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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북 토크

여행과 친구들

by 루씨

첫 북토크 작가로 염두에 둔 분이 있었다. 글 쓰는 플랫폼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된 이웃이다. <이탈리아 골목길 드로잉 산책> 박진호 작가님이다. 출간 전부터 응원한 작가다.


박진호 작가의 본업은 그림이 아니다. 이탈리아 출장을 24번 다니면서 틈을 내어 골목길을 스케치하고 글을 더해 출간했다.


첫 번째 북스헤이븐에서의 북 토크는 작가님의 배려로 이루어졌다. 책방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그림과 여행 관련 서적을 책장의 반 이상 갖추려고 계획했다.


아울러 그림 관련 작가님의 북 토크를 진행하고 싶었다. 곧 내 머리에 떠 오른 작가님은 브런치 초기에 이웃 작가님이신 박진호 작가님이었다. 무턱대고 인스타 DM을 보내고 짧은 대화 이후 북토크의 날이 정해졌다. 9월 말에는 각종 행사와 추석 직전이라서 다소 진행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무사히 행사를 마쳤다.


솔직히 작가님께 죄송한 어리바리 초보 책방지기의 좌충우돌의 날이었다. 웃으면서 배려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1부 - 드로잉 북 토크

2부 - 가든파티



앞으로의 북 토크를 위해 스스로 체크해 본다.


지노작가님과의 북 토크에서 좋았던 점


예상치 못한 만남들이 있었다. 김 예채 작가님도 함께 오셔서 글쓰기 및 출판에 대해 아주 짧지만 중요한 조언을 주셨다.


“투고를 하세요. 설사 거절을 당한다고 해도 짧은 한 줄의 피드백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것이 자신의 글쓰기에 큰 보탬이 된답니다.”


개성적이며 똑 부러지고 아름다우신 작가님의 친필 사인을 받았다.

북 토크를 마치고 가시면서 참여자 분들께서 덕담을 많이 남기셨다.


“가까이에 이런 좋은 곳이 있어서 정말 고마워요. 또 들를게요.”

“오늘, 감사했고 즐거웠습니다. 정리 못 도와 드리고 와서 그것이 걸리네요. “


참여하신 분들의 드로잉 및 컬러링


작가님의 스케치들이 매우 섬세하다. 그나마 가장 쉬운 부라노 섬의 집들을 따라 그려 보기로 했다. 파일첩에 미리 밑 스케치를 준비했고, 펜, 색연필, 수채 물감을 제공했다. (컬러링 및 드로잉 체험)


이탈리아 골목길 사진들은 작가님께서 공유해 주신 것이다.

조금 그림 실력이 좋으신 분들은 사진 속 풍경을 그렸다.


그림 그리시는 분들 모두 아이가 된 듯 귀여우셨다.



문제점 및 개선방향


1) 참여 인원을 정했으면 그대로 마감해야 한다.

2) 북 토크의 책을 여분으로 많이 비치해 두어야 한다.

3) 참여자는 책을 읽고 질문을 적어도 한 가지 준비해야 한다.

4) 작가님과 먼저 사전에 충분히 진행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작가님이 원하시는 내용 및 방향에 대한 의견이 중요하다.

5)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일을 벌일 것. 밤늦게 이어진 와인 파티 등은 너무 좋긴 했지만 정말 힘들었다.


감사한 이웃, 친구, 그리고 제자들


소중한 두 친구가 있다. 직장을 다니는데 퇴근 후 곧바로 와서 주방 일을 도와주었다. 내가 힘들다면 달려와 주는 고마운 이들이다.

또, 그림 회원님 중 한 분은 모임 회비도 내셨는데 개인적으로 따로 커피콩빵 기계와 재료를 가져오셔서 몇 번이고 구워 주셨다. 달콤하고 구수한 빵내음으로 가득하게 해 주시고 혼자서 여러 번 구우신 빵을 접시에 예쁘게 담아내셨다.


고맙고 사랑하는 나의 제자들, 예쁜 꽃과 이탈리아 와인을 들고 한달음에 와서 내 어깨가 쫙 펴지게 웃음을 주었다.


진북동 <성실슈퍼> 가맥집 사장님은 오만오천 받으시고 9만 원 정도의 음식을 주셨다. 묵은지 닭볶음탕이 너무나 맛있어서 모두들 반했다.


“이거 한 마리가 아닌데? 김치를 찬합에 많이도 주셨다.” 친구들의 말이다.


나의 단골 김밥집은 내가 김밥 한 줄만 시켜도 언제나 웃으면서 반겨주신다. 어제는 열네 줄 주문에 결재도 못했다. 너무 바빠서.


“김밥 돈은 내일 드릴게요.” 닭볶음탕과 김밥을 외상으로 했는데 다들 “천천히 하세요. “라고 하셨다.


진북동에 <쁘띠뽀레> 도예작가님은 선물을 들고 오셨다.

작가님은 무료로 북토크를 해 주셨다. 나는 온 마음으로 정성을 기울였다. 최소의 회비를 받아 결국은 지출이 더 컸지만 오신 분들이 대부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셨다고 문자를 주셨다.


다만, 지노 작가님을 다른 분들에게 빼앗겨 좀 더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책에 대한 북 토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점도 죄송하다. 그림 체험에 집중하다 보니 그리 되었다.


지난 추억은 모두 아름답다 한다. 작가님께서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하시길 바랄 뿐이다.


“서툰 첫 북 토크의 값진 희생이 되신 박진호 작가님!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 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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