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디톡스
옷 안 사기 일주일 매~우~ 힘들었다.
가족들에게도 선전 포고를 해 놓은 체면도 있고, 또 브런치에도 올렸고...
올 한 해는 (내년엔 몇 개 사야지) 옷 사기는 그만 두기로 선언했으니, 이제 나의 관심은 골프화와 명품 가방으로 옮겨지고 있다.
작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골프, 나이키 러닝화는 그린에 왠지 맞지 않는 것 같다. 평소 사고 싶었던 편안한 골프화 브랜드의 세일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페북은 내가 요 브랜드를 좋아하는걸 우찌 알았는지, 페북을 열 때마다 요 브랜드 광고가 자꾸 뜬다. 한번 맘에 드는 제품이 있어 클릭을 했더니만 이젠 페북을 열 때마다 요 신발이 자꾸 뜬다. 흐미~
나: 여보, 당신 골프화 하나 사야지? 이백불 짜리가 백불 오십 프로나 세일하네. 당신 거 하나 살까? 여자 거도 괜찮은 거 있네.
나: 골프 타운 클럽세트 세일이네. 드라이버라도... 쌀 때 바꿀... 선생님이 나에게 이제 클럽을 바꿀 때가 됐다고 그러셨...
연말연시 이런저런 송년 모임에 차려입고 다니며 들고 다닐 가방이 없음이 통탄스러웠다. 가방???? 스무 개는 넘게 있지만 부티나는 명품 가방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격식 있는 자리에 뽀다구 나게 들고 가고 싶다. 뷔똥 가방을 내 생일 선물로? 요런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곧 내 생일이 다가온다. 온갖 구실로 뭔가를 하나 지르고 싶은 욕구가 끊임없이 샘솟는다.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이미 갖고 있다. 더 많은 것을 또 더 좋아 보이는 것을 갈구하는 것에서 멈추자. 그리고 내가 이미 가진 것들을 돌아보자.
다시 한번 마음 잡아보자.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