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부. 카카오톡 쇼크
46부. 카카오톡 쇼크
이통3사는 이미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시장의 등장을 예견하고 있었다. 그 대응책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리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S)’였다. RCS는 2008년 글로벌 이동통신업체들이 문자 메시지를 대체하기 위해 구상한 표준으로, LTE망을 기반으로 음성·문자·데이터를 IP 위에서 통합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형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기대를 모았다.
국제표준기구 3GPP는 RCS의 통신 규격을 IMS(아이엠에스) 기반으로 정의했다. 단말기 간 신호 처리, 미디어 전송 품질, 과금 체계까지 모두 표준화해 통신사 간 호환이 가능한 구조였다. 가장 큰 특징은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단말에 내장된 메시지 앱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문자와 사진, 영상 전송은 물론, 상대방 상태 표시와 VoLTE(보이스오버LTE) 통화도 가능했다.
국내에서는 201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2를 계기로 RCS 상용화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통3사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손잡고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고, 이를 통해 카카오톡과 라인 등에 빼앗긴 이용자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용 패턴 데이터와 메시지 로그를 통해 향후 인공지능(AI)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비식별 데이터 자산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
그러나 상용화 이전부터 난관이 있었다. 핵심은 요금이었다. 당시 이통3사는 SMS로만 연간 1조5000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었고, RCS를 무료로 풀 경우 이 수익을 포기해야 했다. 결국 유료화를 전제로 한 요금 설계가 논의되면서 상용화 시점이 지연됐다.1)
그사이 카카오가 ‘보이스톡’을 내놓으며 시장의 흐름을 바꿨다. 더는 시간을 미룰 수 없던 이통3사는 2012년 하반기 브랜드 명칭을 ‘조인(Joyn)’으로 확정하고, 같은 해 12월 26일 서비스를 개시했다.2)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었고, iOS 버전은 이듬해 초에 출시됐다. 요금은 유료였으나, 2013년 5월까지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조인’은 출시 직후 330만 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주목을 받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카카오톡과 기능 차이가 크지 않았고, 무엇보다 유료화 시도는 이용자의 외면을 불러왔다. 통신사마다 다른 환경과 기능 차이도 사용자 혼란을 키웠다.
결정타는 문자 메시지 무료화였다. 이통3사가 요금제 개편을 통해 기본 문자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전환하자, ‘조인’의 존재 이유는 사라졌다. 결국 2015년 12월 신규 가입이 중단됐고, 2016년 2월 완전히 종료됐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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