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파워콤을 잡아라’,
민영화의 이면

28부. 파워콤을 둘러싼 통신 조직재편

by 김문기

2000년, 국내 통신 시장에 일대 파장이 일었다. 정보통신부는 6월 29일, 파워콤에 적용됐던 동일인 지분 10% 제한 규정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1) 본래 공기업 자회사의 민영화 조치를 위한 것이었지만, 업계는 곧바로 통신 시장의 지각변동 신호로 받아들였다.


파워콤은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2000년 1월 공기업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한전의 통신사업 부문이 분리되어 설립된 법인이다. 한전이 전국에 걸쳐 구축한 광통신망과 케이블 TV 전송망을 고스란히 넘겨받았기 때문에, 통신업계에서 보기 드문 규모의 전국망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기준으로 LG텔레콤, SK텔레콤, 한솔엠닷컴, 신세기통신, 데이콤, 하나로통신, 두루넷, 드림라인, 온세통신 등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모두 파워콤 망을 이용하고 있었다. 한국통신 및 한국통신프리텔을 제외한 대부분의 민간 통신사들의 백본 역할을 파워콤이 수행한 셈이다.


이처럼 유무선 통합망에 가까운 구조를 갖춘 파워콤은 한국통신에 이어 제2의 유선망 사업자로 꼽히며, 통신 3강 구도 형성을 위한 요충지로 부상했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의 소유 지분 민영화 방침은 단순히 구조조정 이행의 일환을 넘어서 통신 산업의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전력은 7월 24일 파워콤 지분 20%에 대한 국내법인 대상 입찰을 실시했다.2)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한전이 제시한 목표가 이상을 써낸 법인에 우선 낙찰 자격이 주어지는 조건이었다. 입찰 결과 SK텔레콤과 포항제철이 각각 상한선인 5%를 확보했다.3) LG, 삼성, 두루넷 등은 참여하지 않고 관망세를 보였다.


이후 한전은 9월 파워콤의 전체 지분 중 30% 추가 매각에 나서려 했지만, 정보통신부와 기획예산처, 산업자원부 간 이견으로 일정이 지연됐다.4) 특히 매각 자격 제한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통신망 이용기업 또는 컨소시엄에 넘기자는 방안과 함께 기간통신사업자에게만 허용하자는 정보통신부의 주장도 제기되면서, 유력 후보였던 포항제철은 입찰 자격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포철은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했지만 결국 유보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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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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