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감독 개러스 에드워즈 출연 펠리시티 존스, 디에고 루나, 견자단 국내 개봉 12월28일
1977년, 조지 루카스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개봉 당시 제목은 <스타워즈>)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 작품이 40년에 걸쳐 시리즈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스타워즈>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고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2008년에 개봉한 <스타워즈: 클론 전쟁>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영화화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이 프랜차이즈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건 디즈니가 루카스 아츠를 인수한 뒤부터다. 본래 1년에 한편씩 총 6년에 걸쳐 1편 <보이지 않는 위험>(1999)부터 6편 <제다이의 귀환>(1983)까지 3D 재개봉을 할 계획이었으나, 디즈니의 인수로 인해 이 계획이 취소되고 새로운 트릴로지 제작에 착수하게 된다. 그 출발을 알린 것이 바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이다.
디즈니는 또한 이 새로운 ‘시퀄 트릴로지(에피소드7~9)’를 구상하면서 스핀오프 시리즈인 ‘스타워즈 앤솔러지’를 구상한다. 이중에서 가장 먼저 개봉하는 것이 바로 이번에 다룰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 이하 <로그 원>)다.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요 내용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시리즈와의 연결점은?
클래식 트릴로지(에피소드4~6)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이렇다. 루크 스카이워커는 부모를 일찍 여의고 타투인 행성에서 큰아버지, 큰어머니와 함께 농사를 짓고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루크는 우연히 주운 드로이드(C-3PO, R2-D2)에 담긴 메시지를 보고 오비완 케노비라는 인물을 만나러 간다. 거기서 루크는 자신의 아버지가 제다이 기사단의 단원 아나킨 스카이워커라는 것과, 그가 다스 베이더라는 배신자에게 살해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복수를 다짐하는 루크는 오비완에게 포스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이 과정에서 은하 제국과 반란 연합의 싸움에 휘말리게 된 루크는 한 솔로와 함께 레아 오르나가 공주를 구출하고 제국의 강력한 병기인 데스 스타를 파괴한다. 이후 다스 베이더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힌 루크는 오비완의 스승이던 요다를 찾아가 그에게서 수행을 받지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신의 친구들을 위해 베이더와 맞대결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베이더의 정체를 알게 되며, 패배하게 된다. 시간이 흐른 뒤, 완벽한 제다이로 거듭나게 된 루크는 자바 더 헛으로부터 한 솔로와 레아를 모두 구해낸다. 그리고는 은하 제국의 황제 펠퍼틴 앞에서 베이더와 다시 대결을 펼쳐 승리를 거둔다. 루크는 자신의 제자가 되지 않겠느냐는 펠퍼린의 제안을 거절하고, 펠퍼틴은 그를 죽이려 든다. 이때 조금이나마 남아 있던 선한 기운에 눈을 뜬 베이더가 황제를 처치하고 숨을 거둔다. 그와 더불어 새로이 건조하던 데스 스타 II마저 파괴되며 제국은 멸망하고, 은하계는 평화를 되찾는다.
반면 프리퀄 트릴로지(에피소드1~3)의 주역은 전작들의 주역인 루크의 아버지, 아나킨 스카이워커다. 큰 줄기로 보자면 아나킨이 노예에서 자유인이 되어 어린 제다이 수련인인 파다완이 되고, 성장하여 제다이가 되는 과정에서 악의 길에 빠져들어 자신의 손으로 제다이들을 숙청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비교적 단순한 플롯을 지녔던 클래식 트릴로지와 달리 상당히 복잡한 이야기들이 얽혀 있는 데다 과거에 있지도 않은 설정들이 추가되고, 이상한 캐릭터들까지 추가되는 등(대표적으로 자자 빙크스) 여러모로 팬들에겐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 시리즈다. 다만, 엄청난 CG와 더불어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준 라이트세이버 대결 시퀀스만큼은 높이 평가받는다.
시리즈와의 차별점은?
이번에 개봉하는 <로그 원>은 <새로운 희망> 직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은하 제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인 데스 스타의 건조 정보를 빼내려는 반란 연합 특수부대원들과 제국군의 대립을 보여줄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시리즈 최초로 제다이가 등장하지 않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제작진이 밝힌 만큼 상당히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반란 연합의 공격에 대응하는 제국군이 등장하는 작품이니만큼 제국군의 최고 군사령관인 다스 베이더가 출연한다. 클래식 트릴로지에서 베이더의 성우를 맡은 제임스 얼 존스가 그대로 출연하기에 팬들에겐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로그 원>은 어디까지나 메인스트림, 즉 큰 줄기에 해당하는 작품이 아니라 외전에 해당하는 작품이기에 여러 부분에서 기존의 <스타워즈>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부분이 많다. 우선 주요 출연진의 면면이 그렇다. 클래식-프리퀄-시퀄 트릴로지까지 주역들은 대부분 무명이거나 신인을 기용해온 전통이 깨진 편이다. 주연을 맡은 펠리시티 존스나 포레스트 휘태커, 매즈 미켈슨에 견자단까지 전부 유명한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상징인 ‘오프닝 크롤’(작품이 시작하기 전 인트로로 나오는 크레딧)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연 본 작품은 어떤 오프닝을 보여주면서 ‘앤솔러지 시리즈’의 전통을 만들어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이 작품은 ‘스핀오프’라는 단어의 뜻에 걸맞게 <스타워즈> 시리즈의 가장 큰 줄기인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벗어난 최초의 작품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제목이 <로그 원>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앤솔러지 작품인 <스타워즈: 한 솔로>(가제, 2018, 이하 <한 솔로>), <스타워즈: 보바 펫>(가제, 2020, 이하 <보바 펫>)의 방향성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 솔로>는 <새로운 희망>의 술집 장면보다 10년 전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될 것으로 확정됐으며, 아마 한 솔로가 밀수꾼으로 살아가게 된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보바 펫>의 경우는 제작 여부만 결정된 상태라 단언하긴 힘들지만 아마 아버지 장고 펫이 사망한 뒤 보바 펫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성장영화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그렇다면 과연 이 작품에서 일어난 일이 내년에 개봉할 <스타워즈 에피소드8>에 영향을 미칠까? 이에 대한 답을 해보자면, ‘별로 없을 것’이다. 애초에 <로그 원>은 <새로운 희망> 직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게다가 <스타워즈> 세계관의 큰 줄기인 아나킨 스카이워커와의 접점도 거의 없다.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생각해도 무방한 수준이기에 여기서 <에피소드8>과의 연관성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로그 원>을 따라가기 위한 기본 용어
은하 제국: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 시점으로부터 19년 전, 펠퍼틴 당시 공화국 최고 수상이 세웠으며,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 구은하 공화국을 그대로 계승했다는 것이 특이점. ‘공포와 힘에 의한 질서와 유지’를 모토로 한 정책을 시행했고, 인간중심주의를 통해 외계 종족들을 차별하기도 했다. 이에 반발해 나타난 세력이 바로 반란 연합. 제국은 펠퍼틴의 사망 이후 멸망 직전에 이르지만 다시 세력을 키워 ‘퍼스트 오더’라는 명칭으로 부활한다.
반란 연합: 은하 제국의 폭정으로 인한 반발로 각계각층 인사들의 지원하에 구성된 조직. 제국 초기엔 의회가 남아 있었기에 자신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내세웠지만 의회마저 해산되고 제국의 압박으로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 상황에서 루크 스카이워커와 한 솔로를 끌어들이면서 데스 스타를 파괴해 제국에 일격을 가하고, 엔도 전투에서 건설 중이던 데스 스타2마저 파괴하고 황제를 죽이며 신 공화국을 조직하게 된다. 참고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등장하는 저항군과는 별개의 조직이다.
데스 스타: 은하 제국의 최강 병기. 자체적인 무장도 상당한 데다 주포인 슈퍼레이저는 행성 하나를 파괴시킬 정도의 위력을 갖췄다. 실제로 작중에서 레아 오르나가의 고향인 앨더란을 파괴시킨 전적이 있다. 이렇게 강력한 병기임에도 약점은 있다. 직경 2m 남짓의 환풍구였는데, 반란 연합의 X-윙에 타고 있던 루크 스카이워커가 이 환풍구를 공격해 데스 스타를 파괴한다. 이후 제국은 약점을 보완한 데스 스타2를 건조하지만 완성이 되기도 전에 파괴당한다. 참고로 이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탈취하려 하는 특수부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바로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다.
스톰트루퍼: 은하 제국의 주력 지상 보병부대. 공화국 시절의 클론트루퍼를 계승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전부 인간 병기로 키워진 클론트루퍼와 달리 스톰트루퍼의 경우 제국 아카데미에서 선발된 자원병들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작중에선 최강의 특수부대로 묘사되지만 주인공들 앞에선 무력한 모습을 보여줘 ‘스톰트루퍼 효과’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졌다. 참고로 특유의 디자인 때문에 팬들에게 인기가 많다.
데스트루퍼: <로그 원>에서 첫 등장하는 엘리티 스톰트루퍼. 오슨 크레닉 지휘관의 직속 산하 병사들이며, 반란 조직을 청소하는 것이 주 임무. 약간은 귀여운 느낌을 주는 스톰트루퍼의 헬멧과 달리 상당히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헬멧을 쓴다.
글 이창규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