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내 생일날은 나에게 너무 우울한 날이었다.
뭔갈 기대하게 만드는 특별한 날, 많은 것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근래 들어 가장 감정적인 바닥을 찍었던 날이었다. 그리고 브런치에도 "나는 생일날 더 우울하다"라는 글을 올렸었다.
음력 생일을 지내는 엄마의 생일날은 우리 가족들에게 자주 잊혔다. 특히나 외국에 사는 나에게 음력생일은 더 챙기기 힘든 날이었다. 그래서 엄마 생일이 지나고 나서야 섭섭해하는 엄마의 푸념을 듣고 부랴부랴 용돈을 송금하곤 했었다. 하지만 바닥을 쳤던 내 생일날을 보내며 그동안 엄마를 섭섭하게 했을 나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번 엄마 생일은 내가 챙기리라 마음먹었다.
한 달 전부터 가족 그룹톡을 통해 엄마의 생일을 확인했다. 가족톡에서 날짜를 확인해야 가족 모두에게 엄마 생일이 리마인드가 된다. 어떻게 엄마를 행복하게 해 줄까 고민하다가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꽃 프리지어와 엄마가 갖고 싶어 하는 스마트와치를 선물하기로 계획했다. 마침 남편의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나가있는 이곳 에드먼턴 친구에게 엄마의 생일날에 맞춰 온라인 주문을 부탁했다.
역시 한국은 좋은 나라. 꽃이 이렇게 싱싱하게 그것도 하루 만에 저렴한 가격으로 배달되다니...
친구가 내 마음을 담아 판매자에게 부탁한 메모가 또 한몫을 했다.
엄마의 행복한 답톡이 도착했다.
"엄마는 너무너무 행복해~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 이 꽃으로 만족, 우리 딸 항상 고맙고 사랑해~"
그리고 보너스 하나 더, 생일 축하 노래를 첼로로 연주해 리코딩해서 보내 드렸다.
올해 엄마의 생일이 엄마에게 많이 많이 행복한 날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