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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Sep 12. 2021

물 멍하기 좋은 강천산

꽃무릇도 피다

며칠 비가 내리더니 하늘이 맑게 개였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계족산 황톳길을 가 볼까 하고 검색하니 거리가 100km라고 나온다. 우리에겐 너무 멀다. 다음으로 미루고 강천산으로 향한다. 단풍이 물들 때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



가는 길


모악산 봉우리에만 구름이 몰려있다. 등반으로는 모악산도 좋은데 가깝게 언제든 갈 수 있으니 다음으로 미룬다.

전주에서 순창으로 가는 길의 자연은 다정하고 아름답다.


섬진강을 낀 마을들은 참 좋겠다. 경관이 아름답다. 다슬기를 잡는 분들이 보이기도 하고 자전거 둘레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보였다. 일주일만 지나면 벼가 더 여물 것 같다. 다음 주 태풍의 피해가 없이 잘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강천산 화장실


강천산은 군립공원이다. 매표소에 가기 전에 주차장 바로 옆 여성 전용 화장실에 들렸다. 아주 잘 만들어졌다. 휴게실과 수유공간이 있고 심지어 책을 읽을 수도 있도록 꾸며 놓았다.

수유공간

강천산 꽃무릇


지금 고창 선운사의 꽃무릇이 한창일 텐데 생각하면서 걷다 보니 강천산에도 꽃무릇이 곳곳에 피었다.


물 멍


강천산에는 수많은 폭포들이 있으며 곳곳에 발 담그기 좋은 곳들이 즐비하다. 가족끼리 많이 찾는 곳으로 아이들이 놀기에 적합한 장소로 보인다. 어른들도 물 멍하기 딱 좋다.


지난주에 비까지 내려서 곳곳에 폭포 줄기가 콸콸 흐른다. 아주 수심이 깊은 곳은 수영금지 푯말이 붙어 있다.


대체적으로 물의 깊이가 낮고 발 담그기에 적당한 곳이 많으며 물이 정말 투명하다.

십장생 다리, 고추 다리, 메주 다리, 단풍 다리 등 순창의 특징을 살린 조각이 다리에 있다.

걷는 길이 거의 그늘이라서 팔토시를 하고 갔는데 필요가 없었다.

다슬기를 잡는 아주머님들(왼쪽) , 물봉선(오른쪽)
거대한 바위의 세 곳으로부터 폭포가 흘러 내린다.

폭포에서 좀 더 올라가면 단풍길이 나온다.

아이와 아빠의 모습. 아이는 신발을 벗어들고 아빠를 따른다.

자연탐방 등산 코스


조금 더 땀을 흘리고자 폭포로부터 조금 더 산 봉우리를 향해 올라가기로 했다.

비가 많이 내렸는지 등산객이 거의 없어서인지 길이 잘 나 있지 않다. 습하여 바위 곳곳에 이끼가 끼었다. 커다란 바위를 끼고 뿌리를 뻗은 나무를 보노라니 아름다운 파괴로 유명한 캄보디아의 '따프롬 사원'이 생각난다.

결국 운대봉까지 오르지 못하고 돌아왔다. 산사태가 나 있어서 길이 어질러져 있다.


돌아오는 길에 김밥을 먹으려고 돌 위에 앉았다. 발을 담그니 물고기들이 콕콕 간지럽게 한다. 뭐 먹을 게 있나 보다. 물이 적당히 시원하여 정신이 맑아진다. 손을 모아 물속에 두었다 퍼 올려도 물고기가 잡힐 정도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자리를 비켜 드리니 엄마, 아빠, 딸아이 세 가족이 나란히 앉는다. 물병 하나 들고 앉아 물고기를 잡았다 풀어준다. 돗자리 펴고 바로 발을 담그면 된다.

돌아 나오는 길에 보니 곳곳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물이 조금 차가우니 온전히 젖는 것은 무리다. 그래도 아이들은 신이 나 보인다.

나는 구름다리를 아래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몇몇 사람들이 맨발로 다니는 것을 보기는 했다. 그런데 계족산 황톳길처럼 한쪽에 황토를 깐다면 더 부드러울 텐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다. 초기에는 강천산 걷는 길이 흙이 더 많았지만 지금은 맨발로 걷기에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느리게 걷고 실컷 물 멍하고 물고기와 놀다 온 힐링의 날이었다.

.


전주 진미집


아침 9시경 출발하여 강천산에 갔다가 전주에 오니 오후 3시경이다. 늘 대기 상태인 남부시장 진미집에 사람이 적은 시간이다.


메밀 소바와 메밀만두를 먹는다.


보너스 사진 한 장


내가 강천산 꽃무릇 사진을 보내자 고창 선운사로 놀러 간 친구가 선운사 꽃무릇 사진을 보냈다. 역시 꽃무릇은 고창 선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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