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부. MVNO의 새 이름 '알뜰폰'
2011년 7월 1일. 국내 통신 역사에서 두 갈래의 흐름이 동시에 시작됐다. 하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국내 최초로 LTE 상용화를 선언하며 4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MVNO(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가 ‘별정 4호’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한 날이라는 점이다.
MVNO 사업자 아이즈비전은 이날, 망 도매의무제공 사업자로 지정된 SK텔레콤으로부터 네트워크를 임대해 선불 요금제 시장에 진출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자사의 별정 2호 사업자 기반을 활용해 자회사 및 협력사업자들을 MVNO 진영으로 포섭하면서 시장 저변을 넓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LTE의 등장이 시장 전반에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었다. LTE 요금제는 3G에 비해 월등히 비쌌고, 데이터 무제한이 제외된 조건도 고객에게는 부담이었다. 전국망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속도는 빨라도 커버리지가 부족한 LTE보다는, 느리지만 무제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3G를 고수하려는 수요가 뚜렷했다. 이 틈새를 MVNO가 파고들었다.
LTE 시대가 열린 그 해 7월 2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MVNO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망 도매대가 산정기준, 다량구매 할인율, 데이터 전용요금 등 후속조치를 통해 MVNO 생태계 정착에 드라이브를 걸었다.1)
하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수요는 있었으나, 공급이 따라주지 못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단말기였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물론, 중보급형 스마트폰조차 확보가 어려웠다. 수백만 단위로 물량을 주문하는 MNO에 비해 MVNO는 단말 수량 자체가 적었다. 제조사 입장에서 협력의 우선순위는 명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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