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캠퍼스씨네이십일 Nov 14. 2016

에디 레드메인을 핥아보자

불쌍한데… 그게 어울려

액터스토커- 에디 레드메인

불쌍한데… 그게 어울려


가련해서 보듬어주고 싶은데 가련한 게 미치도록 어울려서 계속 가련하게 방치해두고 싶은 그런 모순적인 매력의 남자? 주근깨가 매력적인 배우 에디 레드메인. 그의 가련함 속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모아봤다.


2013 <레미제라블>
한국에 에디 레드메인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린 작품이자 에디 레드메인을 모르는 사람도 ‘아, 레 미제라블 마리우스!’ 하고 떠올릴 수 있게 만든 작품이다. 그는 혁명을 일으키기 위해 사랑하는 코제트를 떠나 정부군과 싸우러 가지만 친구들은 다 죽고 혼자 살아남는다. 홀로 남아 쓸쓸하게 부르는 노래가 참 애처로워 보이면서… 어울려. 아마 이때부터 에디 레드메인을 떠올리면 ‘불쌍한’ 마음부터 들기 시작한 것 같다.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 찼지만 코제트를 위해 힘껏 지어 보이는 미소가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물론 그의 준수한 가창력 또한 눈여겨봐야 할 작품이다.



2014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에디 레드메인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스티븐 호킹의 일대기와 그의 연인인 제인 호킹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 굵은 안경테, 구겨진 교복, 반쯤 벌린 입으로 어딘가 지질하고 자신감 없어 보이는 에디의 너드 연기를 보면 마리우스의 패기를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다. 이보다 더 루저 같아 보일 수 있을까. 하지만 여자친구를 보며 웃는 미소와 수줍게 고백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사랑스러움이 묻어나고, 왜 제인이 호킹의 옆을 떠나지 못했는지 알 것만 같다. 희귀병으로 온몸이 점점 마비되는 스티븐 호킹을 연기하기 위해 에디는 육체의 변모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어제와 오늘의 근육 수축 과정이 다르고 또 병세가 다른 호킹을 입술과 그 사이로 새어나오는 발음, 목발에 의지해 걸어가는 폼까지 관찰력으로 재현해낸 것. 보고 있으면 ‘맴’이 찢어져. 근데 또 너무 잘하잖아! 실제로는 에디가 아픈 게 아니란 걸 알지만 스크린 속으로 달려가 안아주고 싶어진다. 



2015 <주피터 어센딩>
흑역사. 우리 에디는 이런 영화 나온 적 없습니다. 빼애액



2015 <대니쉬 걸>
그간 에디 레드메인이 쌓아온 가련, 병약, 불행한 인물 연기가 포텐을 터뜨렸다. 에디 레드메인과 <레미제라블>의 감독인 톰 후퍼가 다시 만나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화가, 릴리 엘베의 인생을 그렸다. 에디는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남자의 갈등과 슬픔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물론 엄청 안쓰럽고 가련하게. 여성을 연기하는 에디의 연기는 손짓에서 고개를 돌리는 각도까지 무서울 정도로 계산되어 있어서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아마 여성을 연기하는 게 아니라 그 순간만큼은 완전히 여성이 되어 살았을 것 같다. 반복되는 성전환 수술과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부정당하는 데에 대한 고통으로 점점 피폐해져 가는 에디를 보면 마음이 미어진다. 


2016 <신비한 동물사전>
J. K. 롤링이 시나리오에 참여했고, 감독은 잭 스나이더. 이 영화는 망하려야 망할 수가 없다.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해리 포터에 대한 추억이 간만에 돋아 감탄하고 에디 레드메인의 매력에 다시 한번 감탄. 청색 코트에 노랑 조끼 조합은 도대체 누가 생각한 건지, 상주고 싶다. 뉴욕을 처음 방문한 영국 청년이 덕력을 발휘해 신비한 동물들과 놀다니. 그동안 얼굴 클로즈업이 잦은 영화들에서 풍부한 감정선을 보여줬던 에디가 이번에는 메이저 영화에서 입지를 다질 기회다. 에디 레드메인은 마법 동물학자 역할을 맡았는데 런던이 아닌 뉴욕을 누비며 탈출한 동물들을 찾아 헤맨다. '머글'의 도시에서 신비한 동물들을 안전하게 되찾으려는 해결사와 같은 역할이다. 이번에도 작품 속에서 가련한 연기를 보여줄지는 미지수지만 5부작이나 되는 분량으로 만든다니 그 안에 가련한 장면 하나쯤은 나오길 기대한다.



글 박형준 대학생 기자

작가의 이전글 김영란법, 캠퍼스엔 어떤 영향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