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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캠퍼스씨네이십일 Jan 10. 2017

자비에 돌란의 팬이라면 만족할 영화 <단지 세상의 끝>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은 제69회 칸영화제 심사의원대상 수상작이다. 불치병에 걸린 작가 루이(가스파르 울리엘)은 12년만에 집에 돌아온다. 물론, 자신의 죽음을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가족들은 집에 돌아온 루이를 반기지만 이들 사이엔 묘한 거리감이 있다. 가족에게는 어떠한 비밀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영화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각 인물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거대한 외부 사건이 아닌,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엉켜있던 감정으로 생긴 갈등이 이야기를 끌고간다. 또한 인물이 가진 본질적인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상관 없는 듯한 이야기들로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그점이 인물간의 긴장감을 점층 시킨다. 허나 문제는 관객이 인물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것이다. 12년동안 만나지 못했다는 일에 대해 각자 반가운 한편, 속에 서운함과 분노가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껴지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어떠한 설명도 없이 갑자기 인물들끼리 감정을 폭발시켜 버린다. 관객이 공감하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웃다 화냈다 삐졌다 해버리니 어느 인물에 이입을 하면 좋을지 난감하다. 또한 대화 중에 계속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기도 하는데 격변하는 감정선과 어우러지니 더더욱 그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관객만 배제된다.
자비에 돌란의 영화 답게 상징적인 장면들이 주를 이루나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여태 돌란이 보여준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평소 자비에 돌란 감독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호의적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이라면 이번에도 똑같은 '자비에 돌란 스타일'의 감성에 지레 질려버릴 수도 있다. 


글 이규오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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