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lands Passion Play라는 3시간짜리 예수님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 공연이다. 이 공연은 200여명의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가 자원 봉사자들로 이루어진다. 매년 7월이면 3주간 금토일 주말에 9번 무대에 올려진다. 모두들 자기의 숙박을 스스로 책임지며 3개월간의 연습과 공연 전 과정을 소화한다.
공연장은 공룡 박물관으로 유명한 드럼헬러 외곽에 위치해 있다. 공연은 무대 세트에서 또 공연장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골짜기와 봉우리들을 최대한 이용해서 진행된다.
공연시작 10분 전 배우들이 나와서 무대를 준비한다. 공연 중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저기 오른쪽에 보이는 당나귀를 어디에서 구해왔는지 모든 게 신기하다.
3시간 모든 에너지를 쏟은 공연을 마친 배우들의 얼굴이 그렇게 환할 수 있을까? 공연 후 예수님 역할을 맡았던 Scott Heatcoat와 잠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어떤 공연에서든 주인공이 가장 인기가 많다. 우리 앞으로도 뒤로로 예수님과 사진을 찍고 싶은 관중들로 줄이 엄청났다. 하지만 우리 차례가 되었을 때 배우는 우리에게 어디서 왔는지 가장 좋았던 장면은 어떤 것이었는지 물어주고, 악수해 주고 웃으며,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매 공연전마다 관중들이 자기를 보지 않고 예수님을 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그의 환한 미소와 촉촉한 눈빛이 너무너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 공연을 돕는 무대진행자들도 모두 봉사자이다. 무릎에 무릎보호대를 차고 와서 삐딱 삐딱 걸으며 우리를 자리에 안내하고 돕는 봉사자들, 중간 휴식시간 때 골프카트에 아이스크림을 싣고 와서 파는 할머니 할아버지 봉사자들, 더운 날씨에 주차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쓰며 차량의 흐름을 돕는 봉사자들... 공연만큼이나 그들의 모습은 나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휴식시간에 나타난 아이스크림 골프카트
다음날, 멋진 드럼헬러 풍광 속에 18홀을 돌고 스위트홈으로 돌아왔다. 휴식에 필요했던 나에게 너무 힐링이 되었던 1박 2일 여행이었다.
은퇴 후 나도 이곳 공연장에서 엑스트라 배우로 또 발런티어로 함께 하고 싶다는 버킷리스트가 추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