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여기저기에서 접하는 무궁화가 유난히 연곡사에서 의미심장하다. 무궁화 꽃이 그곳에서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고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연곡사의 무궁화 사진을 먼저 올린다. 연곡사를 거니는 내내 숙연해졌다. 단지 아름답다는 생각을 넘어 참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연곡사로 출발
그럼 이제 시간을 돌려 전주에서 출발해 보기로 한다. 지난번부터 지리산 자락을 섭렵하기로 마음먹은 터였다.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도착하면 멈추겠지 싶었다.
표지판에서 말해주듯이 우리가 가는 방향에는 연곡사, 사성암, 화엄사가 있다. 직진하기로 한다.
곧 벼가 익을 것 같다. 멀리 지리산 자락이 보인다.
드디어 연곡사에 도착했다. 연곡사에 대해 적힌 글을 요약해본다. 한마디로 목조로 지어진 절의 수난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그중 유난히 눈에 띄는 부분은 왜구의 침략에 맞서 싸운 승병의 활약과 연곡사가 항일 의병의 근거지였다는 부분이다.
연곡사는 백제시대 창건한 절이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스님들이 승병 활동을 했던 보복으로 왜군에 의해 완전 전소되었다. 이후 다시 짓게 되지만 1907년 항일의병의 근거지라는 이유로 다시 일본군에 의해 완전히 전소된다. 그 후 1950년 6.25를 치르면서 또다시 전소되는 수난을 겪는다. 현재는 국보 순례를 할 정도로 국보와 보물이 많다.
숙연하게 만드는 절
연곡사는 입구부터 차례로 올라가면서 시야가 확장된다. 문을 열면 또 문이 있어 그곳에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느낌이다. 다른 절에 비해 장엄하면서 범접하기 어려운 느낌이 드는 이유는 바로 이런 건축적 요소와 더불어 산자락에 펼쳐진 운해 때문이기도 하다.
옆의 템플 스테이를 알리는 현대적인 이 작은 건축물은 조금 어울리지 않았다. 프레임에 들어오는 완벽한 건축물에서 지우고 싶은 부분이다.
이 분은 돌아서서 마지막에 다시 합장을 하시고 가셨다. 절에서 사람을 만나면 같이 합장을 하고 싶어 진다. 성당에 가면 또 성호를 긋는다. 교회에서 결혼하는 경우 예배를 함께 드린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어찌 보면 소설 <파이 이야기>의 파이 같다.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의 안위를 위해 활약했던 승병들과 피아골의 순국선열을 넋을 기리면서 잠시 묵념을 했다.
국보 순례를 하면서 내려다본 연곡사가 작게 보인다.
내가 제일로 꼽는 연곡사의 모습이다. 정말 아름답고 장엄해서 산과 절에 고개를 숙인다.
범종 아래 모여사는 고양이 가족은 내가 사진을 찍자 자신들에게 다가갈까 봐서 촉각을 곤두세우며 엄마 곁에 달라붙어 있다. 생명을 존중하는 절에서 사니 행복할 것이다.
돌아서 나오는데 가로수에 벌써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홍단풍들이다. 가을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린다.
가로수 아래에 떨어진 배롱나무 꽃이 여름이 가고 있음을 알린다.
비는 멈추지 않았다. 꽃다운 나이에 쓰러져 간 이들을 기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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