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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옥수수, 감자 통구이

개굴개굴

by 루씨

개구리와 맹꽁이가 합창을 하는 여름 시골 마을에서는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마루에 앉아 모닥불에 구운 감자, 옥수수, 수박을 먹고 배가 수박같이 되어 평상에 누워 별을 봤다,


여름밤 간식들


여름날 힘들게 열심히 캔 감자를 찌거나 구워 먹었다. 밤에 모기를 쫓아낼 요량으로 지핀 모닥불에 구운 옥수수와 감자가 역시 훨씬 맛있었다. 초기에 옥수수가 조금 영글었을 때는 할머니가 오빠에게 잘 여문 것만 주셨지만 나중에는 한 보따리 따 와서 우리 모두 실컷 먹었다. 옥수수는 알갱이 하나를 심으면 도대체 몇 알갱이로 늘어나는지 참으로 신기한 작물이다.


아빠는 우리를 위해 모기를 쫓아내는 모닥불을 피워주셨다. 수박, 복숭아, 참외, 오이 등 우리가 재배한 것들을 먹으면서 저녁을 먹은 후 마당의 평상에서 놀았다. 여름밤은 시원하고 우리는 평상에 앉거나 드러누워 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세고 또 세었다. 흑빛의 밤하늘은 아름답고 그 안에 별들은 하염없이 반짝였다.





처서가 되기 전까지



7,8월까지 논에서 어린아이가 할 일은 거의 없었다. 한 여름은 밭에서 나는 작물로 먹고사는 것 같다. 논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거의 어른들 소관이었다.


어른들은 장마가 지면 삽 들고나가 논에 물을 뺀다. 비가 오지 않아 가물면 저수지 물을 빼서 물을 대느라 삽을 들고 논에 또 나간다. 그렇게 어른들이 바쁘게 논을 들락거리는 동안 아이들은 먹고 놀고 또 놀다 잠이 든다. 너무 수박을 많이 먹고 자서 자다 여러 번 화장실을 가야 하는 귀찮은 일만을 제외하면 여름은 어찌 보면 나에게 천국이었다.


한여름 볕과 농부의 헌신적인 물대기로 곡식이 여물어간다. 이제 벼가 익기 시작하는 처서부터 논은 더욱 바빠진다. 벼를 쪼아대는 참새들을 쫓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처서가 지나면서 나 역시 바쁜 하루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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