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파워콤 인수 또 다시 물거품

28부. 파워콤을 둘러싼 통신 조직재편

by 김문기

한전의 발표에 앞서 8월 25일 정보통신부가 정보통신정책심의회를 개최하면서 파워콤 인수에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1)


2001년 8월 25일.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정책심의회를 소집해 파워콤의 사업범위 조정 문제를 테이블에 올렸다. 한국전력 자회사로 출범한 파워콤은 기존 회선임대 사업 외에 소비자 대상의 통신소매업(B2C) 진출을 요구했다. 회선망만 임대해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파워콤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쟁역량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정책적 명분도 뚜렷했다. 이미 한국통신을 비롯해 하나로통신, 두루넷, 드림라인 등은 각종 인터넷 접속 서비스 및 통신상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하고 있었다. 공기업으로 출발했지만 민간 지분이 확대되는 파워콤도 같은 길을 가야 경쟁력이 붙는다는 것이 산자부와 한전 측의 논리였다.


하지만 정보통신부는 고개를 저었다. 통신 정책의 일관성과 시장 질서를 고려할 때, 자칫 성급한 소매업 허용이 경쟁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결국 회선임대만 허용하되, 소매업 진출 여부는 추후 논의한다는 유보적 결론이 내려졌다. 양 부처 간 절충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자 한전은 9월 7일, 파워콤 지분 매각 일정을 전격 연기했다.2) 입찰을 준비하던 사업자들에게도 사실상 백지화 통보가 내려졌다. 하나로통신, 두루넷, 신한맥쿼리금융자문 등 복수의 컨소시엄이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정부의 정책결정 미비는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10월 29일. 다시 열린 정책심의회에서 드디어 단서가 붙었다. “파워콤 지분의 51% 이상이 민간에 매각될 경우, 통신소매업을 허용한다.”는 조건부 합의가 도출된 것이다.3) 민영화와 동시에 소매업 허용이라는 빅딜이 성사된 셈이다. 이로써 한동안 얼어붙었던 입찰은 다시 속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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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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