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16에 앞서 애플 iOS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2007년 아이폰과 함께 등장한 iOS는 1세대부터 3세대까지 비상을 위한 준비 운동 기간으로 분석된다.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시점은 iOS4부터다. OS X에서 파생된 모바일 OS 또는 아이폰 OS라 불렸던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는 이때부터 정식으로 ‘iOS’라는 명칭을 부여받게 됐다.
2008년 문을 연 앱스토어는 애플과 앱 개발자들의 협업으로 2009년까지 약 18개월 동안 30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 건수를 돌파했다. 안드로이드 진영 대비 높은 수치였다.
故 스티브 잡스는 “18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30억 건이 넘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으며, 이는 이전에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놀라운 수치”라며, “혁명적인 앱스토어는 아이폰과 아이팟 사용자들에게 다른 모바일 기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당분간 앱스토어를 따라잡을만한 경쟁자는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앱스토어를 등에 업은 애플은 2010년 6월 기존보다 100여 개 이상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iOS4를 발표했다. ‘아이폰4’에 적용돼 세상에 나왔다. 애플 모바일 운영체제 명칭인 ‘iOS’가 공식화됐다.
iOS4는 사실 모바일 운영체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새롭게 디자인된 ‘아이폰4’가 더 주목받았다. ‘아이폰4’의 디자인은 최근 출시된 ‘아이폰 SE’의 기반이 될 정도로 아이폰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중요 지표였다.
iOS4의 핵심은 멀티태스킹 기능의 추가다. 이전에는 아이폰 앱을 실행한 후 다른 앱으로 넘어가려면 그 전의 앱을 종료하고 원하는 앱을 구동해야 해 번거로웠다.
폴더 기능도 추가됐다. 기본 검색 기능도 웹 검색과 위키백과 검색이 새롭게 더해졌다. 문자의 바이트 숫자를 나타낼 수 있는 옵션, 사진의 장소 탭, 사파리 브라우저의 업데이트 등 소소한 부분까지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이밖에 아이팟 터치도 드디어 무료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졌다.
2011년 1월 6일 애플은 iOS 앱스토어에 이어 맥 앱스토어를 오픈했다. 오픈 당시 맥 앱스토어는 1000여 개 이상의 앱들이 구비돼 있었다. 故 스티브 잡스는 “맥 앱스토어는 1000여 개가 넘는 앱들과 함께 멋지게 시작한다”라며, “사용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앱을 검색하고 구입하기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 앱스토어는 오픈된 지 하루 만에 다운로드 건수 100만 건을 넘기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iOS 앱스토어는 2011년 1월 22일 다운로드 건수 100억 건을 돌파했다.
같은 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에서 열린 WWDC 2011에서 iOS5가 발표됐다. 그간 새로운 iOS는 아이폰과 함께 동반 공개됐지만 이 때는 iOS5 만이 공개됐다. 이후부터 애플은 iOS를 상반기 세계 개발자 대회인 WWDC에서, 아이폰은 하반기 별도 행사를 마련해 공개했다. 당시에는 ‘아이폰5’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얘기가 진행되다 보니 반쪽짜리 행사라는 말도 오갔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iOS5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행사였다. 일단 기존보다 더 많은 1500여 개의 새로운 API와 200여 개의 기능들이 추가됐다. 게다가 향후 애플을 이끌 클라우드 플랫폼인 ‘아이클라우드’가 발표됐다.
‘아이클라우드’는 2011년 10월 12일 ‘아이폰4S’ 출시와 함께 정식 오픈했다. 애플리케이션과 각종 콘텐츠를 기기 중심이 아닌 사용자 계정 중심으로 바꿔놨다. 종전에는 애플 기기에서 다른 기기로 콘텐츠를 전송하려면 별도 케이블이 필요했다.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
故 스티브 잡스는 아이클라우드에 대해 “PC의 하드디스크를 넘어 모든 콘텐츠를 각각의 기기에서 무선으로 연결해줄 것”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애플은 이미 ‘모바일미’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바 있다. 故 스티브 잡스도 실패를 인정하긴 했으나 아이클라우드만큼은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국내 이통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아이메시지’도 등장했다. 문자와 사진, 동영상, 연락처 등을 상대방과 주고받는 일종의 메신저다. 그룹 채팅도 가능했다. 새롭게 공개된 알림 센터와도 연계됐다. 문자 메시지 수익을 일정 포기해야 했던 이통사에게는 벼락같은 소식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삼성전자도 아이메시지에 대항할 수 있는 ‘챗온’을 오픈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음악 서비스 ‘아이튠즈 매치’도 공개됐다. 아이클라우드가 무료 5GB 용량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아이튠즈 매치는 연간 24.99달러를 내야 했다. 아이튠즈가 자동으로 이용자 컴퓨터의 음악 파일을 클라우드로 전송해줘, 다른 기기에서 음악파일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 밖에 알림 센터가 도입됐다. 안드로이드에서는 이미 있는 기능이었다. 알려야 할 내용을 종합해 한 화면에 보여주는 기능이다. 알림 메시지가 뜨면 그 메시지를 밀어 내용을 읽는 방식을 채택했다.
웹브라우저인 사파리도 개선됐다. 사파리 브라우저 주소창 옆에 버튼이 새로 배치되고, 리딩 리스트를 통해 웹페이지뿐만 아니라 다른 디바이스에서도 목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읽은 텍스트를 이메일로 전송할 수도 있다. ‘탭 브라우징’도 도입됐다.
‘스플리트 키보드’는 엄지 손가락만을 이용해 화면에 구현된 자판을 누를 수 있도록 두 개의 판으로 분리시켜 줬다.
무엇보다 사용자를 환호하게 만든 서비스는 ‘시리(Siri)’였다. 음성인식 비서로 음성명령을 통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사용자가 질문을 던질 때 해당 질문의 문맥을 이해했다.
예를 들면 “이번 주에 우산이 필요할까?”라고 물으면 시리는 사용자가 날씨 예보를 찾고 있다고 이해한다. “주변 교통 상황이 어떤가요?”라고 물으면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여기’가 어디인지 바로 확인해줬다. (한국어는 iOS6부터 지원했다).
시리는 자연어 음성처리가 가능한 서비스다. 초기부터 반응속도는 매우 빠른 편에 속했다. 음성인식 솔루션은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이 담당했으며, 지식검색 솔루션은 울프람알파를 사용했다.
2012년 6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에서 열린 WWDC 2012에서는 iOS6이 첫 공개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이폰 발표는 없었다.
애플은 iOS6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다. 200여 가지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 음성인식 비서인 시리는 드디어 한국어를 알아듣게 됐다. 기존보다 활용도가 대폭 향상됐다. 단순 검색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정보와 애플리케이션 구동 능력이 지원됐다. 아이패드도 시리를 품게 됐다.
페이스타임은 와이파이뿐만 아니라 3G로도 기존에는 와이파이로만 가능했다. 국내서는 카카오톡이 보이스톡을 내놓을 때라 적잖은 파장을 몰고 왔다.
애플은 iOS6부터 구글 지도가 아닌 자체 지도 서비스를 제공했다. 3D로도 구현되는 애플 지도는 단순 지도 제공 차원에서 벗어나 각 매장들의 정보 및 실시간 교통 정보도 표시해줬다.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줬다.
안타깝게도 애플이 제공한 지도 서비스는 초반부터 난타를 당했다. 비교 대상이었던 구글 지도 앱은 이미 많은 양의 데이터 축적을 통해 원활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상태였고, 애플 지도는 빈 곳이 많았다. 초반 서비스가 그렇듯 오류도 다양했다.
결국 애플은 새 지도 서비스가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임을 감안해,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나아질 것이라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외신에서는 에디 큐 애플 수석 부사장이 지도 담당자였던 리처드 윌리엄슨을 해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리처드 윌리엄슨은 iOS6 개발 당시 지도 서비스를 담당했는데 해고 배경에는 지도 오류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꼬리가 붙었다. iOS 총괄담당 수석 부사장이었던 스콧 포스톨도 해고됐다. 애플 지도 앱 문제로 팀 쿡 CEO와 정면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애플은 구글 지도를 뺀 지 3개월 만에 다시 구글 지도를 들여왔다.
이 밖에 iOS6에서는 ‘패스북’이 도입됐다. QR코드를 활용했다. 트위터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 정식 합류했다. 게임센터도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