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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Sep 12. 2021

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

소리여행님의 그림과 이근대 시인의 시집

‘공간 모닝’에 브런치 작가 @소리여행 님의 그림으로 더욱 빛나는 예쁜 시집 <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가 도착했다. 마음 서재에서 펴냈다.




언제나 봄날 - 꽃


슬플 때

더 많이 웃고

아플 때

더 예쁘게 웃습니다.


외로울 때

더 다정하게 웃고

괴로울 때

더 향기롭게 웃습니다.


힘들 때

더 크게 웃고

버거울 때

더 활짝 웃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언제나 봄날입니다.

정말 인생이 언제나 봄날일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인생을 봄날로 만드는 이도, 추운 겨울로 만드는 이도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시인은 따뜻한 언어로 힘든 이를 격려한다. 처진 어깨 대신 손을 위로 뻗어 올리는 모습, 위축되지 않고 가슴을 펴는 이미지가 언어를 뒷받침하여 완벽해진다.



어둠이 짙을수록

별이 더욱 찬란하듯

삶은 눈물 속에서

더욱 빛나는 거예요.


- ‘그런 날이 있어요’ 중에서




잔디에 물방울들이 맺혔다. 가을은 곧 겨울을 몰고 올 것이니 자신의 푸르른 청춘이 저물어 감을 슬퍼하는 눈물일까. 오늘도 맞이한 ‘아침’을 환호하는 웃음의 결정체일까. 책을 들고 사진을 찍다 보니 의도치 않게 눈물 이야기가 펼쳐진 시구에 이슬 방울이 떨어졌다. 잔디를 바라보니 물방울들이 반짝인다. 이슬은 잔디의 보석이었다.


아주 오래전 전북대 평생교육원의 글쓰기 강의를 듣고 싶어 수강 신청을 했는데 글쎄 ‘시’ 수업이었다. 수강을 취소하려다가 한 학기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그때의 한국어 ‘시’ 수업 한 학기, 영 교과 대학원의 ‘영미시’ 수업 한 학기, 알고 보면 두 학기나 ‘시’ 수업을 받았다. 강의를 듣는 것이 글쓰기에 도움이 되긴 했지만 역시 시는 나의 분야가 아니었다.


나는 늘 하고 싶은 말이 길다. 감성만 풍부하면 된다고 교수님은 항상 강조하셨지만 시인은 특별한 사람들이다. 더욱이 그 시에 어울리는 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야말로 감성과 창작 능력이 풍부해야 할 것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나의 공간에서 아침을 맞는 행복으로 모든 것을 대신한다.


https://brunch.co.kr/@sound-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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