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택 리모델링 중
온 천지가 꽃으로 가득하다. 이웃 담벼락에는 개나리가 피어 흐드러졌다. 나의 주택에도 봄은 오겠지 싶다.
복수초는 우리 주택에 처음 이사 온 꽃이다. 복수초, 봄을 알리는 꽃. 얼음 속에서 피는 꽃. 산속 친구의 집에서 옮겨 온 복수초를 우리 주택에 지난 주말 몇 포기 심었다. 친구가 지인의 산에서 캐 온 것이라고 한다. 친구의 지인은 산속에 집을 짓고 집에 인접한 산을 샀다고 한다. 어마 어마한 이야기다.
건평이란 1층 바닥 면적을 말한다. 연건평이란 건물의 높이와 관련된다. 연건평은 건물이 2층인 경우에 1층 바닥 면적 +2층 바닥 면적이다. 만약에 시골 주택이라면 대부분 대지의 20퍼센트가 건축허가 면적이다. 즉 180평 대지인 경우 36평이 건평인 1층 바닥면적이 되는 것이다.
다만 취락지구로 바뀐 전원주택 단지의 경우에는 건축허가가 대지의 40 퍼센트까지 된다고 한다. 대지 180평에 1층 바닥 면적 72평까지 주택을 지을 수 있다.
그래서 취락지구로 바뀌면 땅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 주로 시골 땅이 큰 규모로 거래되는 이유도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공간 문제 때문이다. 자연의 훼손을 줄이기 위한 법규라고 생각한다. 친구네는 취락지구로 바뀌었지만 주택을 크게 지을 생각이 없다고 한다. 정원 가꾸기가 취미인 친구다.
이미 브런치 포스트에 여러 차례 등장한 J클럽의 두 친구의 대지는 180평과 900평이다. 900평인 친구는 부지런하기가 하늘을 찌른다. 청계도 키워서 언젠가 나에게 청계 알도 줬다. 생애 처음 청계가 나은 청계 알을 먹어 봤는데 정말 맛도 좋지만 알의 색이 예뻤다.
도심지에 있는 74평의 나의 주택은 1종 일반 주거지역이며 근처에 교육시설이 있기 때문에 상가 전환이 된다 해도 술을 판매할 수 없다. 어차피 술을 판매할 생각은 없지만 알아 두어야 하는 것이다. 유흥업소를 제외한 나머지 업소로는 전환이 가능하다.
즉, 1종 일반 주거지역의 경우 상가 전환이 가능하며 주택 숫자에 해당되지 않는다.(이미 지난 글에서 언급한 것으로 많이 고민한 문제다.)
상가 전환을 위해서는 집안에 불법 요소를 모두 철거해야만 한다. 예를 들면 과거부터 살아온 오래된 주택의 경우 보일러를 놓는다고 터 넓힌 경우도 있는데 이런 요소가 불법 요소라고 한다. 불법 요소가 많은 집의 경우 지붕을 걷어내야 하는 경우들이 많다. 서민주택의 경우 한 지붕 5 주택이 머무는 경우도 있다. 주택을 증개축을 하기 위해서도 불법 요소를 모두 철거해야 한다. 집을 살 경우 이런 요소를 잘 살펴보고 상가 전환이나 주택을 증개축하고자 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의 경우 주택을 상가 전환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나는 이런 문제들을 덮어두려고 한다. 그냥 우선은 작은 집을 적당히 꾸미기로 했다. 주거는 아파트에서 하고, 도심 주택은 10년쯤 공방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이 하는 계획이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그 안에 어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엊그제 새로이 접한 정보에 의하면 낡은 아파트의 수요가 또 갑자기 늘었다고 한다. 이미 앞선 글에서 밝혔다시피 지난해, 낡은 아파트의 거래자가 거의 없고 가격을 터무니없이 요구했기 때문에 나는 아파트를 팔지 못했다.
현재 새 아파트 가격이 폭등해서 1/4 가격인 낡은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이 다시 늘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일 년 사이에 우리 아파트도 다시 3천만 원이 올랐다. 어차피 팔지 않을 계획이기에 부질없다.
그때 우리 아파트를 보러 온 사람들이 시세보다도 500을 깎아서 그 가격에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하면서 팔지 않았다. 급할 것도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새 곳으로 당장 기일 안에 입주해야만 했던 사람들은 헐값에 팔고 갈 수밖에 없었다. 새로 입주한 곳의 가격은 원래 가격의 몇 배로 폭등했으니 결국 남는 셈이 된 것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지난해, 공인중개사는 낡은 아파트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니 매수자 있을 때 얼른 파는 것이 낫다고 나를 부추겼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낡은 아파트 가격이 바닥치고 다시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게 사실로 입증이 된 셈이다.
부동산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사이 이제 나는 조금 초연해져서 주택을 고치는 중이다.
복수초가 남향의 주택 마당에서 예쁘게 피어나길, 새로운 곳에서 잘 견디고 더욱 번창하기를 빈다. 옮겨올 때 조금 미안했지만 양지바른 곳에서 잘 퍼진다고 하니 기대해 본다.
화원에 가니 판매되고 있다. 화원에 있는 복수초가 조금 안쓰러워 보였다. 사실 산에 피어날 때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꽃이다. 귀한 복수초가 수요가 늘어나니 이렇게 잘 키워서 어떤 이의 집을 행복하게 해 줄 것 같다.
가까이 보아야 그 예쁜 얼굴이 비로소 드러나는 꽃. 자그마한 모양새가 우리 집을 닮았다.
주택을 처음 구입한 후 리모델링을 직접 할 때 창을 낸 모습이다.(왼쪽)
폐허로 되돌려 받은 땅의 마당을 정리하고 화단을 낸다는 말에 시멘트 돌을 놓았다.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철거했지만 동생의 마음씀이 고마웠다.(오른쪽)
동생이 마당을 정비하면서 부서졌던 수도관을 다시 연결했다. 마당에서 수돗물을 마음 놓고 사용하도록 했다. (동생의 친구들이 손수 작업을 도와주는 모습이다.)
정문의 폴딩도어가 아닌 옆문으로 드나드는 문을 다시 내기 위해 벽을 허무는 모습이다. 왼쪽 문 내는 모습. 오른쪽 화장실 벽 철거 모습. 화장실은 환기구도 없는 상태라서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 철거하고 벽체 세운 후 파벽돌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화장실 보일러 배관 재 정비 및 바닥 전체의 미장 시공 중이다.
이건 시멘트와 물의 비율을 알아보기 위한 장치인듯하다.
초벌 미장이 끝났다. 퇴근해서 빵과 음료를 들고 갔는데 아무도 안 계셔서 한쪽에 두고 왔다. 처음 공사를 시작할 때, S 대표에게는 계좌로 계약금을 송금했다. 우리는 아무런 계약서가 없이 일을 진행하는 중이다. 또다시 나는 사람을 믿고 일을 맡긴다. 심지어 현장에 가지도 않는다. 나는 이미 다른 집의 공사 때 S 대표의 사람됨을 엿보았기 때문에 감리사 같은 그의 작업 지시를 믿는다.
다만, 가끔 디자인 부분에서 의견을 교환하게 된다. 바닥은 에폭시로 하고요, 벽은 백시멘트로 할까요? 어떤 게 나을까요?
화장실은 어떤 배치가 나을까요? 집이 아무리 작아도 샤워부스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꽃나무를 키우면 매일 땀을 엄청 흘려요. 꼭 샤워가 필요해요.
출입문은 나무가 좋을까요? 철문이 좋을까요? 문에 도어록 달아야 하고요. 문의 창문은 세로로 길게 이렇게 내주세요.
등등 리모델링 시 디테일한 의견 교환은 아주 중요하다. 내 의도와 다른 디자인이 나오면 되돌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원종 튤립이 아닌 경우는 캐 두었다가 심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몇 년 후 퇴화한다고 한다. 캐지 않아도 되는 원종 튤립들은 난초 같은 형상이다. 꽃이 조금 작지만 우악스럽지 않아 귀엽고 사랑스럽다. 흰색, 분홍, 빨강이 있다.
봄을 알리는 꽃들은 바닥에서 새싹이 나오고 꽃도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친구네 주택의 크로커스가 신부의 부케처럼 피어있다.
친구의 썬룸이 제일 부럽다. 나도 썬룸은 꼭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