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느낀 새벽 5시의 공기는 상쾌했다.
아직은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기 전인 새벽 5시.
자유의지는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5시에 밖에 나가 걸어보니 묘한게 좋은 기분을 느꼈다.
5월의 새벽 공기는 약하게 에어컨을 켠 것처럼 시원한 느낌이었고, 고요함 속에 갑자기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은 반가웠다.
하루 중 가장 차분한 시간이지 않을까 싶다.
한때는 나도 하루를 길고 알차게 쓰고 싶은 마음에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 했었다.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러저러한 핑계들이 쌓여, 이제는 7시 더 늦으면 8시에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나는 스스로 나름 이성적인 성격이라 생각한다. 전날 술을 마시고 아침에 눈을 뜰 때 그리고 체중계에 표시되는 숫자를 보았을 때, 이성적이라면 늦은 기상의 나태함을 벗어던지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법도 한데, 의지의 문제인지 말처럼 쉽지가 않다.
6시의 알람이 울리면, 전날 밤의 굳건했던 다짐은 입 안의 달콤한 솜사탕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기 일쑤이다. 자연스레 알람을 끄고 다음 타자인 7시 알람이 울리기까지 달콤한 솜사탕 같은 단꿈을 꾼다.
그 거부할 수 없는 순간의 달콤함은 아주 잠시일 뿐 눈을 뜨면 어김없이 후회를 한다. 이런 패턴이 벌써 1년째 반복되고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달리기의 매력에 빠져있던 나는 해가 뜨기도 전인 깜깜한 새벽 시간에 매일 밖에 나가 달렸다. 달릴 때는 몇 번이나 '이 힘든걸 왜 하고 있지' 생각을 하지만, 달리고 난 후 집에 들어가기 전의 그 상쾌함은 조금 전의 생각을 다 잊게 만들 정도로 정말 매력적이다. 이 매력을 한 달 가까이 즐기던 나는 슬개건염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나 잠시 달리기를 멈춘 상태이다. 아직 완벽하게 무릎이 돌아오진 않았지만 조금씩 달리기에 빠져있던 당시의 몸 컨디션으로 맞춰놓으려 한다.
이제 곧 그 상쾌함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조금씩 노력해야겠다.
6시를 두 번 만나는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김승호 대표님의 책 '생각의 비밀' 중 나오는 한 꼭지의 제목이다.
읽은 지 시간이 조금 지나 자세히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핵심은 제목처럼 하루를 일찍 시작하면 성공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그런 내용이다.
100번 이해가 되고, 1000번 공감이 된다.
해가 중천에 떴을 때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과 아침 일찍 일어나 다가올 하루를 준비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사람은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