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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캠퍼스씨네이십일 Mar 14. 2017

<미녀와 야수> 벨로 돌아오는 엠마 왓슨의 인생작은?


갈수록 ‘잘생쁨’(잘생김+예쁨)이 빛을 발하고 있는 에마 왓슨. 이번 <미녀와 야수>의 ‘벨’ 역할로 ‘헤르미온느’의 꼬리표를 똑 떼어내길!. 


글 문재연 대학생 기자


<해리 포터 시리즈>(2001~11)
“레비‘오’사가 아니라 레비오‘사아’거든?” 부스스한 머리에 또박또박한 말투, 그리고 ‘감정의 폭이 티스푼만 한’ 두 남사친이 멍청한 짓을 할 때면 큰 눈을 굴리며 핀잔을 주는 헤르미온느. <해리 포터와 불의 잔>(2005)부터 머리도 더 윤기 있어지고 심각하게 예뻐지는 바람에 원작 헤리미온느와 맞지 않는다는 덕후들의 불평이 있을 정도. 시리즈의 시작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에서 해리가 볼드모트와 처음 대면하기 직전, 두려워하는 해리에게 “마법 주문을 많이 아는 것보다 용기와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할 때 보여준 강한 멘털이 헤르미온느, 그리고 에마 왓슨의 본령처럼 보인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011) 촬영을 앞두고 하차설이 돌았지만, 다른 헤르미온느를 상상할 수 없다는 팬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마지막까지 헤르미온느로 출연했다.


<월 플라워>(2012)
<해리 포터> 시리즈 이후 맡은 첫 주연작. 에마 왓슨은 주인공 찰리(로건 레먼)가 속수무책으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샘’ 역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 픽시커트로 등장한 에마 왓슨은 한층 성숙미를 뿜어내는데, 그 바람에 <해리 포터> 촬영 막바지에는 가발을 쓰고 연기했다고 한다. <월 플라워>는 찰리, 샘 그리고 샘의 이복형제 패트릭(에즈라 밀러)의 성장을 그린 영화다. 터널을 달리는 차 안에서 데이비드 보위의 <Hero>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자 벌떡 일어나 바람에 몸을 맡기는 ‘자유’ 그 자체다. 개봉 당시 어느 평론가는 “에마 왓슨은 쫓아오는 이들을 따돌린 호그와트 탈옥수처럼 자유분방하게 연기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블링 링>(2013)
<블링 링>은 LA에 사는 10대 서너명이 패리스 힐튼, 올랜도 블룸, 린제이 로한 등의 할리우드 스타의 빈집을 털이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LA 미디어가 이 청소년 범죄단에 붙여준 별명이 바로 ‘더 블링 링’. 에마 왓슨은 할리우드 스타의 집을 터는 ‘블링 링’ 갱단의 니키를 연기했다. 개봉 당시 어색한 미국식 억양 연기로 악평에 시달렸지만 한편으로 이미 할리우드 초특급 스타인 그가 그런 할리우드 스타의 집을 털고 유명세를 얻고 싶어 하는 10대를 연기한다는 아이러니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에마 왓슨의 말도 안 되는 미국 발음 외에 돋보이는 것은 다른 출연진이 모두 무명의 10대들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 지나치게 아름답고 청소년 같지 않아 되레 이질적인 에마 왓슨을 확인할 수 있다. 


<미녀와 야수>(2017)
장미꽃 떨어지는 1분30초짜리 티저 영상을 몇 십번이나 돌려봤는지 모른다. <미녀와 야수>의 ‘벨’ 역에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나온 게 2015년이었으니 2년간 에마 왓슨의 팬들은 이 영화를 기다린 셈이다. 공공연한 페미니스트인 에마 왓슨이 디즈니 공주 벨(벨은 곧잘 스톡홀름신드롬 환자로 취급받는다)을 연기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그러나 애초에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1991) 시나리오작가는 벨을 페미니스트 캐릭터로 설정했다고 한다. 당시 스튜디오쪽에서 반대가 있어 설정의 상당 부분이 삭제되었는데 2017년 버전에서는 여자주인공의 캐릭터가 어떻게 재구성됐을지 궁금하다. 원작에서는 벨의 아버지가 발명가였던 반면, 실사화 버전에서는 아예 벨을 발명가로 설정됐다. 에마 왓슨이 코르셋 착용을 거부한 사실도 굉장히 유명하다. 에마와 벨은 닮은 점이 많다. 출생지가 프랑스라는 것도 같고, 둘 다 엄청난 독서광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에마 왓슨은 OurSharedShelf라는 독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무엇보다 에마 왓슨이 노란 드레스를 입고 야수와 춤을 추는 장면은, 실사가 아니라 동화책 속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믿겠다. <라라랜드> 대신 <미녀와 야수>를 선택한 에마 왓슨의 벨이 자꾸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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