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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00원으로 사람 구합니다

by 임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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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슈퍼히어로의 존재를 믿나요?


사람 구합니다.

오늘도 S는 사람을 구한다. S는 슈퍼히어로가 아닌 인사담당자이다. 노동인구는 줄고 이직률은 늘었다. 구직자가 직장을 골라잡는 시대이므로 지원자 수가 현저히 낮아졌다. 그렇다해도 S가 하는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부분 직접 해야 하는 작업 위주이므로 피로도 역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공고를 올린 각 사이트에서 지원서류를 취합하고, 면접대상자에게 개인 휴대폰으로 연락하고, 면접일정을 하나하나 조율하고, 면접일 전까지 면접관에게 수차례 리마인드하고…. S야말로 누군가에게 “구해달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인사담당자의 근무시간은 그리 칼 같지 못하다. S 역시 퇴근 이후 울리는 면접 일정 조율에 대한 메세지 때문에 휴대폰을 붙잡고 있었다. 겨우 날짜를 픽스하고 구글에 들어갔더니 또 인사 관련 광고가 뜨고 난리였다. 다정하다는 수식어보다는 솔루션이라는 단어에 솔깃했다. S는 누구보다도 구원 솔루션이 필요한 직장인이었다. 그렇게 익숙한 단어들에 S는 홀린 듯이 링크를 클릭했다. 캔디데이트와는 초면인데도 생경할 리 없었다. S가 365일 24시간 붙잡고 있는 것들이 쭉 늘어져 있었다. S는 오래 망설이지 않았다. 매일 하는 일들은 달라질 필요가 있었다. 39,900원을 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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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는 자기가 사람을 구하다 죽을 줄 알았다. 이대로 일하다 죽겠지 싶었다. 그러나 캔디데이트는 S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S의 손을, 눈을, 개인휴대폰을 구했다. 구원 값 치고 39,900원은 꽤나 좋지 아니한가?


사람을 구하는 S는, 사람을 구하는 슈퍼히어로의 존재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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