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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기 Dec 13. 2016

스마트폰 원포인트 ③ 이동통신 세대  '1G-3G'

“이번 스마트폰은 캣(cat)12를 지원합니다”

“응!?”


많이도 변했다. 예전에는 2G, 3G를 지원한다는 말을 자주 쓰곤 했는데 LTE 시대에 오니 속도를 얘기하더니, 이제는 전문용어까지 동원된다. 정말 격세지감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예전을 돌아보게 됐다. 드라마 시청 전 오프닝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다 이상한 기계음이 들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다들 알 수도 있겠으나 그 기계음은 PC통신을 연결하기 위한 소음이다. 천리안과 하이텔, 나우누리 등 다양한 PC통신을 이용하기 위해 전화선을 활용하다 너무 많은 통신비에 혼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최근에는 커피숍에서도 와이파이를 이용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테더링도 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했다.  


휴대폰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스마트하지 않았다. 이동통신 표준 세대별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휴대폰의 변천사를 조망해볼 수 있다. 이번 포스트에는 간단하게 1세대(1G)부터 3세대(3G)까지 살펴보도록 한다.


모토로라 다이나텍 8000




1세대 - 아날로그 시대, 응답하라 1988


1세대(1G) 이동통신 방식은 아날로그 통신으로 음성만 쓸 수 있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사용자가 말을 하면 그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방식이다. 음성통화만 가능했다. 문자는 아직이다. 느린 전송속도도 문제였지만 보안에도 약했다.  


1세대는 약 6년 만에 막을 내렸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첫 적용돼 1996년에 2세대에 바톤을 넘겨줬다.  

당시 휴대폰은 무전기를 연상케하는 다소 투박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집 안에서 쓰던 무선전화기와 비슷하다. 크고 무거워 ‘벽돌폰’으로 불렸다. 전화가 잘 터지지 않아 ‘호신용’으로 쓴다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왔다. 게다가 통신비가 비쌌기에 일반 사용자는 엄두를 내지 못하기도 했다.  


1988년 7월 1일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이 AMPS 방식의 1세대 이동전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모토로라는 즉각 1987년 개발한 다이나텍 8000 시리즈를 한국에 들여왔다.


응답하라 1994의 한 장면. 씨티폰에 얽힌 이야기가 안방을 폭소케 했다. (사진=응답하라1994 캡쳐)


국산폰은 1988년 9월 모습을 드러냈다. 88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삼성전자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SH-100을 공개했다. 당시 SH-100은 IOC 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인사들에게 선물로 증정됐다는 후문이다. 무게 700g으로 당시에는 획기적으로 가벼운 수준의 휴대폰으로 기록됐다.  


야심차게 내놓기는 했으나 판매량은 부진했다. 워낙 모토로라가 강세였다. 전세계 시장을 호령했던 모토로라는 국내서도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할만큼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삼성전자가 오늘날 국내 휴대폰 왕좌를 가져오게 된 계기는 1994년 ‘한국 지형에 강하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내놓은 새 브랜드 ‘애니콜’로 가능했다. 애니콜 첫 모델은 SH-770으로 광고비만 무려 56억 원으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삼성의 애니콜 첫 모델 SH-770 (사진=삼성이야기)




2세대 - 아날로그 ‘안녕~’ 디지털 ‘반가워’


1996년 2세대 통신 시대가 개막했다. 대중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 때다. 업체들뿐만 아니라 가정내 또는 학교 한 학급당 몇몇의 학생들이 휴대폰을 들고 다녔다.  


실제로 체감되는 가장 큰 변화는 음성통화와 함께 문자 메시지 전송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현재처럼 긴 문자 메시지는 지원되지 않았으나 비교적 짧은 문자를 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통신비가 저렴해졌다. 다양한 업체들이 휴대폰 시장에 뛰어 들었으며, 이통사들도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마케팅 맹공세를 펼쳤다.


배우 임은경은 TTL소녀로도 불린다. SK텔레콤의 휴대폰 대중화 바람을 불어온 광고 모델로도 유명하다. (사진=SK텔레콤)


1세대가 아날로그 방식이었다면 2세대는 디지털 방식이 도입됐다. 아날로그 음성을 쪼개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거나 디지털 신호 자체를 전송하거나 수신하는 방식이다. 전기 신호를 보내는 때와는 달리 2세대부터는 음성과 데이터를 디지털로 압축해 보안이 한층 강화됐다. 가입자 수용 능력도 10배 가량 향상됐다.  


2세대는 크게 두 개의 이동통신 표준 기술로 나뉜다. 미국식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ess)와 유럽식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2가지로 나뉜다. 전자를 동기식으로, 휴자를 비동기식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동기식은 미국 퀄컴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업체의 국가에 따라 미국식과 유럽식으로 나눠진 셈이다.  


동기식은 시간과 주파수를 공유한다. 그 안에서 신호를 송수신하는 방식이다. 사용자와 타 사용자의 시간대를 맞추기 위해 미국이 쏘아올린 GPS 위성을 이용한다.  


비동기식은 에릭슨과 노키아 등 유럽 업체들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GPS 위성을 거치지 않고 기지국과 중계기를 거쳐 송수신하는 방식이다. 


국내서는 미국식 CDMA가 채택돼 운영됐다.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였던 GSM방식은 이후 적용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 (사진=삼성전자)




3세대 - 우리는 스마트합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이죠


3G는 현재까지도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음성통화 시 LTE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3G와 2G망을 아직까지도 주로 애용하고 있다.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면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됐다면, 3세대부터는 속도가 배가되기 시작했다. 더 빠른 속도를 보유했다는 말은 동시간대 더 많은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는 말로 치환된다. 즉, 음성과 메시지뿐만 아니라 MMS(Multimedia Messaging Service)와 영상통화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인터넷도 가능했다. 


네트워크 속도가 올라간 만큼 휴대폰도 진화했다. 플립형에서 폴더형, 바형태로 디자인도 매년 바뀌어 갔으며, 물리적 키패드도 화면에 직접 입력하는 터치 방식으로 진화했다. 압력을 감지하는 감압식은 전기를 이용한 정전식으로 갈아탔다. 화면은 점점 더 커지고 두뇌는 더 똑똑해졌다. 산업 전반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이 탄생했다.


3세대의 가장 큰 사건은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특히 아이폰 쇼크는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국내서는 2009년 KT가 처음으로 아이폰3GS를 도입했다. KT 김우식


3세대도 2세대와 마찬가지로 유럽식과 미국식으로 구분된다. 역시 동기식과 비동기식으로 나뉜다.  


국내 상황은 2세대 때와는 달라졌다. 2세대는 이통3사가 모두 CDMA를 채택했지만 3세대는 SK텔레콤과 KTF(현 KT)가 유럽식 WCDMA로 노선을 달리했다.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는 그대로 미국식 CDMA를 이어갔다.  


3세대 WCDMA를 채택한 SK텔레콤과 KTF는 WCDMA를 확장한 통신규격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과 고속상향패킷접속(HSUPA), HSPA+로 점차 진화했다.  


HSDPA는 3세대 비동기식 이동통신기술 표준화 기구인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에서 지난 2002년 3월 발표한 고속데이터패킷접속규격으로 WCDMA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를 구현해준다. 하향 최대 14.4Mbps의 속도를 낸다. KTF는 2007년 3월 1일 첫 상용화에 돌입햇다. SK텔레콤도 3월 말 HSDPA 상용화를 알렸다.  


HSPA는 고속패킷접속으로 HSDPA와 HSUPA를 결합한 용어다. HSUPA는 HSDPA에서 업로드 속도를 증가시킨 규격이다.  


HSPA에서 한 단계 진화한 기술이 `이볼브드 HSPA(Evolwed HSPA)`다. 이통사나 제조업체에서 3세대 규격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는 HSPA+가 바로 이볼브드 HSPA다. 하향 최대 21Mbps의 속도를 구현해준다. 초기 HSPA+를 4세대로 구분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ITU에서 HSPA+를 4세대로 인정해서다.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도 모델명에 ‘4G’를 붙이기도 했다.  


3세대 WCDMA 방식은 유심(USIM)카드를 지원한다. SK텔레콤과 KT의 3G를 지원하는 휴대폰은 유심을 장착할 수 있는 슬롯이 내장돼 있다. CDMA 방식의 LG유플러스는 유심 슬롯이 없었다.


미국식 CDMA를 그대로 이어간 LG유플러스는 CDMA를 발전시킨 CDMA2000과 이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인 EV-DO(Evolution Data Only)를 상용화했다.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된 스마트폰에 자주 등장하는 리비전.A와 리비전.B는 EV-DO의 하위 규격이다.  


리비전.A(Rev.A)는 하향 3.1Mbps의 속도를 구현해준다. 리비전.B(Rev.B)는 이를 발전시켜 여러 개의 주파수 채널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하향 9.3Mbps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왜 외산폰 도입이 어려웠을까?


3세대부터 다른 통신규격을 사용한 SK텔레콤, KT와는 달리 LG유플러스는 단말 수급에 몸살을 앓았다. LG유플러스가 타 이통사와 다르게 전용폰이 나왔던 이유가 통신규격에 있기 때문이다. 즉, 유심을 기반으로 한 SK텔레콤과 KT간의 이동은 유연했던 반면, LG유플러스는 단말상 이동이 불가능했다.  


가장 큰 아픔은 외산폰 도입에 있다. 특히 애플 ‘아이폰’이 꼽힌다. LG유플러스에서 ‘아이폰’이 나올 수 없었던 이유는 크게 통신규격과 주파수 대역 때문이다.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유럽식 GSM 방식으로 ‘아이폰’을 설계했다. CDMA를 채택한 이통사는 규격이 맞지 않아 아이폰 출시가 어려웠다.  


물론 반전의 상황은 있었다. 애플이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에 아이폰을 공급하기 위해 CDMA망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폰’을 별도로 내놨다. 당시 아이폰은 2G 리비전.A를 지원했다. 동일한 통신규격을 활용했던 LG유플러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는 ‘아이폰’을 도입하지 못했다. 애플이 설계한 2G용 아이폰은 800MHz와 1.9GHz 주파수 대역의 리비전.A만을 지원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1.8GHz 주파수 대역에서 리비전.A를 서비스했다. 주파수가 달랐다. 아이폰이 LG유플러스에 출시되려면 애플이 따로 LG유플러스 주파수 상황에 맞는 아이폰을 또 별도로 제작해야 했다.  


적은 주파수와 상이한 통신규격을 서비스하던 LG유플러스는 2011년 4세대 통신 LTE를 상용화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통3사 모두 동일한 통신규격을 활용함으로써 단말에 따른 제한이 풀렸다. LG유플러스 단말도 유심 슬롯이 지원됐다.  


마지막 관문은 음성통신 방식이다. 데이터는 LTE를 활용했지만 음성은 기존 3G망을 이용했다. LG유플러스는 3G가 없어 2G로 이를 대신했다. LTE를 첫 지원한 ‘아이폰5’를 LG유플러스가 도입하지 못한 이유다.  


이후 LTE망을 활용해 음성통화가 가능한 VoLTE 연동이 가능해짐으로써 LG유플러스는 2014년 드디어 애플 ‘아이폰6’를 출시해 SK텔레콤, KT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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