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8명은 안드로이드 선택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의 10명 중 8명은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을 쓰고 있다. 상당히 무서운 말인 동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기에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소식은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향후 모바일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독 더 그렇다. 구글은 특정 일정이나 구글 I/O를 통해 새 버전의 면면을 공개해왔는데, 올해는 그에 앞서 지난 3월 프리뷰 버전을 개발자 대상으로 배포했다. 지난 5월 18일(현지시간) 진행된 구글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정식으로 소개됐다.
구글의 발 빠른 행보는 파편화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고려한다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구글 개발자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정식 배포가 이뤄진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는 지난 3월 기준으로 고작 4.6%의 미미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는 좀 더 빠른 점유율 확보가 기대된다.
구글이 꼽은 안드로이드N의 주요 특징은 성능, 보안, 생산성 향상이다. 특히 `불칸(Vulkan)` 도입이 주목된다.
불칸은 차세대 표준 그래픽 API다. 기존 대비 탁월한 그래픽 성능을 보여준다. 다소 무거운 모바일 게임도 생생하게 즐길 수 있고 가상현실(VR) 구현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불칸’은 이미 다양한 곳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예정이다. 불칸을 적용한 스마트폰도 출시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그래픽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오픈GL ES’를 사용해왔다. 오픈GL ES는 콘텐츠와 하드웨어 간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통역사 역할을 해주는 일종의 명령어 모음이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오픈` 마인드를 갖춘 API다.
다만, 누구나 받아줄 수 있는 오픈마인드는 반대로 치열하게 어장 관리를 해야 된다는 말로 치환할 수 있다. 속이 매우 복잡하다. 즉, 실제로 작업에 들어가면 지연시간이 생기기도 하고 CPU를 골치 아프게도 한다.
불칸은 오픈GL 단점을 GPU와의 직접 소통으로 해결했다. 여러 공문을 준비할 필요도, CPU 승인 없이도, 해당부서인 GPU에 직접 찾아가 따져 묻고 작업에 반영한다.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게 맡은 일을 처리하기에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전력 효율에도 도움이 된다.
`JIT(Just In Time) 컴파일러` 도입도 눈길을 끈다. 차지하는 저장공간을 줄임으로써 속도를 개선하고 용량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종의 ART 런타임 일종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롤리팝과 마시멜로에서 달빅이 아닌 ART로 교체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생산성 측면에서는 멀티태스킹 기능이 강화됐다. 우선 두 개의 앱을 하나의 화면에 나눠 표시할 수 있는 다중창 모드가 정식 지원된다. 화면을 두 개의 앱으로 채운 뒤 앱을 나란히 또는 상하로 표시할 수 있다. 크기 조정도 가능하다. 데이터도 서로 공유된다. 많은 제조업체가 자체 UX로 구현했던 기능이다.
안드로이드N에서 다중창 모드가 정식 합류하게 됐다. 예를 들면 인터넷과 메신저 창을 동시에 띄웠다면 인터넷 웹주소를 끌어 메신저로 이동시킬 수 있다.
직접 회신 기능은 알림센터에서 바로 응답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알림센터에 문자 메시지가 떴다면 문자 앱에 진입할 필요 없이 즉각 답문을 전송할 수 있다. 알림센터는 수신된 각종 알림을 계층화해서 표시해준다. 지메일은 지메일대로 따로 묶어 보여준다.
안드로이드N 개발자 버전은 즉각 배포됐다. 당시 넥서스6, 넥서스9, 넥서스5X, 넥서스6P와 넥서스 플레이어, 픽셀C에서 베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 밖에 안드로이드 인스턴트 앱도 소개했다. 사용자가 웹서핑이나 앱을 이용하다 링크를 발견하면 번거롭게 앱을 설치하지 않고 네이티브 안드로이드 앱으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과 흡사한 원리다. 기존에는 웹서핑 중 특정 URL을 터치하면 관련 앱으로 진입하거나 앱이 설치되지 않았다면 설치 여부를 묻기도 했다.
안드로이드 인스턴트 앱은 안드로이드4.1 젤리빈 이후 제품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별도 앱이 아닌 기존 안드로이드 앱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웨어러블이나 스마트카를 위한 안드로이드 변종 운영체제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구글이 매진한 가상현실(VR) 분야에 괄목할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VR에 집중할 수 있는 ‘데이드림(daydream)’ 플랫폼을 공개했다. 그간 다양한 콘텐츠와 저가형 ‘카드보드’ 등으로 여러 차례 실험을 진행한 구글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기지개 펴기에 돌입한다.
구글은 데이드림이 지원하는 VR기기 스펙 기준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생태계 조성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당초 예상했던 대로 직접 기기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그간 안드로이드로 보여준 구글다운 행보다. 안드로이드N부터 불칸을 지원, 그래픽 성능을 높인 것 또한 이러한 맥락과 연결된다.
데이드림을 지원하는 기기는 안드로이드와 마찬가지로 파트너사에 의해 올해 하반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구글은 발표 당시 삼성전자, LG전자, 샤오미, 알카텔, ZTE, 화웨이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모바일 기반 VR기기와 함께 전용 컨트롤러도 동반 출시된다.
웨어러블을 겨냥한 안드로이드 웨어는 2.0으로 버전업됐다. 특장점은 세 가지다. 다양한 시계 화면 지원, 메시징 능력 강화, 피트니스 지원 내용이 보다 다채로워졌다.
웨어러블 기기가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자립형 앱을 이용해 블루투스, 와이파이, 무선 셀룰러로 클라우드와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모체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이 꺼져 있어도 기능 대부분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개발자를 위한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2.2`도 공개됐다. 새로운 레이아웃이 도입됐다. 내장된 스마트 롤링 기능으로 더 빠른 코딩을 돕는다. 개발자가 원하는 레이아웃을 찾으면 자동으로 제약 사항을 계산해 반영한다. 사이즈를 알아서 조절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