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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Jan 22. 2021

옥수수, 감자 통구이

음식 추억여행

감자와 옥수수 추억 여행을 떠난다.


여름의 논은 모내기를 한 후 무럭무럭 자라는 잎들 사이로 개구리와 우렁이들 그리고 논병아리들의 천국이 된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나온 맹꽁이까지 가세하니 밤만 되면 마을 전체에 그네들의 합창이 울려 퍼진다.


감자와 옥수수


여름 음식 하면 감자와 옥수수가 떠 오른다.

https://brunch.co.kr/@campo/25

여름날 힘들게 열심히 캔 감자를 쪄서 먹기도 하고 구워 먹기도 했다. 밤에는 모기를 쫓아낼 요량으로 모닥불을 지폈다.


수박, 복숭아 등의 과일이 풍부해서 낮 동안 흘린 땀을 보충해 준다. 토마토와 참외, 오이 등도 많아서 우리는 저녁을 먹은 후 마당의 평상에서 놀았다. 모기가 많았을 법도 한데 요즘만큼 물리면 죽을 듯 부풀어 오르는 독기 어린 모기들이 아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아빠가 우리를 위해 모기를 쫓아내는 모닥불을 피워주셨다. 평상에서 데굴데굴 하다가 아빠가 구워 주신 감자와 옥수수를 먹었다.


여름밤은 시원하고 우리는 평상에 앉거나 드러누워 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세고 또 세었다. 그때는 밤하늘이 까맣고 별은 하염없이 반짝였다.



옥수수 역시 구워 먹는 맛이 아주 고소했다. 구워 먹는 맛은 쪄 먹는 맛과 또 다른 별미다. 초기에 옥수수가 조금 영글었을 때는 할머니가 오빠에게 잘 여문 것만 주셨지만 나중에는 한 보따리 따 와서 우리 모두 실컷 먹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옥수수는 알갱이 하나를 심으면 도대체 몇 알갱이로 뻥튀기가 되는지 신기하고 또 신기한 작물이다. 뻥튀기 이야기가 나오니 생각난다.

옥수수를 겨울에 뻥튀기를 해 먹으면 옥수수 튀밥이 된다. 팝콘은 버터가 들어간 것이지만 옥수수 튀밥은 건조하게 고온 건조한 것이다. 사카린(사카린나트륨)이 조금 들어가서 달고 구수하다.

 

모악산 아래에서 파는 것인데 찰 옥수수다. 아주 쫀득하고 씹히는 맛도 좋다.

오늘날 감자 요리


감자 요리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정에서 아마 흔하게 사용하는 식재료일 것이다. 첫아이 임신 때, 한겨울에 입덧이 심했는데 하지감자가 너무 먹고 싶었다. 좀체 구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겨울에도 하지 감자를 쉽게 구해서 쪄 먹을 수 있을 만큼 저장과 유통이 발달했다. 첫아이 출산 후 여러 가지 많은 변화가 있다. 우리나라는 갈수록 유통이 특히 발달하고 있는 것 같다.


1) 그때 그 시절 너무나 먹고 싶었던 하지감자 쪄서 먹기 - 소금 살짝 넣어서


2) 닭볶음 매운탕(닭볶음탕-닭이 일본말로 도리라고 부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하니 닭볶음 매운탕 또는 닭매운탕으로 불려야 마땅하다)


3) 감자 으깨어 전분과 섞은 후 치즈 넣어서 굽듯이 튀기기(어떤 분의 유튜브를 따라 한 레시피다. 의외로 쉽고 맛있다.)

감자와 전분을 1:1 비율로 섞는다. 후추, 소금을 아주 조금 넣는다. 나는 냉동실에 찹쌀가루가 있어 찹쌀가루를 전분과 조금 섞었다. 물을 숟가락으로 조금씩 넣어가며 반죽 상황을 보도록 한다. 후추를 조금 넣는다. 보시다시피 반죽 안에 치즈를 넣고 볼을 완성한다.

고구마를 이용해 보기로 한다. 감자보다 섬유소가 많고 전분이 적다. 한마디로 감자보다 살이 덜 찌는 음식이다. 섬유소는 체내 소화효소가 없고 장까지 그대로 내려간다. 감자에 비해 신트림이 날 수 있고 빈속에 자꾸 먹으면 위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


고구마를 밥 대신 즐겨 먹었다가 식도염 걸린 사례가 있다. 나의 엄마의 경우다. 그렇게 제발 식사 거르지 마시라 해도 혼밥이 싫으시고 고구마는 좋으시다고 늘 드시다가 급기야 식도염에 걸리셨다.


감자는 탄수화물이 많다. 즉 전분이 많다. 감자, 고구마는 기근에 먹었던 구황작물에 속한다. 유럽에서 감자가 주식이 되기도 한다. 물론 고기가 부족할 때 이야기다.


감자로 할 때에 비해 고구마를 이용할 때는 전분을 조금 더 넣기로 한다. 고구마 자체에 전분이 적기 때문이다.

4) 감자볶음 밥 - 지난 브런치의 주먹밥이다.

이외에도 감자를 이용한 음식이 정말 많다. 감자전 역시 즐겨 먹는 음식이다.



처서가 되기 전까지


7,8월까지 논에서 어린아이가 할 일은 거의 없었다. 한 여름은 밭에서 나는 작물로 먹고사는 것 같다. 논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거의 어른들 소관이었다.


어른들은 장마가 지면 삽 들고나가 논에 물을 뺀다. 비가 오지 않아 가물면 저수지 물을 빼서 물을 대느라 삽을 들고 논에 또 나간다. 그렇게 어른들이 바쁘게 논을 들락거리는 동안 아이들은 먹고 놀고 또 놀다 잠이 든다. 너무 수박을 많이 먹고 자서 자다 여러 번 화장실을 가야 하는 귀찮은 일만을 제외하면 여름은 어찌 보면 나에게 천국이었다.


한여름 볕과 농부의 헌신적인 물대기로 곡식이 여물어간다. 이제 벼가 익기 시작하는 처서부터 논은 더욱 바빠진다. 벼를 쪼아대는 참새들을 쫓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처서가 지나면서 나 역시 바쁜 하루가 시작된다.






절기 음식에 대한 설명글

https://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49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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