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3G WCDMA 초라한 상용화

27부. 3G WCDMA 초라한 출발

by 김문기

2003년 12월 29일. 국내 최초의 비동기식 IMT-2000, 즉 WCDMA 서비스가 드디어 상용화됐다. SK텔레콤과 KTF가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통사의 야심 찬 출발은 조용했고, 한겨울 찬바람 속 첫날 현장은 썰렁하기 짝이 없었다.


SK텔레콤은 종로, 압구정, 구로, 코엑스, 김포공항 등 서울 주요 거점 5곳의 대리점에 WCDMA 창구를 열었고, KTF는 강남·강서·강동 등 서울 전역 10개 지점에서 WCDMA 서비스를 알렸다. 그러나 정작 단말기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고, 직원들조차 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했다. 고객도, 관심도 없었다. 정부가 밀어붙인 ‘꿈의 3세대 이동통신’의 첫 장면은 초라했다.


본래 비동기식 IMT-2000 상용화는 당초 2002년 한일월드컵 시점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단말과 네트워크 장비 개발 지연, 사업자 내부 일정 차질로 계속 미뤄졌고, 2003년 말이 돼서야 현실이 됐다. 그 과정에서 SK텔레콤과 KTF는 연이어 상용화 연기론을 꺼냈고, 실제로 투자비 축소와 서비스 지역 축소를 단행했다.


이는 경기 침체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기존 CDMA2000 1x EV-DO 서비스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영향이 컸다. 영상·음성·문자 등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전용망 EV-DO는 ‘2.5세대’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SK텔레콤은 ‘준(june)’, KTF는 ‘핌(Fimm)’이라는 브랜드로 콘텐츠 서비스까지 확장했다. 킬러 콘텐츠가 마땅치 않은 WCDMA 대비 오히려 안정적인 수익원이 된 셈이다.


정부는 결국 2003년 말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상용화를 시행하고, 2006년 6월까지 전국 시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수정안을 확정했다. LG텔레콤 역시 2006년까지 동기식 IMT-2000 상용화 일정을 맞추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정부 주도 로드맵은 사업자들을 더 큰 딜레마로 몰아넣었다. 과잉 투자 논란 속에서도 WCDMA 공동망 구축은 무산됐고, 각각 독자 투자와 상용화를 강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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