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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May 26. 2024

하루에 네 끼는 먹어야죠

한국 같이 갈래? 3

한국 같이 갈래? 1

토요일 새벽 5시에 집을 출발해 에드먼턴 공항으로 향했다.

남편과 팀홀튼 커피를 한잔씩 하고 밴쿠버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면세점 쇼핑도 하고 베트남 국수도 한 그릇씩 사 먹었다. 

11시간의 긴 비행 끝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한국시간 일요일 오후 4시였다. 

주말이라 그런지 광주행 리무진 버스가 두 시간 후에나 자리가 있었다. 

버스 맨 뒷좌석 두장을 간신히 매표했다. 

처음 타보는 프-리-미-엄 버스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4시간을 꼬박 달려 광주 유스퀘어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짐이 많아 남편과 택시 두대에 나눠 타고 

친정으로 향했다. 

친정에 도착하니 밤 11시. 

꼬박 26.5시간 걸린 긴 여행이었다. 

보통 24시간이면 오는데 밴쿠버에서도 인천공항에서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하지만 우리는 피곤치 않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가 

한국의 후덥지근한 날씨 (여긴 너무 건조해서 후덥지근이란 있을 수 없다)

내 기억 저편에 잊혔던 

반가운 광주고속 거북이

그립고 그리웠던

사랑하는 엄마 아빠

.

.

.

그리고 친정엄마의 집밥!


한국에 가면 시차 때문에 보통 새벽 4시면 깬다. 

엄마아빠와 새벽기도를 다녀와 엄마아빠가 다시 잠자리에 드시면

나는 냉장고에서 밑반찬을 꺼내 새벽 식사를 한다.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이렇게 하루 4끼를 먹는다. 


하루하루 가는 게 아쉽다. 

하루에 4끼*21일=84끼

63끼(3끼*21일)는 나에게 후회와 아쉬움을 남길 것이 분명하다. 


내 손으로 음식을 만들고 상을 차려야만 나와 가족의 한 끼가 해결되는 내 캐나다 삶의 현실...

vs. 

냉장고만 열면 밑반찬과 음식이 가득한 광주 친정...  


최선을 다해서 84끼를 먹었다.

그리고 다시 캐나다로 돌아온 지금, 나는 후회도 아쉬움도 없다.  


새벽밥 먹고 있는 나를 남편이 도촬 했다. 


거북아, 반갑다. 얼마 만에 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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