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구름과 속삭이는 봄
이거 할까? 저게 더 나은 거 같아
여러 타일 가게에 들려 본다. 타일을 고를 때 어려운 점이 있다.
첫째, 집안의 전체적인 톤과 맞아야 한다. 배색도 맞아야 하고 디자인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뭐니 뭐니 해도 머니다. 예쁜 타일들의 대부분 가격은 상당한 편이다.
언젠가부터 타일이 인테리어의 한축이 되었다. 전주의 객리단 웨리단 길의 즐비한 카페를 보면 전체 인테리어가 타일로만 된 경우들도 상당하다.
타일이란 자재가 우리 전통식이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수입산들이 색과 모양새가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타일을 고르면 주로 수입산이다. 가격에 놀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슬며시 내려놓게 된다.
이 타일을 골랐다가 내려놓았는데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주택의 톤과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게 된다.
어느 정도 타일을 고르고 나면 다음은 페인트다. 전체적으로 나무를 살리면서 파스텔 톤 배색을 하고 싶은데 그냥 나무에 스테인만 할지 페인트를 할지 고민에 고민을 하게 된다.
출입구 쪽 나무는 좋은 자재를 썼다고 하니 그대로 두고 스테인을 하려고 한다.
화장실, 파우더 룸으로 들어가는 문은 행잉 도어로 만들었다. 옹이도 귀엽기는 한데 바탕의 나무 결이 보이는 정도로 살짝 파스텔 톤으로 칠하고 싶다.
화장실 쪽의 기존 벽을 허물고 다시 세웠다. 현관과 화장실 도어는 현장에서 직접 제작된 것이다. 벽의 미장을 하고 난 후에 붉은 계열의 파벽돌로 최종 마무리하기로 했다.
화장실의 새로 세운 벽 쪽만 파벽돌로 치장한다. 나머지 벽은 모두 미장 크림 화이트로 페인트를 칠하기로 한다.
화장실 도어의 왼쪽 벽도 화장실 문에 칠할 색과 동일한 색으로 칠해야겠다. 화이트도 종류가 정말 많아서 어떤 것을 고를지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다.
사실 해 놓고 보면 모두 흰색이라지만 미세한 차이가 있다. 전체 색조가 달라진다. 게다가 정말 색조 페인트가 들어가게 된다면 더욱 신중하게 고르게 된다. 화장실 행잉 도어의 색은 어찌할지 며칠을 망설인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조금 어지러울 수 있다. 얼마나 내가 선택을 하는데 어려운지 이해가 될 것 같다.
바탕의 나뭇결이 나타나게 칠할 것이니 그림의 색보다 훨씬 밝을 것이다. 남들은 어차피 바탕 나뭇결 살리게 밝게 칠하면 모두 그게 그것 일 듯한데 뭘 그렇게 고민하냐고 말한다.
게다가 주인 취향 아니냐면서 어떤 것이 나은 것 같냐고 물으면 그냥 다 괜찮다고 한다. 살다 보면 모두 비슷하게 보일 것이란다.
그럴지도 모르는데 내가 원래 좀 까다로운 편이다. 나는 왜 그게 그것이 아니게 보이는지 참.. 힘들다.
그래서 세 가지 중에 고르기로 했다. 모두 좋아하는 색이며 벤자민 무어 페인트의 올해의 색조는 청록이라고 한다.
벽면은 위에서 두 번째로 하기로 한다. 파벽돌을 전체를 붙일 것인지, 어느 만큼을 흰색으로 할지 이런 부분은 중요하다. 붙인 후에 떼어내는 것은 시간과 경비 낭비이기 때문이다.
페인트 선택에서 나는 확실히 텍스트(문자)에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Whispering Spring(봄의 속삭임)이라니 얼마나 멋진가. 그래서 최종적으로 구매 확정을 눌렀다.
나머지 외부 내부의 전체 베이스 페인트는 삼화 크림 화이트로 하기로 결정했다.
오늘은 타일 견적을 받기로 했다. 고를 때는 재밌는데 지출이 되는 걸 생각하면 어지럽다.
사실 나는 이미 다른 공간의 인테리어를 해 본 경험이 있다. 그곳은 미니멀하고 화려하다.
공방의 철문은 연두색이다. (벤자민 무어 페인트)
명도가 높고 화려한 색조가 목조주택 흰색 스타코 마감 벽과 아주 잘 어울리는 곳이다.
공간에 맞게 타일과 페인트를 선택하는 것은 전체적인 느낌을 만드는 것이다. 인테리어에서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신중히 고르는 편이다.
오래전 아빠와 우리 집 대문을 해마다 칠했던 추억이 떠 오른다. 지금은 페인트가 질이 좋아져서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다.
마지막 사진의 연두색 문은 3년이 지났지만 색이 그대로다. 최근에는 색이 지겨워져서 바꾸는 것 같다. 또는 주인의 취향에 따라 바뀌게 된다.
가격도 비싼 벤자민 무어 페인트는 1리터만 필요하다고 해도 4리터를 무조건 사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두 색을 사서 조제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또는 두었다가 다른 곳을 칠하기도 한다. 일 년 정도는 굳지 않았다. 수성 같은 경우 물 타서 사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