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파워콤 인수,
SK·LG 넘어 하나로 공세

28부. 파워콤을 둘러싼 통신 조직재편

by 김문기

2001년 2월, 정보통신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통신 시장 재편 청사진을 내놨다. 유선·무선·초고속인터넷을 아우르는 ‘3대 종합통신사 체제’가 골자다. 이미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유무선을 갖춘 거대 통신사로 성장했지만, 제3의 주자가 부재한 상황. 정보통신부는 이를 균형 있게 맞추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1)


그 중심에 파워콤이 있었다. 한국전력의 통신 자회사로 출발한 파워콤은 한전이 보유한 전국망을 활용해 유선망을 구축, 대부분의 기간통신사업자와 인터넷기업들에게 도매망을 제공하고 있었다. 통신사업을 일원화하고자 하는 사업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인프라 자산이었고, 정보통신부의 종합통신사 전략과도 궤를 같이 했다.


이와 달리 소극적으로 일관한 기업으로 인해 파워콤 매각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산자부는 5월 29일 정보통신부, 기획예산처, 한국전력 등과 만남을 갖고 기존 기간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비통신사업자 또는 외국기업에게도 인수의 길을 열어줬다.2) 또한 정보통신부는 연내 민영화 허가조건을 완화해 산자부, 기획예산처와 함께 매각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은 6월 29일 파워콤 전략적 지분 30%에 대한 매각 일정을 발표했다.3) 8월 10일까지 투자의향서를 받고 9월 말 매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포철과 SK텔레콤, LG텔레콤 등 잠정인수자들을 위한 설명회도 개최했다.


다만, SK텔레콤은 IMT-2000 사업권 확보로 힘을 받은 직후, 파워콤 인수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미 2000년 입찰을 통해 5%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던 SK는, 자체 유선망과 협력망으로 충분하다며 추가 인수에 선을 그었다. 게다가 사실상 유선망사업에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4) 하나로통신 지분 6.12%를 전량 매각하는 한편, 수익 중 심의 재편을 통해 무선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LG텔레콤은 상황이 달랐다. IMT-2000 비동기식 사업권에서 탈락하며 미래 성장의 동력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LG는 데이콤, 파워콤과의 시너지를 통해 제3통신사로 거듭나야 했다. 그러나 파워콤 인수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과 경영통합의 복잡성은 걸림돌이었다. 그룹 내부에서도 LG텔레콤 매각설이 돌 만큼 위기감이 고조됐다.


하나로통신도 기회를 노렸다. 유선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이동통신 진출을 타진하던 하나로는 파워콤이 가진 광역 백본망과 사업 시너지를 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나로는 자금력과 정치적 입지 모두에서 SK, LG보다 열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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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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