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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캠퍼스씨네이십일 Dec 08. 2016

<어쌔신 크리드>덕후가 분석한 영화vs게임

<어쌔신 크리드>
감독 저스틴 커젤 / 출연 마이클 파스빈더, 마리옹 코티야르 / 국내 개봉 2017년 1월 중순



내년 1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어쌔신 크리드>는 독특한 세계와 역동적인 액션 신으로 벌써부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매그네토 역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이클 파스빈더가 주인공이라는 점도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 영화 <어쌔신 크리드>의 궁금증을 달래기 위해 이 영화의 뿌리인 동명의 원작 게임의 매력부터 짚어보도록 하자.  


이 게임이 대체 뭐기에 
<어쌔신 크리드>는 유비소프트가 2007년에 출시한 암살 액션 게임이자 이후 연이어 출시된 시리즈를 지칭하는 타이틀이다.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장이 팔렸고 2009년까지 800만장이 팔렸다. 이후 발매된 후속작들의 판매량을 모두 합치면 2014년 기준으로 약 7400만장 이상  팔린 초인기 시리즈다. 지금까지도 그 인기는 유지되고 있고 새로운 후속작이 나올 때마다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어쌔신 크리드>는 역사물에 암살을 넣고 거기에 또 SF를 섞은 다소 독특한 게임이다. 주인공은 애니머스란 기계를 통해 자신의 유전자 속에 담긴 조상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이를 통해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암살자가 되어 박진감 넘치는 활극을 펼친다. 
게임의 인기 요소 중 하나가 암살이다. 잠입 암살 게임을 표방하는 만큼 <어쌔신 크리드>는 주로 암살 미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암살 방식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양하게 바뀐다. 군중 속에 숨어 죽이기, 경비원을 매수하여 대상에 접근해 죽이기, 벽과 지붕을 타고 창문으로 들어가 기습해 죽이기 등 플레이어의 게임 속 자유도가 높다. 보통 현실 속 암살처럼 암살 도중 경비원에게 들키거나 큰 소리를 내면 암살에 실패하게 되는데 난이도가 꽤 높아 플레이어는 긴장감을 가지고 암살을 준비하게 된다. 또한 파쿠르와 암벽타기로 현란하게 건물들을 넘어다니는 액션은 게임의 또 다른 즐길 요소다. 그중 도시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자유낙하 후 착지하는 ‘신뢰의 도약’은 강한 임팩트를 남겼고 <어쌔신 크리드>의 상징적인 기술이 되었다. 또 다른 매력은 역사 속 사건들. 시리즈가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시간대를 배경으로 게임이 만들어졌다. 십자군전쟁과 르네상스부터 산업혁명기까지 이르는 시대에서 귀족에서 하층민까지 다양한 계급의 주인공이 암살자로 활동한다. 이때 역사적 사건들의 고증이 의외로 철저해서 게임에 리얼리티를 더한다. 역사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주인공의 조력자 혹은 적으로 등장하고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군중들 한명한명을 만날 수 있다. 이런 입체적인 경험으로 인해 플레이어는 게임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역사적 지식이 쌓이게 된다. 어찌나 효과적인지 <어쌔신 크리드> 한번하면 역사 과목은 만점 맞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게임 속 히든 블레이드



게임 속엔 두 비밀결사가 등장한다. 바로 암살단과 템플 기사단이다. 이 두 집단의 갈등은 게임 스토리의 주축이 된다. 두 집단은 수천년간 서로 다른 이념으로 대립해왔으며 모든 역사적  사건에 개입해왔다. 인류의 자유의지를 믿고 부당한 억압으로부터 인간들을 수호하려는 암살단, 인류를 무지몽매한 존재로 보고 강한 힘으로 전 인류를 통합하여 질서를 지키려는 템플 기사단. 게임 플레이어는 암살단의 멤버인 어쌔신으로 게임을 진행하기에 자연스럽게 템플 기사단을 적대하게 되고 그들의 이념을 부정한다. 하지만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인류의 통합과 질서를 추구하는 템플 기사단의 논리가 완전한 악이 아님을 보여주고 이념을 위해 무고한 사람을 암살하는 암살단 또한 완전한 선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이는 두 집단의 갈등이 단순한 선과 악의 갈등으로 단순화할 수 없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두 이념에 대해 생각하게끔 유도하며 <어쌔신 크리드>의 세계에 점점 더 빠져들게 한다. 


새로운 프랜차이즈 탄생할까 
영화는 칸영화제 경쟁작까지 올라간 <맥베스>(2015)의 저스틴 커젤 감독이 맡았고, 이때 함께 작업한 마이클 패스벤더와 마리옹 코티야르가 주인공과 그의 조력자로 또다시 호흡을 맞췄다. 출연 제의를 받기 전엔 원작게임을 해본 적도, 게임의 존재 자체도 몰랐던 패스벤더지만 “암살단과 템플 기사단은 <스타워즈> 같은 선과 악의 싸움이 아니다. 그것은 더 복잡한 도덕적 논쟁이다”라고 엠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말해 <어쌔신 크리드>의 세계관을 꽤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이클 패스벤더는 이 영화의 제작자로도 참여한다. 
애초 게임 팬들은 데스몬드 마일즈가 주인공인 시리즈 1편을 따르는 실사화라고 예상했지만 영화는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킨다. 영화의 주인공은 칼럼 린치, 어쌔신의 후손이자 템플 기사단이 쫓는 어떤 유물에 대한 단서를 가진 인물이다. 템플 기사단에 납치된 칼럼은 애니머스 기계를 통해 자신이 어쌔신인 아귈라르의 후손인 걸 알게 되고 15세기 스페인 종교재판으로 돌아가 그의 모험을 경험하게 된다. 제작사 폭스는 영화 <어쌔신 크리드>가 원작 게임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일종의 스핀오프임을 밝혔기에 이후 게임의 원작 캐릭터 또한 영화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영화의 분위기는 원작과 매우 비슷하다. 원작 시리즈의 상징인 눈까지 내려오는 후드와 손목의 히든 블레이드, 그리고 신뢰의 도약이 들어갔고 건물과 건물을 뛰어다니는 파쿠르 액션도 빠지지 않았다. 역사물을 찍은 경험이 있는 감독답게 중세 스페인의 모습도 매력적으로 담아냈다. 영화 <어쌔신 크리드>가 원작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새로운 영화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어쌔신 크리드> 기본 용어
암살단 – ‘어둠 속에서 빛을 섬기다’는 신조로, 인간의 자유의지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비밀결사단이다. 수천년간 세계 전역에서 활동한 단체이며 템플 기사단과는 오랜 숙적이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 위세가 약해져 현재는 그 존재조차 불분명하다.
템플 기사단 - ‘이해의 아버지께서 우릴 이끌어 주시길.’ 모든 인간 위에 군림하여 인류의 통합과 질서를 가져오려는 비밀결사단. 암살단과 마찬가지로 수천년간 세계 전역에서 활동했다. 권력을 지향하기에 세계의 독재자와 부호들이 단체의 회원인 경우가 많다. 
히든 블레이드 - 모든 시리즈에서 빠지지 않는 무기. 손목 아대에 숨겨진 접힌 칼날이 손을 젖히면 튀어나온다. 은닉이 용이해 암살자들의 주 무기로 쓰인다.
신뢰의 도약 - 암살자의 가장 대표적인 기술. 높은 곳에서 자유낙하한 후 지면에 안전하게 착지하는 기술이다.
애니머스 - 유전자를 자극하여 조상의 기억을 이끌어내는 기계. 시술자는 조상의 기억과 자신의 기억이 동기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글 박형준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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