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섭리대로

by 루씨

모든 일은 다 때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들이 어느 순간 순식간에 풀린다. 그러니 때가 이르기를 기다려야 한다.


원래 건물의 자리에 증축은 무리라서 옆에 한동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기초 작업을 마무리한 채로 증축 허가가 나기까지 3주 넘어 겨우 허가를 받았다. 증축 허가가 나면 증축을 이렇게 하겠소 하는 내용으로 증축계를 내야 한단다.


그 과정이 또 일주일 걸렸다. 이제 모든 것이 갖춰져서 공사를 시작하려니 눈이 내리고 날씨가 춥다.

유니작가 워크샵(인물은 내 맘대로 넣어 보았다) - 왼쪽/ 책방 오니 눈이 내렸다
본 사진의 오른쪽에 증축 공사 예정

공사가 지연되어 내내 속앓이 했지만 눈을 보니 마냥 좋다.

처음에는 증축으로 인해 잔디 공간이 작아지고 화단이 하나 없어져 아까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익숙해지면서 조금 더 편해졌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맞나 보다. 아니,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한다.


눈은 참 그렇다. 내릴 때는 기분 좋고 내린 후 보는 것도 좋다. 다만, 눈길이 미끄러워 힘들고 눈이 녹을 때 상당히 지저분하다.


모든 것에는 일장일단이 있는 법이다. 공사가 지연되다 보니 외부 벽을 무슨 색으로 어떤 재료로 할 것인지 다락을 몇 평으로 할지 아예 일층과 이층을 분리해야 할지 내내 설계를 바꾸고 고민했다. 여러 사람의 조언을 받기도, 여러 곳에 방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웃기는 포인트는 결국엔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책방 이름도 수없이 고민을 했었지만 원점으로 돌아가 처음 마음먹은 대로 지었다.


이럴 거면 고민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 과정이 싫지만은 않다. 때로 설레어 외부 색을 바꿔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고 건축 소장님과 상담도 했다.


결론, 열 평 건물 하나 올리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자연의 섭리에 맡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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