하면 몰입도가 높아진다.


예전에 <어쩌다 발견한 하루>라는 드라마가 강한 인상으로 남는 이유다. 나는 분명히 내 인생의 주인공이다. 쟈크 라캉이 언급한 거울 단계인 상상계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산다. 세상에 나온 '나'는 언어를 사용하는 상징계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보이는 나'를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노랑은 정말 돋보이는 색이다.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라는 말을 자주 하는 이유는 보이는 나로부터 조금이라도 해방되고자 외치는 주문이다. 왜곡된 삶의 단편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유를 누리고자 외치는 함성이다. 지나치게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공동체 속에서 살기 힘들다. 그러나 남에게 그리 피해를 주지 않는 다면 '그러거나 말거나'를 외쳐보는 것이 조금 도움이 된다. 내가 잠시 주인공이 되어 보는 것이다. 봄이면 지천에 개나리가 먼저 봄을 알리며 흐드러져 울타리를 장식한다. 나는 노랑 옷을 꺼내 입고 봄을 '먼저' 맞을 준비를 한다. 그렇다고 노란색만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배색은 옷 입기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다. 색이란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답다. 색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는 미덕을 발휘한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색이 있기는 하다. 전에 언급한 망가니즈 블루 노바(맑은 하늘색)와 코발트블루(진한 파랑)다.


어제 지인의 이야기가 떠 오른다. 지인의 절친이 정치에 과몰입한 경우다.


문제는 자신의 정당성만을 강조하며 수십 통의 톡을 보낸다는 점이다. 나의 절친이 그럴 때 당신이라면 어찌해야 하는가. 친구는 차마 그 친구에게 보내지 못하는 할 말을 자신에게 보냈다고 한다. '나에게 보내기 톡'으로.


그래서 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했다.


그냥 '그러거나 말거나' 하세요.













노란 유채를 피울 봄이 가까워 옵니다. 저도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저의 글을 읽는 분들도 가끔 의견이 맞지 않으시면 '그러거나 말거나'하시든지 부드러운 댓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맛있게 먹고 힘내서 살아보기로 합니다. 아주 솔직한 심정은 '그러거나 말거나'는 가족과 절친에게 하기 힘든 것이지요. 가족과 절친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정서 구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위로도 아마 별반 도움이 되지는 않았으리라 여깁니다. 다만,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어도 조금 풀린다 했으니 다행이었습니다.





부안군 변산면 적벽강 길 54(격포리)에 있는 수성당(水聖堂水城堂)은 1974년 9월 27일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되었고, 관리자(관리단체)는 부안군입니다. 지정은 전라북도에서 했지만, 지정 이후 관리와 보존의 책임은 부안군에 있답니다. - 수성당의 한자 표기가 두 개인 점에 대한 자세한 설명 참조는 부안 독립신문 김종철 기자의 기고를 검색하기 바랍니다.


『색채 용어 사전 2007』책은 절판되어 주문할 수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색에 대한 탐구는 저의 관심대상인데 다른 책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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