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비아 Jan 22. 2024

나는 생일날 더 우울하다  

오늘은 만 49세 내 생일, 다른 날보다 더 우울하다.


기대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것들이 짜증스럽다. 


남편의 미역국도 (미역국만 끓였다), 

아들의 카드도 (카드만 썼다)

성가대 찬양도 (망칠게 뻔히 보이는 곡을 지휘자가 골랐다),

목사님의 설교도 (너무 나 들으라고 하는 뼈 때리는 말씀이다),

생일 챙겨준다고 점심 먹자고 한 친구들도 (일정상 이른 저녁으로 바꾸자는 톡을 보내왔다). 


갱년기 우울증 자가 테스트를 해보니 10문항 중 8문항이 이미 몇 개월 전부터 나에게 지속되는 현상이다. 2주 이상 지속되는 항목이 2개 이상이면 초기 우울증, 5개 이상이면 심한 우울증이라 한다. 그리고 우울의 척도를 테스트하니 심한 우울 상태에 가까운 수치가 나온다. 


극복하고 싶은 의지보다는 그 우울 속에 당분간은 갇혀 살고 싶다. 

아무와도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도 않다. 

그 와중에 브런치에 글은 쓰고 싶어 이렇게 주절거린다.

 




 




   

작가의 이전글 첫 번째 첼로 콘서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