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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기 Dec 14. 2016

스마트폰 원포인트 ④ 이동통신 세대 ‘LTE 도입기'

캔시의 스마트폰 원포인트 프로젝트

지난 7월 1일은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5주년이었다. 정확히 5년 전인 2012년 7월 1일 자정,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나란히 LTE 상용화를 알렸다. 지원 스마트폰은 없었지만 모뎀과 라우터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지만 정리하는 입장에서는 길어도 너무 길었다. 하나의 포스트에 모두 담으려다 실패했다. 결국 초기와 중기, 후기로 나눠 LTE-A 프로 진입까지 나눠 살펴보려고 한다. 우선 초기 LTE부터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7월 국내 LTE를 상용화했다. (사진=SKT)




글로벌 이목 집중, ‘LTE 한국’을 알리다


4세대(4G) 통신 롱텀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을 직역하면 ‘오랜 기간 동안의 진화’다. 통신 규격으로 쓰기에는 다소 엉뚱한 표현이기는 하나 3세대에서 4세대로 진입하는 기간 또는 WCDMA에서 LTE까지의 진화과정을 말하기에는 적당한 명칭이다. 


LTE를 설명하려면 전 세대인 3세대(3G)부터 풀어내야 한다. 3G는 크게 미국식 CDMA와 유럽식 GSM(WCDMA)로 구분된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유럽식 WCDMA를 도입했다. LG유플러스는 미국식 CDMA를 그대로 유지했다. 단말 네트워크 지원 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는 HSDPA, HSUPA, HSPA 등은 WCDMA를 기반으로 한다. 리비전.A(Rev.A)나 리비전.B(Rev.B) 등은 CDMA를 토대로 진화한 네트워크 기술이다. 


이 중 LTE는 유럽식 WCDMA를 진화시킨 통신 규격이다. 즉 기존 3G망과의 연동이 쉽다. 연동이 쉽다는 말은 망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서비스 지역을 더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롭게 망을 구축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당시 WCDMA는 전 세계적으로 70% 이상의 채택하고 있는 글로벌 통신 규격 중 하나였기에 미래지향적인 선택이었다. 


상용화 당시 LTE 속도는 이론상 하향 최대 75Mbps 였다. 3G 세대와 비교해보면 HSDPA 14.4Mbps보다 5배 빠른 속도다. 21Mbps 속도의 HSPA+보다 3배 이상 빠르다. 예를 들어 1.4GB 영화 한 편을 2분 만에 내려받을 수 있고, 400MB MP3 100곡을 40초 안에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기존 3G망의 경우에는 각각 15분, 5분 가량이 소요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 서비스 첫 해 총 100만 명 이상의 LTE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사진=LGU+)


LTE 서비스가 가장 먼저 상용화된 곳은 유럽 이동통신사 텔리아소네라(TeliaSonera)다. 당시 LTE는 4세대 통신규격 후보 중 하나였다. 여타 다른 통신규격도 4세대 호칭을 부여받길 원했다. 전세계 모든 국가의 통신사들도 차세대를 이끌 통신규격을 무엇으로 가져갈지 고민에 빠진 상황이었다. 


LTE는 2009년 12월 14일 텔리아소네라가 도입한 후 미국 AT&T와 버라이즌, 일본 NTT도코모, 유럽 보다폰이 도입하면서 점차 4세대 통신규격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WCDMA가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임을 감안했을 때 효율성을 버리기 어려웠다.


LG유플러스는 4G LTE 시장에서 1등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LGU+)


국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국내는 2011년 7월 1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 상용화에 성공했다. 당시 LTE 스마트폰이 출시되지 않아 LTE 모뎀과 휴대용 라우터를 통해 LTE 서비스를 제공했다. 국내 최초 LTE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2 LTE’는 상용화 3개월 후인 9월 28일 SK텔레콤을 통해 첫 판매에 돌입했다. 하루 차이로 29일 HTC ‘레이더4G’가 그 뒤를 이었다. 


국내 LTE 스마트폰은 ‘갤럭시S2 LTE’를 시작으로 3개월도 채 안돼 100만 대가 넘게 팔렸다. SK텔레콤은 2011년 12월 14일 LTE 가입자가 5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3G 상용화 후 50만 명 돌파까지 약 1년 2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2.5배나 빠른 속도였다. LG유플러스의 경우 SK텔레콤보다 12일 늦은 12월 26일 가입자 50만 명을 돌파했다. 


당시 한국의 LTE 스마트폰 수요는 전세계의 8분의 1을 차지할 정도였다. 각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LTE 테스트 베드로 한국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발빠른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 LTE'는 국내 최초 LTE 스마트폰이다. (사진=삼성전자)




초기 LTE는 LTE가 아니다? '속도 논란'


국내 LTE가 상용화된 시기는 3세대에서 4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황이었다. 여러 통신규격들이 저마다 4세대를 천명하고 나선 순간이었기에 그에 따른 혼란도 상당했다.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 고민만 하다 끝낼 수 없는 기회였기도 했다. 


지난 2008년 국제 전기통신연합(ITU)는 4세대 이동통신 규격을 고정 시 1Gbps, 고속 이동 시 100M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기준대로라면 초기 LTE는 4세대에 포함되지 못한다. 당시 LTE 속도는 10MHz 대역폭을 활용해 이론상 하향 최대 75Mbps였다. 


LTE가 4세대 통신에 포함된 계기는 2010년 12월 9일 ITU가 배포한 한 자료 때문이다. ITU는 이 자료를 통해 4G 용어 개념을 확장시켰다. 확장된 개념 안에는 초기 LTE도 4세대 통신이 포함됐다. LTE뿐만 아니라 와이브로가 진화한 와이맥스(WiMax), 3G 통신규격중 HSPA+까지 껴안았다. 


여러 통신규격이 4G로 인정받자 각 이통사와 제조업체들은 ‘4G’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예를 들어 2011년 상반기 미국 이통사 AT&T를 통해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인퓨즈 4G’는 제품명에 ‘4G’가 표시돼 있으나 실은 3G 통신규격 중 하나인 HSPA+를 지원하는 모델이다. 국내서는 상용화된 통신규격 중 하나인 ‘와이브로’를 이 때부터 ‘와이브로 4G’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 


현재는 ‘LTE’가 4세대 통신(4G)과 동일한 선상에서 해석될 정도로 보편화됐다. 즉, 여러 통신규격 중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생존자로써 널리 이름을 알린 셈이다.




SKT 'PETA' vs LGU+ 'FAST'......WARP 하고 싶은 KT의 눈물


LTE 도입 후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전국망과 LTE폰 확보였다.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두 조건이 성립돼야만 했다. 


2011년 하반기 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2’의 변종모델인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HD LTE’, ‘갤럭시노트’, LG전자 ‘옵티머스 LTE’, 팬택 ‘베가 LTE’, ‘베가 LTE M’, HTC ‘레이더 4G’로 총 7종이 출시됐다. 


LTE 망 구축에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 곳은 LG유플러스다. SK텔레콤, KT와 통신규격이 맞지 않아 단말 수급과 로밍 서비스 등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 LG유플러스는 4세대에서 판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2012년 3월말 인구대비 99% 커버하는 전국망을 구축했다. 


당시 이통3사는 LTE 서비스 품질을 타사 대비 더 두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용어를 내세웠다. LG유플러스는 자신의 LTE 서비스를 ‘FAST’로 설명했다. ‘FAST(First All-IP Seamless Total network)’란 IP기반 서로 다른 망을 통합한 구조로 만들어 음성과 데이터, 영상 등을 통합해 처리할 수 있는 All-IP 기반의 네트워크 망을 구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LTE 초기에는 데이터만을 LTE로 처리하고 음성의 경우는 3G망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어 발빠른 전환이 절실했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를 강조한 '옵티머스 LTE'를 LTE 첫 모델로 삼았다.


SK텔레콤은 비슷한 시기인 2012년 4월 1일 인구대비 95%를 커버하는 LTE 전국망을 구축했다. 이후 같은해 6월 읍면단위까지 LTE 커버리지를 확대했다. 업그레이드 중계기, LTE 펨토셀 등을 투입해 통화품질에서만큼은 기존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포부였다. 어드밴스드-SCAN을 통해 LTE 기지국 간 신호 간섭을 자동으로 제어해 경계 지역의 품질을 기존 대비 약 4배 높이기도 했다. 


LG유플러스의 ‘FAST’와 마찬가지로 SK텔레콤이 내세운 LTE 마케팅은 ‘PETA’였다. PETA는 프리미엄 품질(Premium quality), 탁월한 전송 속도(Excellent speed), 안정적인 망 운용 기술(Total stability), 타사보다 발전된 기술력(Advanced technology)를 구현한다는 의미다.


팬택의 첫 LTE폰 '베가 LTE'


KT는 2G 서비스 중인 1.8GHz 주파수 대역을 종료해야 했기에 어려움이 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앞서나가는 상황에서도 발만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KT 2G 서비스를 이용중인 고객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두 진영의 실랑이는 법정까지 이어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KT의 2G 종료를 승인했지만 법원이 2G 사용자들에게 손을 들어주면서 LTE 도입이 연장되기도 했다. 


난감한 상황에 빠진 KT는 한시적으로 LTE 스마트폰을 3G 방식으로 가입할 수 있게 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KT는 2011년 12월 19일부터 다음해 20일까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와 ‘갤럭시S2 HD LTE’, 팬택 ‘베가 LTE M’ 등 3종의 LTE폰에 한시적으로 3G 요금제 가입을 허용했다. 


다만, 이마저도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LTE폰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낮은 3G까지만 사용 가능했다. 물론 3G에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포함돼 있어 충분히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이 가능했다. 또 하나는 향후 KT가 LTE를 도입했을 때 요금제를 LTE로 전환하면 기존 스마트 스폰서 등의 요금 할인 프로그램이 중단된다는 점이었다. LTE를 마냥 기다리기도 3G에 바로 가입하기도 곤란한 상황이었다.


전 KT 이석채 회장이 LTE 상용화를 알리고 있다. (사진=KT)


KT는 경쟁사 대비 6개월 늦은 2012년 1월 3일에서야 LTE 상용화에 돌입했다. 늦은 만큼 발 빠르게 움직였다. 전국망 계획을 1년8개월이나 앞당겼다. 1분기 내 26개시 LTE망을 완료, 4월 주요 84개 도시로 확대하고, 같은해 6월 읍면 단위까지 LTE 커버리지를 늘렸다. 


KT는 3G망에 적용해 통화품질을 개선한 클라우드커뮤니케이션센터(CCC)를 LTE에도 도입했다. CCC는 기존 기지국 시스템을 기지국 디지털 신호처리부(DU)와 무선신호를 송수신하는 무선 신호처리부(RU)를 분리해 DU는 국사에 집중 배치하고, RU는 서비스 지역에 설치하는 기술이다. 


KT는 CCC 기술에 ‘가상화’ 개념을 더한 ‘LTE 워프(WARP)’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스타워즈를 활용한 독특한 광고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대 144개 기지국을 하나의 가상 기지국처럼 운용할 수 있어 일반 LTE 대비 기지국 용량을 80% 증대시킬 수 있다. 기지국간의 경계 지역에서의 간섭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존 통신 장비에 중계기를 추가하면 LTE망을 구축할 수 있는 ‘플러그인 CCC’가 이미 적용됐기에 전국망 구축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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