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러닝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운아빠 Jul 30. 2022

러닝 기록(22.07.28) #169

휴가2일차.


여섯시가 채 되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잠자리가 바뀌어서 인지 중간에 몇 번이나 깨고 잠을 푹 잘 수 없었다. 아직 덜 깬 잠과 더불어 전 날의 음주로 무거운 몸을 일으켜 자기 전에 준비해 놓았던 워치,운동복,양말을 챙겨 조용히 문을 열고 나섰다. 마당에 있는 의자에 잠시 앉아서 정신을 차리고 있는데 앞집에서 풀어놓고 키우는 닭이 목청 크게 소리를 질렀다. 꼬끼오~~(일어나라~~)

네비를 켜고 마이산 남부주차장을 향해 운전대를 잡았다. 시골이기도 하고 새벽시간이라서 그런지 도로는 거의 나의 개인 전용도로인 것 마냥  오로지 나 혼자만 이용하는 기분이었다. ​


20여분 남짓을 달려 남부주차장 1주차장에 와보니 그 큰 주차장에 차가 한대만 주차되어 있었다. 나보다 더 빨리 온 관광객이 있다니 놀라웠다. 입구를 보니 한 부부가  천천히 마이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려 잠시 스트레칭을 했다. 천천히 달리는 것 자체가 스트레칭이라는 나의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그동안에는 스트레칭을 하지 않았었는데 최근 들어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서 이제는 꼭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워치를 켜고 천천히 달렸다. 마이산 남부주차장에서부터 탑사, 은수사를 찍고 다시 돌아오는 코스는 산이라기보다는 산책로의 느낌이 들었다. 거리도 왕복 5km 정도로 달리기에 너무 좋은 코스였다. 시원한 새벽의 피톤치드 가득한 공기를 마시면서 천천히 달리고 있자니, 중간중간 보이는 주변의 풍경이 너무 운치가 있었다. 나도 모르게 달리기를 멈추고 사진도 찍고 벤치에 앉아 풍경을 잠시 감상하기도 하며 걷뛰 걷뛰를 하며 기분 좋게 올라갔다. ​


탑사에 도착해보니 나도 모르게 입에서 감탄사가 나왔다. 우와~ 경이롭다는 말이 몸에 확 와닿았다.

전 날 인터넷을 나오는 사진들을 보기는 했지만 직접 가보니 정말 멋있고 아름다웠다.

다른 여러 수식어보다 그냥 딱 한 문장이 계속 머리에 새겨졌다.

‘진짜 멋있다.’

탑사에서의 큰 감동을 받고 은수사까지 천천히 걸으며 주변의 풍경을 더 감상하며 즐겼다.

은수사에 도착해서야 멀리서 보였던 마이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보이는 암마이산과 숫마이산을 보니,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진심으로 들었다.

한가지 아쉬웠던 건 사진을 아무리 잘 찍으려 노력해도 마이산의 이 웅장한 아우라는 결코 사진에 담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마이산은 정말 꼭 와서 실물을 봐야 한다. 가족들과 꼭 다시 와서 직접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분 좋은 러닝을 마무리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러닝 기록(22.07.27) #16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