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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래 Aug 18. 2023

루브르박물관 Musée du Louvre

루브르 박물관의 역사

결국 보는 것은 보이는 것을 바꾸고 보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_제임스 엘킨스


파리에서 살면 가장 좋은 점이 뭘까요? 바로 박물관, 미술관을 마음껏 다닐 수 있다는 거예요. 3년간 파리에 살면서 가장 많이 갔던 곳이 ‘몽마르트르 Montmartre’와 ‘튈르리 정원 Jardin des Tuileries’이었어요. 18구 4호선 북쪽 끝자락 ‘마르카데-푸아소니에 Marcadet-Poissonniers’에 살고 있어 몽마르트르까지 5분이면 갈 수 있었죠. 지금은 집 앞 산책 정도로 끝내지만 그땐 동네뿐 아니라 시내 골목골목 새로운 곳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면서 틀루즈 로트랙, 에릭 사티, 수잔 발라동, 모리스 위트릴로가 다니던 길목을 자주 걷곤 했습니다. 시내를 걷고 싶을 땐 지하철을 타고 시내 중심 ‘샤틀레 Chatelet’에서 내려요. 프랑스 현대미술관인 ‘퐁피두 센터 Centre Pompidou’에 들러 마르크 샤갈, 앙리 마티스, 잭슨 폴록의 작품을 휘리릭 보고는 ‘퐁네프 Pont Neuf’를 건너 루브르박물관으로 갑니다. 루브르박물관에서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등 수 많은 보물을 실컷 보고는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나네요. 프랑스 편에서는 루브르박물관이 생겨난 배경과 함께 파리에 있을 때 자주 만났던 작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루브르박물관의 역사

  루브르박물관은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처럼 프랑스를 대표하는 박물관입니다. 영국의 대영 박물관(The British Museum), 바티칸시티의 바티칸 박물관(Vatican Museums)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기도 하죠. 나라를 대표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곳은 전 세계 유명한 작품들이 모여 있는 보물창고 같은 곳입니다. 그러면 루브르박물관은 원래부터 박물관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이곳은 12세기 앵글로 노르만족 즉, 영국의 공격으로부터 파리를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의 왕 ‘필립 2세 Philip II’가 만든 요새가 시초에요. 루브르박물관 지하에는 당시 요새로 쓰였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랬던 곳이 ‘프랑스와 1세 François I’ 때 다시 한번 궁으로 바뀌게 돼요. 이후 1682년 ‘짐이 곧 국가다’라고 말한 태양왕 ‘루이 14세 Louis XIV’가 프랑스 왕궁을 베르사유에 만들게 되면서 루브르에서 거처를 ‘베르사유 궁전 Chateau de Versailles’로 옮깁니다. 그럼 남아 있는 루브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루브르 궁전 안에 ‘왕립 예술아카데미’가 세워졌고 이곳에 왕실의 예술품을 보존하게 되었죠. 한마디로 프랑스 예술가들을 교육하는 장소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루브르박물관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유

  루브르 궁전이 정식 루브르박물관으로 바뀐 것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에요. 프랑스 대혁명의 상징이 곧 루브르인 셈이죠. 1793년 8월 10일 중앙 예술박물관으로 공식 개방되면서 지금까지 이집트 유물을 비롯해 총 8개 전시관에 약 38만 점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소장품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루브르박물관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최초의 공공미술관이라는 거예요. 그전까지 미술관은 왕족, 귀족, 교회의 특권 같은 것이었어요. 현대에 와서도 미술관 문턱이 높다 느끼는 건 여전히 특권층의 전유물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루브르박물관의 작품을 다 보려면 한 달 이상 걸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작품의 총량이 38만 점이라는 것이지 실제 전시되는 작품 수는 3만 5천 점으로 기간마다 기획을 달리해 교대로 전시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38만 점을 만날 일은 없습니다. 도슨트 할 때도 110여 점 작품이 있다고 모두 다 전시해설을 하진 않습니다. 꼭 해설해야 하는 작품, 이야기가 풍성한 작품, 기억하기 좋은 작품, 나를 사로잡는 작품을 선별해서 전시해설을 해요. 루브르에 갈 계획을 세우고 계신다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 정도 알아두고 가시는 것 어떨까요. 가장 유명해서 교과서적인 작품엔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루브르박물관은 작품만큼이나 유명한 게 또 있습니다. 현대와 혁신의 아이콘인 유리 피라미드에요. 우리는 보통 루브르로 들어가는 입구 정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 유리 피라미드는 1989년 루브르를 전면적으로 개조하기 위한 사업인 ‘그랑 루브르 Grand Louvre’의 일환으로 완공되었습니다. 루브르의 피라미드를 건축한 사람은 중국계 미국인 페이인데요. MIT 공대와 하버드 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한 인재죠.     


  1981년 미테랑 대통령의 ‘그랑 루브르’ 프로젝트의 중요한 사안이 고전적인 느낌이 강한 루브르를 현대적인 미술관으로 탈바꿈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첫 성과가 바로 건축가 페이의 유리 피라미드입니다. 유리 피라미드는 가장 완벽한 구조인 삼각형 수백 개와 마름모꼴 유리로 이루어져 있고 철재, 알루미늄 같은 현대의 재료로 만들어져 지하 2층까지 연결됩니다. 보통 지하라고 생각하면 어두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요. 역피라미드가 있는 지하에 내려와 있으면 넓은 광장에 서 있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투명한 삼각형 유리를 투과한 많은 양의 빛이 지하 바닥 깊숙이 쏟아져 내리거든요.     


  루브르의 유리 피라미드는 에펠탑이 완공될 때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프랑스인 90퍼센트 이상이 반대한 이유는 프랑스의 전통을 파괴한 디자인이라는 점이었어요. 거기에 전통 프랑스인이 아닌 다른 나라의 건축가라는 점도 한몫했을 테고요.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익숙해지면서 이제 루브르 하면 ‘유리 피라미드’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처음 에펠탑이 생겨나서 정착할 때처럼 말이에요. 지금은 ‘에펠탑’, 루브르의 ‘유리 피라미드’가 파리의 상징이 되었죠. 아마도 이 두 개의 건축물을 보기 위해 프랑스로 여행 가는 분들도 많이 계실 거예요.


루브르박물관 구조도

  자, 유리 피라미드까지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작품들이 있는 곳이 어느 곳인지 알고 가셔야겠죠? 루브르박물관은 쉴리관Sully관, 드농Denon관, 리슐리외Richelieu관 총 3개의 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관에는 어떤 작품이 있을까요. 쉴리는 앙리 4세 때 루브르의 관장으로 이곳에는 박물관의 요새 시절 성벽과 고대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스 시대의 유물과 17~19세기 프랑스 회화를 볼 수 있습니다. 드농은 나폴레옹 1세 때 군대를 따라다니며 예술품만을 수집(?)한 사람으로 프랑스 문화예술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인데요. 루브르박물관의 한쪽 날개인 드농관에는 이 책에도 소개할 ‘모나리자’와 고대 그리스 조각, 중세부터 르네상스, 바로크,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작품이 있습니다. 약소국 측면에서 보면 도둑맞은 작품들일 텐데 한자리에서 세계 미술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우리에겐 행운인 셈이죠. 마지막으로 리슐리외는 루이 13세 때 유명한 정치가였어요. 이곳엔 ‘메디시스 갤러리 (루벤스의 방)’이 따로 있는데 ‘마리 드 메디치의 생애’ 24연작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17세기 북유럽 회화, 18세기 프랑스 조각, 나폴레옹 3세 때 화려한 궁정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박물관 관람 시간을 4시간 정도 생각하신다면 리슐리외관을 빠르게 보고 쉴리관, 드농관으로 동선을 옮겨 가며 관람하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루브르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작품

  그럼 본격적으로 루브르에서 꼭 봐야 할 작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위에 언급한 바 있는데 찾으셨나요? 교과서에 자주 등장해서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왜 중요한지 여전히 아리송한 작품 위주로 소개해 드릴게요. 순서대로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민중을 이끄는 자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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