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의 청국장
안녕 노랑 콩이야.
모두 나를 잊고 말았을 것 같아. 요즘 루씨가 공방에 가면 정원에만 있고, 아파트에 오면 쓰러져서 자더군. 나도 할 말이 많은데 자기 이야기하느라 나에게 여유를 안 줬어.
정신없는 루씨가 냉장고를 정리하다 버리는 것은 없겠어? 글쎄 시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셨던 청국장도 버린 적이 있어. 아마 들으시면 깜짝 놀라실 일이지. 루씨가 청국장 덩어리를 손에 들고 깜짝 놀라서 하는 말이 어이가 없었어.
아니, 냉장고 안에서도 상하네?
아껴 먹는다고 넣어 놓았는데
그만 못 먹게 되고 말았네
냉장고 사용법을 다시 읽어주고 싶더라니까. 냉장상태라는 것은 0도~ 5도 사이로 세균의 부패를 더디게 할 뿐이지 막지는 못 한단 말이야. 습도도 적당히 있는 경우 나쁜 균들이 신나게 번지게 되는 거지. 청국장에 든 명품 노랑 콩들이 아파서 다 죽어버렸어. 내 마음이 너무 아팠지. 에잇, 나쁜 균 놈들. 차마 루씨에게 화낼 수는 없잖아. 놈놈놈. 이건 내가 나쁜 말을 한 것이 아니야. 영화 제목을 말한 거야~.
그래도 한번 경험한 후부터는 루씨도 정신을 잘 차리고 1-2주 사이에 먹지 못할 것이라면 큰 덩이의 청국장을 작게 나누어서 냉동에 잘 보관하더군.
맛있는 청국장은 어느 계절이나 진미지.
김치와 청국장이 맛있으면 끓이는 것은 일도 아니야.
멸치로 국물을 낸 육수에 김치와 청국장을 넣고 손으로 주물 주물 해. 김치 대신 요즘 호박이 맛있더라고. 호박이랑 양파 같은 야채를 넣고 해도 되지.
그다음에는?
물을 넣고 끓이면 되잖아.
취향에 따라 바지락을 넣든, 돼지고기를 조금 넣으면 좋아.
아! 보글보글 하면 썰어 놓았던 두부를 넣어.
자, 그럼 맛있는 청국장 한번 맛보시오~~^^
뭐라고? 여름이니까 콩국수가 먹고 싶다고? 요즘 요리할 틈이 없는 루씨가 과연 콩국수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나는 루씨가 콩국수를 못 만들어도 좋아. 정원에만 있지 말고 좀 차분히 앉아서 내가 수다 떨 시간을 조금이라도 준다면 감지덕지 일 것 같아. 언제 또 만날지 모르겠지만 루씨가 막 일어나려고 하니 그만 인사할게.
아 참, 잊어버릴 뻔했어. 콩에 있는 사포닌은 쓴맛을 내게 하기 때문에 시판되는 것들 중에는 만들 때 제거 하기도 한대.
콩을 삶을 때 부글거리는 거품 있지? 그것이 바로 사포닌이야. 요즘 인삼 사포닌이 좋다 뭐다 하는데 무엇이든 많이 먹으면 좋을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
콩에 들어있는 것도 예전에는 다 따라냈는데 요즘엔 몸에 좋다 하니 완전히 빼내지는 않는 것 같아. 적당히 먹으면 변비 예방이지만 콩국수가 몸에 잘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사포닌과 차가운 성질로 설사 원인이 되기도 한대.
사포닌이랑 청국장의 좋은 균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보면 좋을 것 같아. 정말 인사할 시간이야.
갑자기 퍼부은 소나기가 반가운 7월의 첫날입니다. 그간 노랑 콩 이야기에 귀 기울일 시간이 없었네요. 오늘 짧은 포스트지만 노랑 콩에게 너를 잊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저는 청국장을 좋아해서 신혼시절 집안 가득 청국장 냄새를 풍기고 살았습니다. 오늘 비가 오니 청국장 생각 간절합니다. 본의 아니게 어제와 오늘 저녁을 쫄딱 굶었답니다.
이 시간에 무엇을 만들어 먹을 수 없어 입맛만 다십니다. 그전에 끓여먹었던 청국장을 소환했습니다. 밥 이야기는 다음 편에 하기로 합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be-happy
참고하면 좋을 청국장 정보 링크합니다.
http://www.samsunghospital.com/m/healthInfo/content/contenView.do?CONT_SRC=HOMEPAGE&CONT_SRC_ID=33668&CONT_CLS_CD=001021007004&CONT_ID=6246
http://dasanfarm.kr/?p=4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