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유칼립투스 농장에 친구 따라 구경 갔다. 안 사려고 했다. 그런데 예쁜 유칼립투스가 너무나 많았다. 고양이가 생선을 참을 수 있을까.
유칼립투스 꽃은 생전 처음 봤다. 꽃도 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거대한 비닐하우스가 여러 동 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유칼립투스들로 가득하다. 구경만 해도 힐링이다.
겨울을 맞이하여 가지치기가 한창이다. 가지를 정리하여 다발로 싼 가격에 판매하기도 한다. 우리는 각자가 유칼립투스와 이태리 화분을 두 개씩이나 샀기 때문에 두 다발을 그냥 선물로 주셨다. 수레에 있는 것은 그냥 골라가라고 하셨다. 내가 주문한 나무는 오후에 따로 배달을 해 주시기로 하셨다.
유칼립투스 잔가지를 이용한 실내장식
오늘 오전에 모닝에서 유칼립투스 가지들을 화병에도 꽂고 장식도 했다. 유칼립 가지 끝에 부엉이를 꽂았다. 마르면서도 향기도 잃지 않고 형태가 유지되므로 유칼립투스 가지를 이용한 실내장식이 많다.
덕분에 인형 옷으로 만들었던 저고리를 꺼내어 여기 놓았다 저기 놓았다 디스플레이를 하고 사진을 남겼다.
내가 빚었던 도자기 화병과 촛불 넣는 도자기에 꽂아본다.
친구가 암스테르담에서 사 온 주걱 모양 장식품을 볼 때마다 언제쯤 우리가 다시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생각한다.(오미크론의 등장으로 또다시 슬프다.)
바닥에 떨어진 잎들의 모양이 사랑스러워서 가지를 일부러 위에서 떨어뜨려본다. 자연은 참으로 신비롭다. 잎이 똑같은 형태가 없으니 말이다. 제각각 모두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다.
떨어진 잎들을 모두 모아 주머니에 담아둔다.
모닝에 도착한 유칼립투스 화분
작은 폴리안 한 그루를 산 이유는 마음에 쏙 드는 심플 그 자체인 친구가 샀던 화분 때문이었다. 그런데 공방에 도착한 화분은 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 배달되어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아카시아 나무(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관목은 아카시이고 바로 이 나무가 아카시아 나무라고 한다.)의 화분도 둥글 거려서 별로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화분 스타일은 이 키 큰 유칼립투스 나무의 화분이다. 이것보다 더 심플하면 좋겠지만 이 정도면 아주 마음에 든다. 화분 가격은 나무 가격과 비교할 때 매우 비싼 편이다. 친구들과 나는 팔랑귀라서 오래되어도 변하지 않는다는 가드너 설명에 구입하게 되었다.
내가 산 화분 중 실내에 들여놓은 가장 큰 식물의 이름만 모른다. 너무나 바쁜 가드너께서 나중에 알려주신다고만 하시고 가셨다.
온종일 유칼립투스를 만지고 놀았다. 오후 석양이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행복지수 상승이다.
인상파가 어느 사이 와있다. 밥 줘야겠다.
유칼립투스 키우기 팁
대부분의 유칼립투스 종류는 물을 엄청 좋아한다. 아카시아의 경우는 다른 종보다는 적게 줘도 된다고 한다.
여름에는 꽃처럼 매일 물을 주다시피 해야 할 정도다. 물론 화분의 흙이 말랐다 싶을 때 줘야 한다. 화분에 식물을 키우는 경우 내가 주로 하는 방법은 손가락을 찔러보는 것이다. 겉은 마른 듯 하지만 속에 수분이 있다면 주지 말아야 한다. 실내에서 식물을 키울 때 잎이 마른다고 계속 물을 주는 것은 얼른 죽으라고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한다. 과습으로 뿌리가 썩게 된단다.
지난여름 선물 받은 해피트리를 죽일 뻔한 적이 있다. 아파트 실내에서 키우던 화분을 가져와서 나무 데크에 놓았더니 잎이 글쎄 강한 햇볕이 닿는 부분으로 시작하여 검게 타들어가는 것이었다. 고민하다가 잎을 잘라낸 후 안으로 들여놓고 2주 정도 물도 안 주고 그대로 두었다. 그런데 신비롭게 새순이 돋아나서 현재 아주 잘 살아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통풍이다. 환기가 되지 않는 실내에 두면 죽는다. 실내에서 환기가 되지 않으면 써큘레이터라도 가동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었다. 요즘 같은 날씨의 경우 식물을 사랑한다면 낮에는 화분을 외부에 내놓고 밤엔 들여놓아야 한다. 나는 그걸 아침과 저녁에 반복한다. 아파트라면 무조건 창문을 조금 열어 두어 숨을 쉬게 해줘야 한다.
유칼립투스는 반그늘을 좋아한다. 여름날 햇볕을 너무 강하게 쬐어도 잎이 타들어가듯이 마른다. 너무 그늘지면 싱싱하지 못하다. 친구의 유칼립투스는 햇볕이 강한 곳에 두었더니 마르고 시들 거리게 되었다고 한다.
유칼립투스는 너무 더운 것보다는 오히려 조금 추운 것을 선호한다. 영하로만 내려가지 않으면 충분히 견디는 것을 경험했다. (참고로 올리브 나무는 영하 5도 정도까지 견딘다.)
오늘 실내로 들어온 유칼립투스는 조명을 식물재배용 조명으로 바꿔 달면 외부에 넣었다가 안으로 들였다가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부분조명이 가능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실내생활을 주로 해야 하는 아파트에서는 화분을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고, 자주 환기하면서 물을 적절히 주면 아주 잘 산다.
잎이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검게 변하거나 오그라드는 것은 수분 부족이라고 한다.
잎의 맨 가장자리가 아닌 곳들이 곰팡 든 듯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면 과습 또는 통풍 부족이라고 한다.(비가 많이 내리면 잎에 탄저병이 생기는 현상과 유사하다.)
모든 식물이 제일 싫어하는 게 바람이 없는 것과 물을 너무 많이 주는 것이다. 식물을 키우면서 늘 느끼는 것은 지나친 사랑을 줄 바에야 관심을 줄이자는 것이다. (나 역시 식물을 저 세상으로 보낸 적이 많았기 때문에 얻은 경험이다.)
햇볕, 바람, 물.
이 세 가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식물은 신나게 자란다. 그런데 알고 보면 세 가지를 주는 이는 다름 아닌 식물을 키우는 주인이다. 육아도 공부가 필요하듯이 식물의 재배도 주인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