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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디스 Oct 06. 2024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기

용서하기 힘든 사람들을 용서하기


시어머니는 며느리와 무슨 관계일까.


한 사람의 며느리이면서 아들이 없는 나는 시어머니의 심리가 궁금하다. 그와 더불어 시어머니의 연락에 신경이 곤두서고, 남편을 뺏기지 않기 위해 마음이 쓰이는 내 심리도 궁금하다.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 우리 집을 포함해서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자기 아들이 아까워보이고 며느리는 남편 등골만 빼먹는 것 같고, 살림이 마음에 안 들거나 육아가 마음에 안 들거나 외모가 마음에 안 들거나 태도가 마음에 안 들거나. 그냥 며느리는 다 마음에 안 들거나.


시어머니 입장에서 아들은 나의 또 다른 배우자인데, 배우자를 나눠야 하는 기분이 들어 며느리를 미워하는 걸까?


이렇게 기본값으로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미워한다고 하면 며느리는 기본적으로 시어머니 눈치를 본다. 나보다 웃어른, 지금까지 남편의 가장 가까운 보호자, 결혼 이후로도 왕래를 해야 하는 사이. 잦은 왕래가 아니어도 우리 집에 간섭하거나 영향을 많이 미치는 사람. 신경을 안 쓰고 싶어도 안 쓸 수 없는 게 시어머니다.


나의 시어머니도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신다는 이야기가 남편을 타고 들려온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처음 나를 봤을 때 외모가 마음에 안 들었다는 얘기, 회사생활을 할 땐 왜 아이를 안 낳느냐는 얘기를 들었다(우리는 결혼 7년 차에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일을 안 한다, 살림을 제대로 안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어머니란 존재는 만족을 모르고 만족을 시킬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 자기 자식도 부모를 만족시키기 어려울 진대 하물며 남의 자식이랴. 부모님의 잔소리처럼 시어머니의 불만도 그냥 넘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 새로운 가족이면서 완전 내 가족은 아니니 서운한 말을 들으면 가슴에 박혀 남는다.


그런데 이런 시어머니-며느리 관계가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의 시어머니와 며느리에게 해당하는 거라면, 오기가 생겨 조금 삐딱한 생각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차피 서로 미워하는 관계라면, '어머니가 먼저 나를 마음에 안 들어하셔서, 나를 미워하셔서 나도 시댁에 정 못 붙인다'라는 말이 나오는 게 흔한 경우라면, 내가 먼저 그 고정관념을 바꿔보고 싶다.

바로, 나를 미워하는 시어머니 사랑해 버리기. 날 미워한다고 위축될 게 아니라 '그래도 내가 섬겨드린다' 며 시어머니를 품는 것이다.


늘 피해의식을 갖고 눈치 보는 게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위해드리고 좋은 걸 하는 것.

그렇다고 대단히 좋은 게 나오진 않는다. 연락 피하지 않기, 안부 묻기, 선물해드리기, 생각날 때 기도하기...


선으로 악을 이긴다 (선이랄 것도, 악이랄 것도 없지만서도..).

과연 나도 실천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UnsplashKateryna Hliznits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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