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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캠퍼스씨네이십일 Oct 31. 2016

재개봉하는 <색,계>의 매력

이십대가 봐야할 클래식 100선


<색, 계>

원제: Lust, Caution/色, 戒
제작년도: 2007
제작국: 중국, 미국, 대만
감독: 리안
출연: 양조위, 탕웨이


중국 작가 장아이링이 1979년에 쓴 소설을 대만 출신 리안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1938년에서 1941년까지 홍콩과 상하이를 오가며 친일괴뢰정권의 핵심 인물과 그를 암살하기 위해 접근한 중국 독립단 여성의 운명을 그린 스파이 애정물이다. 서구 강국이 중국을 차지하기 위해 각자 조계지를 만들었던 1940년대 상하이의 동서양 문화가 뒤섞인 매혹적인 풍경이 훌륭하게 재현되었다. 정보부 대장 이(양조위)와 신분을 위장하고 그에게 접근하는 왕치아즈(탕웨이)의 숨 막히는 첩보전과 강렬한 육체적, 감정적 이끌림이 격조 높은 영상예술적 언어로 표현된다. 실화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이야기인데, 이 영화를 수준 높은 에로영화 정도로 격하시켜서는 절대로 안 된다. 영화는 역사적 사건 속에 휘말린 개인들의 관계를 통해 인간과 사랑의 본성, 이념과 감정의 충돌과 그 후의 선택 등 많은 휴머니즘적 문제의식들을 던진다. 욕망(색)과 신중(계) 사이,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현장에서 운명을 한탄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개인들에게 연민의 시선을 던지게 하는 멜로드라마 걸작이다. 



글 정민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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