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토리만 보는걸로&가지 마세요, Banff National Park
밴프 국립공원에서 캠핑을 한다면, 가장 좋은 베이스캠프로 나는 레이크루이스 캠핑장을 추천한다. 주변에 아름답고 유명한 트레일들이 많고, 캠핑장이 electric fence로 둘러져 있어, 잠잘 때 뽀시락거리는 소리가 들려도 마음 놓고 잘 수 있다. 실제로 자스퍼 휘슬러 캠핑장에서 우리 텐트 앞을 어슬렁 거리고 다니는 곰을 본 뒤로 나는 레이스루이스 캠핑장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레이크루이스 캠핑장은 hard-sided (모터홈, 트레일러)와 soft-sided (텐트) 캠프 사이트로 나뉘고 soft-sided 사이트 주변으로는 electric fence가 야영객들을 야생 동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 준다. 특히나 이곳은 곰이 많다.
이번 스토리에서는 레이스루이스에서 출발하는 St. Piran 트레일을 소개한다. 하지만 절대 가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첫 번째 이유는 상당히 가파른 코스이기 때문이다. 레이크루이스보다 1000미터가 높은 곳이니, 얼마나 가파를지 상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곳은 레이크루이스를 방문한 관광객들 중 등산 좀 한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트레일이다. 유명한 Big Beehive를 가는 트레일이기도 해서 그렇다. 레이크루이스를 출발해 첫 번째 휴식처인 Mirror Lake에서 잠시 휴식 후, 가파른 등산로를 계속 오르다 보면 Tea house가 있는 Lake Agnes에 도착한다. 이곳까지 올라오는 등산객은 여름엔 무지무지 많고 여름이면 등산로가 매우 붐빈다. Tea House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맛있는 커피 한잔, 또 배고픔을 달랠 샌드위치와 수프를 상상한다면 꿈을 깨라고 얘기하고 싶다. 1층과 2층에 놓인 테이블 개수가 상당히 많지만 이곳에서 테이블 잡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이곳을 권하고 싶지 않은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말똥 때문이다. 레이크루이스에서 출발해 Lake Agnes까지 horse riding은 이곳의 유명한 관광 상품이다. 말이 가는 길은 등산로와 다르지만 또 겹치는 부분도 많다. 말의 생리 현상을 우리가 조절할 수 없기에, 등산로 곳곳에서는 말이 남긴 흔적들에 얼굴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Lake Agnes를 지나면 말똥 냄새와 등산인파로부터 벗어난다. 그리고 한쪽 시야가 완전히 열리며 레이크루이스와 Mount Temple을 계속 감상하며 갈 수 있는 지그재그 등산로가 시작된다. 목적지인 St. Piran 꼭대기에서는 360도 파노라마뷰가 기다리고 세 개의 호수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아들이 중2였을 때 아들의 친구 두 명과 함께 레이크루이스 캠핑장에 머물며 이곳에 올랐었다. 사춘기였던 아들은 엄마 아빠보다 친구가 더 좋은 나이였고, 친구들과 함께여서 캠핑도 하이킹도 가능했다.
결론은:
1. 레이크루이스를 방문하면 Fairview Lookout으로 가세요.
2. Mirror Lake, Lake Agnes가 가고 싶다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세요.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Length: 왕복 12.2 km
Elevation gain: 985 m
All Trails 링크: https://www.alltrails.com/trail/canada/alberta/mount-st-p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