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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Jan 23. 2021

구례 오일장, 숨겨진 맛집

그리고 여러 가지

날씨가 조금 흐리지만 구례 봉성산에 올라 구례읍과 노고단을 감상한다.


봉성산은 아주 야트막하다.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라면 먼저 산길을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봉성산 둘레길은 해발 166미터 정도 된다고 하는데 한 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


직 코스로 올랐다가 동네 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선택했다.

이 쪽 길로 가면 절이 있다.
조금 올라가면 물을 마실 수 있는 수도가 있다. 거북이와 그리 어울리지는 않지만...

봉황길 현충길(현충공원 쪽) 길목마다 이름이 있다.

앞에 있는 나무들은 홍가시나무다. 참 사랑스럽게도 새 잎이 나면 빨갛다. 햇볕이 좋은 남해안 지역의 도로 관상수로 사용된다. 남해까지 가서 아름드리 한 그루 사서 시골 농막에 심었다. 키가 작고 지름이 1센티 정도 되면 만원쯤 한다. 그러나 1.5 미터 크기로 나무 지름이 5센티 이상만 되어도 가격이 정말 비싸다. 수형이 아름다운 경우 15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한다. 우리는 사과나무처럼 예뻐서 15만 원 주고 샀다. 올 겨울 강추위에 조금 시들해진 듯하다. 소생할지 걱정스럽다. 옷 좀 입혀 놓을 것을 그랬다.


홍가시나무는 보통 울타리에 많이 심는다. 새잎이 빨갛고 나머지는 초록을 사철 유지해서 관상용에 아주 좋다.


대숲이 곳곳에 있어 바람 부니 대나무 물결이 일렁이면서 연주를 한다.


맨 위에는 주민들의 건강을 배려한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정자가 어마어마하게 크게 지어졌다. 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2020년 7월) 완공했다고 한다. 정자에서 바라보이는 노고단은 날씨가 좋지 않아 정상이 보이지는 않았다.

사진의 왼쪽 산 꼭대기 구름이 뭉개 거리는 곳이 바로 노고단이다. 이 곳에 서 있다 보면 마음이 확 트인다.




구례읍의 봉성산 아랫마을에 고전적이고 아름다운 성당이 있다. 이 작은 마을에는 성당, 원불교, 교회, 절, 등등 여러 가지 종교 시설이 있다. 그중 성당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저 위에서 두 팔을 넓게 펼친 예수님이 눈에 띈다.


영화 <테넷>처럼 길을 거꾸로 가는 중이다.


왼쪽 목월 제빵소는 구 목월 빵집 자리로 사람들이 구 목월 빵집인 이 곳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내가 구례읍에 첫 발을 디딘 이유도 목월 빵집 덕분이다. 바로 달인에 나와서 유명해졌다.


사람들이 이 곳을 하도 찾다 보니 이전한 곳도 하고 이 곳도 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이 곳은 잠시 쉬며 이제 이전한 곳만 오픈한다.

네비에 구례읍사무소를 입력하고 오면 바로 이 곳 주차장이 나온다.



낮은 산이나마 걸으니 배가 고파온다. 구례에 여러 번 왔지만 '목월 빵집'과 인연이 없다. 문을 항상 닫거나 시간이 맞지 않아 매일 꽁꽁 닫힌 유리문 너머 바쁘게 빵 굽는 모습만 본다. 하루 세 번 연다는 데, 오늘은 드디어 번호표를 탔다. 1시 6분에 번호표를 뽑았다. 1:30분부터 61번 시작일 테니 90번이 넘으니 3:30 전에만 오면 되겠지 싶어서 산에 먼저 갔었다.

산에 올랐다가 빵집에 도착하고 보니 3시.....



그러나 또 문이 닫혀있다. 나의 번호표는 이미 지났다. 1시 30분에 줄을 서 있어야만 했단다. 어이없다. 그런 말은 쓰여 있지는 않았다.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쓰여 있지도 않았다. 사람들 심리가 이상하다. 기다려야 먹는 집이라고 하면 기어이 기다려서 먹어보고야 만다. 그 후에 결과가 맛이 없다 할지라도 기다리는 사이 욕망은 빵처럼 부푼다.


나는 기다려서 먹는 음식은 정말 싫다. 이제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되돌아섰다. 이번이 세 번째 퇴짜다. 차라리 내가 만들어 먹고 말리라.




그나마 기분 좋은 일이 있다. 오늘은 구례 읍 오일장이 열린다고 한다. 장은 오일장으로 3.8.14.18.23.28 열린다고 오래전에 들었는데 잊고 있었다. 나는 원래 시골 장 서는 것을 좋아한다. 호주에서도 새벽 시장에 홈스테이 현지인이 데려가 줘서 정말 신났었다. 어디나 장이 서면 활기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아주 붐비지는 않아도 곧 명절이 다가오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많이 나오신 것 같다.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그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펑~

깜짝 놀라서 엄마야, 소리가 절로 나왔다. 튀밥 튀는 곳에 왔다. 그렇지 않아도 글을 쓰다 보니 옥수수 튀밥과 튀밥 튀는 아저씨가 그립더니만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글에서 옥수수 구이 이야기다.

https://brunch.co.kr/@campo/177

이 곳은 튀밥 집이 바로 이웃해서 두 곳이 있다. 한집은 아저씨 다른 집은 아주머니가 운영하시는 것 같다. 두 집 모두 사람이 붐빈다. 종일 이렇게 앉아서 지켜보다가 때가 이르면 '펑~'하고 튀기신다.


둥굴레는 튀어야 차 맛이 잘 우러난다고 한다. 그리고 유과를 만들기 위해 쌀을 튀러 오신 분들이 많다.

떡도 잘 말려서 튀러 오셨다. 다들 줄을 서서 기다리고 계셨다. 튀밥이 그리 달지 않고 구수한 게 정말 맛있다.



튀밥을 사들고 바로 근처 삼겹살 맛집으로 향한다. 장담하는데 이 곳 삼겹살집은 한 번도 안 와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사실 나도 두 번째 방문이다. 가마솥뚜껑 삼겹살이다.



구례는 언제 가도 편안한 점이 있다. 바로 조금만 더 가면 화엄사, 쌍계사가 있는 멋진 곳이다.


오늘도 즐겁게 산에 오르고 맛있게 먹고 돌아왔다.

그런데 인터넷에 오른 이야기에 또 마음이 아프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5871


국민 청원에 동의부터 하고 친구에게 톡을 보냈다.

곧바로 동의했다는 톡이 왔다.


동의했어~!!!

여러 영역에서
선진화를 이루고 있지만
버스. 택시기사
대중교통 운전자들의 난폭운전은 요원함

일본의 버스기사들의
친절함과
안전운전은
본받아야 함


나도 친구의 말에 폭풍 공감한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시는 운전사님들도 안됐지만 난폭운전은 정말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일로 정말 착하고 성실하며 친절하신 운전사님들마저 마음 상하실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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