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필수상품 퇴직연금 RRSP와 비과세 통장 TFSA. RRSP와 TFSA는 계좌의 종류로, 아무 은행에서나 개설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아이들 교육적금인 RESP도 마찬가지다. 여러 개의 계좌를 여러 군데 은행에서 개설가능 하다.
캐나다 파이어 투자의 기본이자 절세의 핵심 상품인 RRSP와 TFSA를 열었다면 이제 시작이다.
만약 당신이 은행에 가서 위의 세 계좌 중 하나라도 직접 열었다면, 은행 담당자가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뮤추얼 펀드로 가입하는 걸 추천드려요."
'뭔 소리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진 않았는가? 그랬다면 반은 성공했다.
나는 처음 RESP를 개설할 때 은행 담당자가 뮤추얼 펀드를 하라길래 불신 레이더가 작동해서 "싫다"라고 거절하곤, 그냥 일반 예금 계좌로 열어 달라고 했다. 아이고 두(頭)야...
펀드. 주식. 이런 말만 들으면 투기 같아서 날이 선 고슴도치처럼 바짝 날이 서던 시기였다. '나를 등쳐 먹으려고 하다니. 실적에 눈이 먼 놈 같으니라고!'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그래서 아주 오래도록 아이들의 RESP 계좌를 예금으로 두었다. 몇 년 동안 얼마가 이자로 쌓였더라.... 한 1%쯤 되었으려나? 당연히 인플레이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자를 받았다. 앉은자리에서 돈을 쑥쑥 까먹고 있었다.
만사 귀찮으면, 이 펀드를 사면 된다
그러던 내가 투자서를 읽고, 파이어를 공부하고, 캐나다식 투자, 절세, N잡을 공부하면서 캐나다 유명 투자 전문가 블로그를 하나둘씩 만나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나 같은 귀차니스트에게 딱인, Canada Couch Potato라는 유명 인덱스 투자 블로그다. 인덱스 투자가 뭐냐고? 깊게 갈 필요 없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추천한 투자 방식이다. 아무리 날고 기는 투자자라도 결국 주식시장 흐름을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만큼 수익을 못 낸다나.
여기서 추천하는 펀드가 있다. 물론 여기서만 추천하는 펀드는 아니다. 이거 하나면 사면 만사 오케이 포트폴리오. 이름부터 올인원 (All-in-one ETF)이다.
세 개의 유명 회사인 뱅가드, 아이셰어, 비모에서 거의 같은 종류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참고로 뱅가드에서 판매하는 ETF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산다 (제일 유명하니까). 이게 무슨 상관이냐면, 나중에 팔 때도 살 사람이 많다는 소리다.
자. 다음 테이블을 보고 아무거나 골라 잡아도 된다. 연간 수수료를 보고 골라 잡아도 된다. 괄호 안에 있는 티커를 보고 마음에 드는 ETF를 (예: VEQT) 사서 RRSP, TFSA, RESP 주식 계좌에 넣어두면 된다.
더 좋은 점. ETF 보통 구매 및 판매 시 대게 수수료가 없다 (중개사마다 다르지만). 더 더 좋은 점. 작지만 약 평균 2.5% 정도 배당금도 나온다. 대신 제대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오래오래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귀차니스트를 위한 펀드 족집게, 끝!
-끝-
물음표
이 펀드가 대체 뭔지 궁금하다고? ETF가 뭐냐고? 인덱스 펀딩이 뭐냐고? 올인원이라고 하니까 괜히 찜찜하다고? 바로 이런 물음표들이 여러분을 제대로 된 투자의 세계로 이끌어 줄 것이다. 궁금해하고, 공부하라!
자, 우선 어렵고 머리 아파 보이는 용어들은 잠시 치워두고 세계의 많은 투자 귀재들이 말하는 주식 투자의 기본 요소들을 몇 가지 짚어보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여러분이 주식을 사 봤던지 아닌지 상관없이 이 투자 명언을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분산투자하라는 소리다. 더 단순하게 말하자면 이렇다. 캐나다에 산다고 캐나다 주식만 살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니 미국,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시장의 주식을 사라는 것. 또한 주식만 사지 말고 채권, 금, 현물, 부동산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라는 것. 즉 투자의 다양화가 투자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ETF 상품들이 바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은 금융 상품들이란 소리다 (참고로 ETF란 인덱스 펀드를 주식처럼 편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금융상품을 뜻한다).
주식 100%인 뱅가드의 VEQT만 보더라도 미국, 캐나다,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주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위에서 소개한 세 회사의 차이점은 어떤 펀드를, 얼마만큼의 비율로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다른 정도라고 할 수 있다.
VEQT 포트폴리오
주식 vs. 채권
주식은 주식회사의 자본을 이루는 단위로 투자자로부터 돈을 받고 발행하는 증서이다. 주식을 사면 주주가 된다. 회사에 경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주인이 되는 것이다.
채권은 정부, 공공기관, 특수법인과 주식회사 형태를 갖춘 사기업이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비교적 장기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이다. 따라서 국채는 정부에서 발행하는 만기가 정해진 채무증서라 하겠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주식은 회사의 실적, 경기의 흐름, 업계의 트렌드, 세계정세 등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쉽게 요동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투자 상품이라고 한다면 채권은 홈런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자잘한 수익을 안정되게 얻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제일 편하다 (꼭 그렇지 만도 않지만).
위에서 소개했던 ETF를 보면 주식 (stock)과 채권 (bond) 비율이 100:0에서부터 20:80까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체 뭘 사야 하냐고? 자신의 나이대에 맞는 비율의 '채권'을 사라는 게 일반적인 조언이다.
무슨 소리냐 하면, 자신이 40대면 채권이 40%, 주식이 60%인 VCNS 상품을 구매하라는 소리다. 은퇴 나이인 60대가 가까워질수록 돈을 꺼내 쓸 날이 가까워 온다. 따라서 장기투자가 점점 불가능 해 진다는 소리이며, 안정성을 더 추구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소리다.
물론, 자신의 위험 감수성도 한 몫한다. 야수의 심장을 가졌다면 언제든 주식 100%인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다만 20대라면 당연히 주식 100%인 ETF 상품을 추천하고 60대에 꺼내 쓰라고 할 테지만.
사계절 포트폴리오
사계절 포트폴리오는 유명한 투자전문가 레이 달리오가 고안한 투자 방식이다. 사계절 날씨처럼 물가와 경기가 상승과 하락함에 따라 네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투자방식이다. 안정적 투자 방식이라 하겠다.
경기와 물가가 모두 상승하는 경우
경기와 물가가 모두 하락하는 경우
경기는 상승하지만 물가는 하락하는 경우
경기는 하락하지만 물가는 상승하는 경우
이런 경우의 수를 따졌을 때, 어떤 금융상품을 사야 하는지 추천한 포트폴리오라 하겠다. 내가 이 포트폴리오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리밸런싱(re-balancing) "이란 개념이다.
사계절에 따라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치자. 주식 30%, 채권 55%, 금 7.5%, 원자재 7.5%로 된 포트폴리오다. 어떤 경제 계절이 오더라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내는 방식이다. 문제는 각 항목의 가격이 여러 가지 상황에 맞춰 오르고 내림에 따라 비율이 바뀌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최적의 포트폴리오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주식이 포트폴리오 구성의 35%가 되면 5%를 팔고 부족한 채권을 구매하여 주식 30%, 채권 55%의 비율을 맞춘다는 소리다.
자, 이쯤 되면 눈치챘을 거다. 그렇다! 이 모든 법칙을 다 품고 있는 것이 바로 위에서 추천한 ETF다. 장기투자를 위한 상품이다. 최소 10년 정도. 이 상품이 분기별로 자동으로 주식/채권 비율이 당신이 고른 상품 비율에 맞춰 리밸런싱 된다. 당신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완전 제대로 된 패시브 투자라 할 수 있겠다.
TD 담당자가 사라던 뮤추얼 펀드는 뭐가 문제냐고?
바로 수수료 때문이다. 뮤추얼 펀드나 ETF나 결국 비슷한데, 수수료만 거의 10배가 차이 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투자금이 적어서 수수료가 0.2%던지 2%던지 상관없겠지만, 나중에 투자금이 불어나기 시작하면 연간 수수료에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인다. 10억 투자금을 30년 동안 모았다고? 수수료만 일 년에 1800만 원 차이다!
수수료 차이!
물론 뮤추얼 펀드로 RRSP를 산 당신이. 과거의 나보다는 낫다. 그래도 나는 셀프 인베스팅을 추천한다. 위의 ETF 중 하나를 사고 배당금 자동투자 (DRIP)까지 해 두면, ETF에서 분기별로 나온 배당금으로 ETF를 계속 자동으로 구매해준다. 물론 추가 수수료도 없다.
자... 이제 '배당금'이 뭔지 궁금해지지 않았는가? 대체 배당금은 뭐지. 뭐가 좋은 거지? 궁금해지셨는가! 자 이제 배당킹과 배당귀족의 세계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