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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Dec 11. 2021

만두와 찐빵

주변 맛집 탐색

루틴을 잃고 점심도 혼자 먹어야 하는 은퇴 후의 삶을 미리 경험하는 중이다. 지인들은 나에게 쉬니까 좋은지 묻는다.


쉬니까 사람들이랑 아웅다웅할 일 없어서
머리는 하나도 안 아픈데 조금은 심심할 때도 있고, 급식 못 먹으니까 너무 안 좋아



아픈 몸뚱이


'아이고'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지난해부터 부쩍 글, 그림 등의 작업 시 앉아 있을 때 엉덩이 아래 뼈가 아팠는데 최근 왼편의 통증 정도가 심해졌다.


주로 온종일 서서 활동하다가 요즈음 앉아서 작업을 하거나 쉬는 일이 늘었다. 가장 나를 괴롭혔던 왼쪽 머리 아픈 증세, 어깨와 허리의 통증은 병원에서 일주일 치료 후 나아졌다. 즐거움의 원천이자 동시에 두통의 원인이었던 직장을 쉬니까 머리가 맑아진 것이다.


평소에 다른 이들에게는 병원에 가 보라는 충고를 잘하면서도 정작 내가 가야 하는 상황이 되니 자꾸 미루게 되었다. 지난번 병원에 갔을 때는 다른 곳이

더 아팠기 때문에 말하지 못했다. 무슨 몸뚱이가 이렇게 아픈 데가 많은지 입 열기도 미안한 심정이다.


요즘 통증의 정도가 너무 심해 10분만 앉아있어도 아파서 참을 수 없는 지경이라 병원에 갔다.(덕분에 요 며칠 동안 만사에 의욕을 잃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아주 자세히 설명을 해 주셨지만 잘 모르겠다. 대답은 잘 알아듣는 것처럼 "네."를 반복했는데 병원을 나오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결론은 심각한 병은 아니다. 다만 허리가 휘어있어서 몸의 왼쪽이 문제가 된다는 말은 지난번 병원에서 말한 것과 동일하다. 여러 가지가 원인이라고 한다. 골반이 틀어져서 그런 이유와 왼쪽 골반 주위 근육량 부족 등등을 언급했다.


걷기는 문제가 없고, 앉아 있을 때 푹신하게 할 것, 집에서 골반 스트레칭 자주 할 것 등의 조언을 주셨다. 우선 일주일간 염증 치료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물리치료도 별반 의미가 없으며 본인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정도에 차이만 있을 뿐 아마 계속 아플 수 있다고 했다. 이미 틀어진 몸의 구조를 뒤바꿀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평생 몸을 썼으니 고마운 몸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일거양득


공간 모닝 주변을 걸으면서 맛집을 탐방하기로 했다. 운동과 탐색을 동시에 즐길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다.


점심으로 만두와 찐빵을 먹기로 했다. 진북동 '만두가'는 공방에서 도보로 7분 거리에 있다. 아주 좁은 장소지만 사람들이 끊임없이 사 가는 것을 보면 맛이 있을듯했다.

요즈음은 늘 뱅쇼를 만든다. '모닝'에 손님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뜻한 뱅쇼와 찐빵을 먹은 후, 드립 커피 한잔과 만두를 먹었다.


모락모락 호빵 찐빵과 유사한 단팥 소인데 겉의 빵이 더 풍성하고 맛있다. 만두는 피가 얇아서 맛있는데 특히 새우만두는 새우 한 마리가 통으로 들어있어서 부드럽고 구수하다.


오늘 혼자 노는 나를 위해 인상파가 왔다. 인상파는 졸음이 몰려오는지 연신 눈을 감는다. 확실히 내가 편안하긴 한가보다.

인상파에게도 밥을 줬다. 희한하게 별로 생산적인 일을 한 것도 아닌데 하루가 금방 간다. 직장에서는 하루 온종일 일한 후 퇴근하면 공방에 와서도 바느질이나 그림 작업을 했는데, 요즘은 책도 못 읽고 놀고먹고 청소하면 저녁이 된다.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든다.



공간모닝 주소입니다.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숲정이2길 16-1

http://naver.me/GK5auVma



찐빵집만 보면 어린날 매일 수증기 이는 찐빵집 앞에서 서성이던 내가 생각이 난다. 이제 나는 찐빵 정도는 충분히 사 먹을 수 있어 행복해야 하는데 너무 나이 들어 여기저기 아픈 것이 조금 슬프다.


https://brunch.co.kr/@camp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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