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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반란

할 말은 하자고요

by 루씨

<엄마의 반란>은 메리 E. 윌킨스 프리먼의 단편이다. 번역이 아주 훌륭한 느낌이다. 깔끔하다.


"여보."
"뭐?"
"저 사람들 뜰 왜 파는 거예요?"

사라 펜은 남편에게 마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체 무엇을 하는지 묻는다. 남편은 가족이 사는 공간은 변변찮은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창고를 늘리며 말을 사서 채운다. 가족이 말보다 못한 상황이다. 더구나 마당에서 뜰을 파고 있는 사람들이 왜 그러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상의는커녕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이는 모든 집안 대소사의 권력이 남편에게 향해 있음을 알게 한다.


곧 결혼을 앞둔 딸은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아버지가 진짜 또 창고를 짓는다고 했어요?”
“아버지 말은 그래.”(10)


참다못한 사라 펜은 남편에게 말한다.


여태 난 불평 한번 한적 없어요. 무려 사십 년을 그저 당신 말만 따랐죠. 그런데 지금이 아니면, 다른 집을 가지지 않으면 아마 앞으로 몇십 년을 더 이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21)

그리하여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사라 펜의 반란이 시작된다.


공방 바닥 색이다. 마음에 꼭 든다. 색조가 책과 비슷하다.


짧지만 강렬하다. 작가의 어머니는 평생을 아버지에게 변변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를 지켜보며 자란 작가는 못다 한 어머니의 의견을 대변하는 듯하다.


우리 어머니들의 세대는 소설과 같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롭다. 우리 딸은? 모르겠다.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것이 우리 어머니 세대다. 괜히 불화를 만들면 어쩌나, 그냥 내가 참고 말지, 그러다가 속이 곪아 터져 아프게 된다. 박 터지게 다툰 부부가 아무런 말이 없이 사는 부부보다 더 즐거운 노년을 맞는 것을 주변에서 본다. 어떤 식이든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대변하는 단편이다.


어느 나라나 한때는 비슷한 가정환경이었음을 알게 한다.


여성들이여~~~ 할 말은 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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