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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기 Nov 24. 2016

LG전자 옵티머스·G 역사 - 인사이트부터 G5까지

LG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서 고군분투한 이야기

이름만 빼고 다 바꿨다. LG전자 ‘G5’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와는 달리 한 발 늦게 시동이 걸린 LG전자이지만, 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주는 업체는 아니지만 꾸준히 한국을 알리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이자 대표적인 플래그십 모델을 계속해서 선보이는 곳이다. 


앞서 삼성전자 갤럭시S와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대한 간략한 역사(?)를 살펴봤다. 정리하다보니 LG전자를 빼놓을 수는 없겠구나 싶어 관련 내용을 서술해보고자 한다. 사실 어디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이 정확하게 잡히는 곳은 아니라 우왕좌왕할 듯 싶다. 


특화폰을 앞세운 LG전자, 점점 멀어지나봐~


어디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할까. LG전자의 첫 스마트폰이라 부를 수 있는 모델부터 봐야 겠다. 국내 아이폰이 도입되기 전 LG전자가 내놓은 첫 번째 스마트폰은 ‘인사이트’라 불리는 ‘LG-SU200’이다. 2009년 2월에 이통3사를 통해 출시된 모델로 윈도모바일 6.1 운영체제 기반이다. 윈도모바일을 탑재한 삼성전자 옴니아와 함께 그다지 뛰어난 모델이라고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LG전자의 첫 번째 스마트폰 '인사이트' (사진=LG전자)


애플 아이폰3GS가 KT를 통해 출시된 후 그 다음해인 2010년 1월 LG전자는 또 하나의 윈도 기반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윈도CE5.2.2 기반 ‘레일라’, 모델명 LG-SU210이다. 3인치의 작은 화면을 갖춘 이 모델은 감압식 터치 패널이 쓰였다. 역시나 아쉬운 모델이다. 


LG전자가 애플 iOS에 대항해 구글 안드로이드를 본격적으로 적용한 때는 2010년 3월 10일 ‘안드로 원’을 내놓고 부터다. 안드로원은 KT를 통해 단독 출시된 모델로 LG전자의 안드로이드 적용 첫 모델로 꼽힌다. 


이후부터 LG전자는 대표적인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는 특화폰 전략으로 응수했다. 당시에는 이통사가 단말 수급에도 차별화를 뒀던 때라 여러 모델들이 산발적으로 판매됐다. 삼성전자가 이통3사 공동으로 갤럭시S를 내놓고, 팬택이 ‘베가’ 시리즈를 밀 때도 LG전자는 기존 방식을 고수했다.


LG전자 옵티머스Q (사진=LG전자)


예를 들어 LG전자는 2010년 6월 5일 슬라이드 물리식 쿼티 자판이 적용된 ‘옵티머스 Q’를 LG유플러스 단독으로 내놨다. 899800원이라는 꽤 고가의 제품이었다. SK텔레콤과 KT를 통해서는 ‘옵티머스 Z’를 2010년 7월 30일 출시했다. 가격은 ‘옵티머스 Q’와 동일했다. 


이통3사 공용 모델은 LG전자가 야심차게 밀어붙인 ‘옵티머스 원’이었다. 64만9000원이라는 나름 합리적인 가격을 통해 2010년 10월 4일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서는 출시 3주만에 20만 대 판매량을 돌파했다. 2개월 만에 세계 판매량 100만대 돌파, 3개월만에 200만 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옵티머스 원’을 계속해서 밀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판매량에 비춰봤을 때는 승산이 있어보였으나 이후 LG전자는 과거로 다시 회귀했다. LG유플러스를 통해 단독으로 ‘옵티머스 마하’를 출시하면서 다시 이통사 단독 모델 전략으로 돌아섰다. 


LG전자 옵티머스 원. 귀여운 스머프들이 모델로 출연했다. (사진=LG전자)


이 후 기념비적인 모델이 등장했다. 기네스에도 등재된 ‘옵티머스 2X’다. SK텔레콤을 통해 2011년 1월 25일 단독 출시됐다. ‘갤럭시S2’보다 빠르게 출시되면서 세계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이라는 명예를 갖게 됐다. 당시에는 모바일AP 코어 수가 마케팅의 전면에 섰던 때였는데, 옵티머스 2X는 엔비디아 테그라2가 적용됐다. 


KT에서는 풍선에 매달아 날릴 정도로 가벼운(?) 112g의 ‘옵티머스 블랙’을, LG유플러스에는 700니트의 밝기를 뽐내는 ‘옵티머스 빅’을 출시했다. 이 후에는 무안경 3D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3D’를 SK텔레콤에 단독 출시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블랙베리 몰락으로 쿼티 자판의 목마름이 있을 때였는데, 이를 위해 LG전자는 ‘옵티머스 Q2’를 내놓기도 했다. ‘옵티머스 2X’ 후속작 ‘옵티머스 EX’가 나온 때도 이 때쯤이다. 


기네스에 등재된 LG전자 옵티머스 2X (사진=LG전자)

LG전자 새로운 도약, '옵티머스 LTE'의 등장


쓰다보니 길어지긴 했으나 엄밀히 말하면 LG전자의 진정한 플래그십 모델은 ‘옵티머스 LTE’ 때부터였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당시 LG전자는 스마트폰 부품업체로는 꽤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옵티머스 LTE’에서는 특히 디스플레이를 강조했는데, 론칭 행사 때 LG디스플레이가 함께 하기도 했다. 


LG전자 '옵티머스 LTE' (사진=LG전자)


옵티머스 LTE는 2011년 10월 12일 공개, 899800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옵티머스 LTE는 LG전자 스마트폰 중 최단기간동안 최대판매량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국내서는 출시 2개월만에 전세계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다. 국내서 60만 대 가가이 팔렸다. 국내 100만 대 기록은 해를 넘긴 2012년 5월 14일 달성했다. 


옵티머스 LTE로 기회를 잡은 LG전자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2012년 5월 21일 두 번째 모델인 ‘옵티머스 LTE2’로 굳히기에 나섰다. 퀄컴 스냅드래곤S4 듀얼코어 LTE칩을 탑재한 모델로 가격은 전작보다 높은 93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출시 70여일만에 국내 판매량 50만 대를 돌파한 ‘옵티머스LTE2’는 전작보다 빠른 속도로 팔려 나갔다. 


‘옵티머스 LTE’ 시리즈로 선방하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만세를 부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삼성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을 절반 이상을 독식했던 때다. 점유율 50%를 굳건히 지켜나갔다. 게다가 LG전자는 팬택에 밀려 국내 3위 업체로 주저 앉았다. LG전자로써는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되는 상황이었다. 


LG전자 옵티머스 LTE2 (사진=LG전자)

LG의 전 역량 집중, 재도약 발판 'G'의 시작


2012년 9월 18일 상황을 반전시킬 신무기(?)가 등장하게 된다. 별칭도 화려했다. 일명 ‘회장님폰’으로 불린 ‘옵티머스G’가 출시됐다.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만큼 LG전자의 절박함이 십분 표현된 것이 아닌가 한다. LG전자가 그룹 계열사 역량을 집약해 만든 제품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옵티머스G’는 초반 판매량이 부진했으나 꾸준한 판매 기록을 세우면서 연말까지 전세계 100만 대 판매량을 돌파했다. 3개월만에 세운 기록으로 LG전자에게는 신기록이 수립되는 순간이었다. 


LG전자 옵티머스 G (사진=LG전자)


옵티머스G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옵티머스 LTE’ 시리즈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마지막 모델은 2013년 3월 8일 출시된 ‘옵티머스 LTE3’로 65만원이라는 다소 착한(?) 가격에 출시됐다. SK텔레콤 단독으로 판매, 사실상 이별을 고했다. 


2013년 하반기 LG전자는 그간의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옵티머스’라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버렸다. 이 후 출시된 모델이 ‘G2’다. 2013년 8월 7일 한국이 아닌 미국 뉴욕에서 공개됐다. LG전자의 고유 디자인이 된 후면 버튼 처리, 노크 온 UX 등이 적용됐다. ‘옵티머스G’는 ‘G2’를 위한 프리퀄로 여겨질 정도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이 G2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출시 5개월 만에 글로벌 시장서 누적 300만 대가 판매된 G2는 국내서도 100만 대 이상 팔리며 선전했다. 다만 터치 불량 이슈 등이 터지면서 뒷심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LG전자는 2014년 5월 28일 G3로 여세몰이에 나섰다. G3는 전작인 G2를 등에 업고 완성된 모습으로 출시, 고공행진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G3는 1000만 대 판매량 돌파를 앞둘 정도로 대단했다. 


LG전자가 LG G3 출시를 기념해 LG G3 신촌 길거리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다만, 이후부터 LG전자는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국내서는 단말기유통법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더니, ‘G4’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해 출시된 ‘G4’는 가죽 소재를 사용해 차별화했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6’으로 부활하면서 빛이 바랬다. 


LG전자 G4 (사진=LG전자)

LG전자의 4th 페이즈, 모듈형 G5 등장


LG전자는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까. 올해 출시된 ‘G5’는 기대만큼 선전하고 있다. 기존에 없던 배터리 탈착 방식과 높은 하드웨어 스펙, 모듈형이라는 새로움으로 무장해 사용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LG전자의 자신감은 공개 때부터 이어졌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매년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을 공개해온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글레스에서 ‘G5’를 발표, 전면전에 나섰다. LG전자가 글로벌 박람회 자리에서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을 발표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LG전자는 ‘Life’s Good When You Play More’를 주제로 전략 스마트폰 ‘G5’를 공개했다.


‘G5’는 사실상 새로운 MC사업본부 수장으로 오른 조준호 LG전자 공동대표의 첫 모델이기도 했다. MWC 무대에서도 조 사장은 G5 컨셉에 맞는 의상을 차려 입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LG전자가 전한 그 날의 조 사장 의상 컨셉트는 얼굴이 돋보이는 블루셔츠와 캐주얼함으르 느길 수 있는 노타이를 연출했다. 자켓은 중후한 멋이 느껴지는 버건디 컬러, 가죽 엘보 패치와 격자무늬로 활동성을 강조했다. 바지는 청바지를 선택했다. 양말은 네이비색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린 컬러가 숨겨져 있는데, G5의 대표 컬러인 라임색을 숨겨둔 귀여운 양말을 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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