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LTE 스마트폰 시장,
퀄컴의 그림자

43부. LTE 시대 트렌드 전환

by 김문기


LTE의 등장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지형을 뒤흔들었다. 새로운 네트워크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단말기 역시 구조적 진화를 요구받았다. 그 중심에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통신모뎀이 있었다. 그리고 LTE 초기 시장에서 이 두 영역 모두를 단일 칩으로 통합한 유일한 기업, 퀄컴이 업계를 지배했다.


2011년부터 본격화된 LTE 스마트폰 시장에서 퀄컴의 존재감은 단순한 부품 공급사를 넘어섰다. 퀄컴의 원칩(SoC, System-on-Chip) 솔루션은 AP와 통신모뎀을 하나로 통합해 면적을 줄이고, 발열과 전력 소모를 최소화했다. 이로써 제조사들은 보다 얇고 배터리 효율이 높은 스마트폰 설계가 가능해졌고, 무엇보다 LTE라는 새로운 통신 기술을 빠르게 시장에 적용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유일함’이 시장 지배력으로 직결됐다는 점이다. 초기 LTE 스마트폰에 퀄컴의 칩셋을 도입하지 않으면 제품 출시 자체가 어려울 만큼, 의존도가 높았다. 삼성전자는 2011년 국내 첫 LTE 스마트폰인 ‘갤럭시S2 LTE’에 자체 엑시노스 칩을 포기하고 퀄컴의 MSM8960을 탑재했다. 같은 해 출시된 ‘갤럭시노트’ 역시 3G 모델에는 엑시노스를, LTE 모델에는 퀄컴 칩을 각각 적용했다. LTE 모뎀을 자체 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 퀄컴의 기술과 공급망은 거의 유일한 선택지였다.


LG전자와 팬택도 예외는 아니었다. ‘옵티머스 LTE2’, ‘베가레이서2’ 등 주요 LTE 단말기에 모두 퀄컴의 MSM8660 또는 MSM8960 칩셋을 채택했다. 글로벌 제조사들 또한 상황은 같았다. HTC,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도 초기 LTE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퀄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퀄컴의 공급 안정성이 흔들리자 시장 전체가 출렁였다. 2012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이어 KT까지 LTE 상용화에 돌입했을 무렵, 국내 제조사들은 치열한 단말기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퀄컴의 칩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략 제품의 초기 물량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팬택은 공식적으로 “퀄컴칩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는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초기 공급량이 계획보다 적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왔다.


퀄컴은 팹리스 업체로, 실제 칩 생산은 당시 대만 TSMC가 맡고 있었다. 그러나 수요 폭증에 대비하지 못한 TSMC는 수율 확보에 실패했고, 공급 병목 현상이 벌어졌다. 제조사들은 전략 단말기 발표 일정까지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고, 삼성전자는 갤럭시S3를 3G 모델부터 먼저 출시하고, LTE 모델은 수급이 안정된 뒤에야 내놓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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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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