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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Apr 21. 2021

책이 나오기까지

책 정리

첫 공방에서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을 위해 준비 중이다. 책장에 책이 정말 많은데, 읽지 않은 책이 절반이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구나 새삼 느낀다. 번역소설의 경우 마음에 들지 않거나 원서의 느낌이 궁금하면 원서를 또 구입했다. 영미 소설 번역의 의지를 불태운 시절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책장에 책이 자꾸 쌓이게 되는 것이다. 공방에도 책이 많은데 아파트에도 책들이 많다. 나는 책벌레에 정리를 못하는 사람이다.


정리를 못하는 내가 겪은 일화가 있다.


로알드 달의 '맛'은 나의 큰딸이 예전에 읽고 책장에 꽂아두었다는 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다시 구입한 책이다. 우리 집 책장은 아이들 책과 내 책, 남편 책이 뒤 섞여 있다. 우리 식구들은 조용히 독서하는 스타일이다. 이러다가 알라딘을 열지 모르겠다.


이번 기회에 읽었거나, 읽지 않을 책들을 종합 꾸러미로 묶어서 카페 하시는 분께 드리기로 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정했다. 한국 소설 10권, 원서 10권, 수필 5권, 기타 실용도서다. 실용도서란 내가 직접적으로 배울 책 또는 가르치는 일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2주 안에 읽지 않으면 읽지 못한다고. 어떤 퇴직하신 분 말씀대로 나도 '한 권의 책'을 읽고 다른 분에게 드리기로 해야겠다.


자주 내 손에 들려 있을 책들만 고르는 일은 참으로 어렵고 마음 아픈 일이다. 보기만 해도 든든한 책들을 정리해야 하는 속이 쓰린 날이다.


나의 정리가 다른 분에게 도움이 된다니 그나마 안심이다. 읽고 싶으면 그곳에 가면 되니까.


내가 책을 고를 때는 작가에 대해 먼저 살핀다. 다음으로 출판사다. 명작을 읽을 때는 민음사다. 민음사 것이면 마음 놓고 산다. 그런데 내가 산 책들은 출판사가 아주 다양하다. 나는 주로 소설책들을 많이 구매했다. 그런데 교양서적을 주로 다루는 출판사들이 대다수였다.


오늘 책을 정리하다가 든 생각이 있다. 내가 산 책들의 출판사의 목록을 만들어야겠다. 살펴보니 출판사마다 자신들의 색을 지니고 출판하고 있다.


노트에 쓰면서 정리하니 시간이 너무 걸린다. 일단 사진으로만 겉표지들을 남긴다.

내가 지난 몇 개월 안에 샀던 책들 중 몇 권의 정보를 찾아봤는데 출판사가 모두 다르다. 책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식물에 집중하기는 했지만 종이책의 매력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밀리의 서재나 타 회사의 e-북에 관심이 적었다. 그런데 새로운 곳이 정비되면 이참에 이북 회원권이나 구매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종이책만의 매력이 있으니 그래도 또 구매할지도 모른다.


책 구매는 작가에게는 응원이며, 책을 만드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언급했듯이 구매한 후, 읽고 책 돌리기를 통해 나눔을 베풀어야겠다. 읽을 때만 내 책인 것이다.


취미와 실용도서들은 거의 찍지 않았다. 가져갈 책들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다양한 출판사들이 있구나 생각했다. 내가 출판사에 대해 진지하게 살펴본 이유가 있다.


첫째, 출판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둘째, 책의 출판 작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존경스럽다.

셋째, 이웃 브런치 작가님 중 교보에 근무하시는 분과 파주로 출근하시는 분이 생각났다. 내가 구매했던 책 중에 그분이 근무하시는 곳의 책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봤다.


결론은 브런치에 글을 시작한 이후 출판사에도 더욱 관심이 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전에 몰랐던 이면을 이해하게 되었다. (작가를 골탕 먹이는 이상한 출판사나 사탕발림으로 유혹하는 이들은 제외한다.)


작가는 자신의 글이니 고생이든 기쁨이든 본인의 몫이 된다. 그러나 오늘 책들을 펼쳐 놓으니 오만가지 생각 중,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고생하는 모든 이들이 떠 올랐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드리고 싶다. 작가와 그들이 있어 나는 편히 앉아 책을 손에 들고 행복과 위안을 받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느끼게 해 준 책들을 포함해서 그동안 내게 많은 위로를 주었던 책을 떠나보낸다.


내가 정한 양 보다는 많은 책을 박스에 다시 담았다. 그래도 목표를 세우고 정리를 하니 훨씬 마음을 정하기 쉬웠다.


이웃 브런치 작가님의 책 <해찰 부린 감정 나들이>가 보인다. 읽은 후 리뷰를 못 썼다. 이웃 브런치 몬스테라 변호사 작가님이 추천하신 책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를 찾았다. 최근에 구입한 책들은 직장 책장에 있다. 생각해보니 직장의 책꽂이에도 책이 많다. 종이책을 좋아하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아무리 찾아도 없더니 드디어 나타났다.

책을 들고 오르락내리락했더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퇴근하자마자 <루씨의 꿈꾸는 마당>의 식물에게 물을 뿌려주고, 첫 공방에 왔다.


책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미니 정원에 식물이 너무 목마른 것 같아서 호스를 끌어당겨서 7미터 골목에 물을 주었다. 저 나무를 어쩌지 싶다. 이사하기 전에 나무도 정리해 줘야 하는데 할 일이 산더미다.


뭐 어찌 되겠지. 오늘은 일단 잠을 자야겠다.


다시 한번 책을 만드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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