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부. LTE 제2 고속도로 개통
LTE 전국망이 완성되고, 멀티캐리어 기술로 네트워크 품질까지 고도화되었지만, 이동통신 서비스의 완성에는 여전히 하나의 퍼즐이 남아 있었다. 음성통화였다.
당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데이터 서비스는 LTE망을 통해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통화 버튼을 누르는 순간 3G로 돌아가는 경험을 했다. 실제로 LTE 초기 대부분의 단말은 음성과 데이터 처리에 이원화된 구조를 택했다. 통화는 3G로, 데이터는 LTE로 이뤄졌다. 고속도로 두 개가 뚫렸지만, 여전히 중요한 물류는 구도로를 쓴 셈이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기술적 불편을 넘어서, 긴급통신 안정성 차원의 이슈로도 이어졌다. LTE망은 전국망을 갖췄다고 하나, 서비스 개시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일부 음영지역도 존재했다. 음성통화 기반이 3G에 의존했던 것은 무리도 아니었다.
음성을 3G가 아닌 LTE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은 사실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LTE로 모든 것을 소화한다는 의미는 그간 이통3사가 그간 외쳤던 올아이피(All-IP) 시대와도 맞닿았다. LTE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동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음성통화를 하다 영상통화로 전환한다거나, 통화를 하면서 모바일웹으로 검색을 하고 별도 앱을 구동시킬 수도 있게 된다는 의미다. 지금은 상상조차 못할 일이겠지만 그 때는 음성통화를 하다 앱을 구동시켜야 한다면 "잠깐 끊어봐. 확인하고 다시 전화할께" 라는 대사와 함께 통화종료 버튼을 눌러야 했다.
그러나 이동통신 3사 모두 LTE 전국망 구축이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서 음성통화마저 LTE망 위에서 구현하려는 기술적 시도가 본격화됐다. 바로 보이스오버LTE(VoLTE)였다. LTE에서의 음성통화, 이를 통신기술상 보이스오버LTE(VoLTE)라고 불렀다. 부르는 것도 다양했다. '보이스오버엘티이', '뷔오엘티이', '볼테' 등 편하게 부를 수 있는 용어는 아니었다.
VoLTE는 말 그대로 LTE망을 통해 음성통화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통화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통신 서비스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변곡점이었다. 이전에는 음성통화 중 다른 앱을 실행할 수 없었지만, VoLTE는 음성과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용성 자체를 바꿔놓았다. 통화 중 웹검색을 하거나 영상을 전송하는 일이 처음으로 가능해졌다.
통신사들은 2012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VoLTE 시연을 공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나란히 시연에 나섰고, 이를 통해 LTE 시대의 음성통화 미래를 예고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VoLTE 브랜드명으로 ‘지음(知音)’을 내걸고 상용화를 추진했으며, 10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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