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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업그레이드

돈의 맛

by 루씨

여행 가방을 끌고 걷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집을 나섰다. 일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런지 발걸음도 가볍다.


지난해 중국을 경유하는 항공편이 비용 절감은 되었지만 체력의 한계로 인해 너무 고단했다.


올해는 비행에 돈을 좀 더 지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사실은 지난해 오스트리아에서 딸이 독감에 걸리는 바람에 심신이 고달팠다. 우리는 조금 언쟁도 했고 다시 여행을 계획하는 일이 무리 일 듯했다.


하지만 돌아와서 한 달이 지나자 곧바로 여행을 다시 계획했다. 여름여행의 최적인 영국으로 정했다.


일복이 많은 딸은 비행기 타기 전날까지 야간 근무를 지속했다. 지난해에는 새벽 3시까지 근무했는데 올해는 12시 전에는 끝났으니 좀 나은지 모르겠다.


무리한 근무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뚜벅이 여행으로 모든 코스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딸이 신기할 따름이다. 인생이 유한함을 알고 엄마와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우리는 한해에 적어도 한 번이라도 여행을 못 가면 죽을 것만 같아 보이기도 한다.


새벽 3:50이지만 위가 쓰려서 전통의 맛 두 개를 골랐다

전주에서 올라와야 하니 일찍 서둘렀다.


그런데 너무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딸을 기다리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문을 통해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 것은 무척 흥미로웠다. 신나게 깡총대는 아이도 여행이 신나나보다.


항공편을 업그레이드하니 라운지도 이용가능하다. 샤워실도 이용가능하고 먹을 것도 많다.


늘 비즈니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 맛을 알지 모르겠다. 비행기를 처음 타 볼 때의 흥분이라든지 항공권 업그레이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기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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