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부. LTE 제2 고속도로 개통
4세대 LTE 경쟁은 커버리지에서 시작됐지만, 전국망 구축이 완료되면서 경쟁의 중심축은 ‘품질’로 이동했다. 네트워크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단연 주파수다. 자주 비유되는 것처럼, 주파수는 농사의 ‘토양’과 같았다. 같은 작물을 심더라도 땅의 성질에 따라 수확량이 달라지듯, 동일한 LTE 기술이라도 주파수 대역과 위치, 그리고 폭(대역폭)에 따라 품질은 확연히 달라진다.
2011년 첫 LTE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통신사들은 각각 보유한 주파수 자산을 LTE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800MHz에 이어 1.8GHz, LG유플러스는 800MHz에 이어 2.1GHz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듬해인 2012년 7월 1일, LTE망의 효율성과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LTE 멀티캐리어(Multi Carrier, 이하 MC)’ 기술을 도입했다.1)
멀티캐리어는 두 개의 주파수를 동시에 운용하되, 단말과 기지국 간 통신 상태에 따라 보다 원활한 쪽으로 자동 전환해주는 기술이다. 이용자는 별도 설정 없이도, 마치 고속도로에서 덜 막히는 차선으로 알아서 진입하듯 안정적인 속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는 하나의 주파수에 하나의 규격만을 적용하던 과거 이동통신 개념을 뒤흔드는 전환점이었다. LTE 하나의 기술 규격으로 다중 주파수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론적으로 LTE는 800MHz나 1.8GHz 단독 운용 시 각각 최대 다운로드 속도 75Mbps를 지원했지만, 멀티캐리어를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품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두 통신사는 트래픽이 몰리는 지역부터 LTE MC 커버리지 구축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서울 강남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서울 전역 및 6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커버리지를 확장했다. LG유플러스는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 강남은 물론 광화문, 명동, 신촌, 홍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우선 적용을 시작했고, 연말까지 SK텔레콤과 유사한 수준의 커버리지를 확보했다.
KT는 LTE 상용화가 뒤처진 만큼, MC 기술 도입도 상대적으로 늦어졌다. 초기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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